이번 방학 오전은 내내 도서관에서 보냈다. 도서관에서 원 없이 책을 읽는 시간을 꿈꾸며.
꿈은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책을 손에 잡은 지 1시간이 채 안되어 몰려드는 잠과의 싸움이 일상이 되는 나의 상태, 그럴 때마다 정신을 차리게 할 뭔가를 자꾸 마셔주어야 했다. (왜 부산국회도서관 1층의 모든 벽은 통창인가? 이곳은 도서관인가? 온실인가?)
그래도 안 될 때는 무력한 뇌로의 입력보다는 뇌를 깨우는 출력이 답이지. 글을 읽는 것이 아닌 글을 쓰는 것으로 현실 도피, 아니 현실적 문제 해결.
한 수레의 책을 읽겠다는 한 여름의 꿈은 그렇게 쌓이는 음료수 컵과 구시렁대는 수준의 글 몇 편으로 흩어지는 중입니다.
<지난여름의 글을 이제야 올리는 것에 대하여>
지난여름방학 때 도서관에서 써 놓고 잊어버린 이 글을 이제야 업로드하는 이유는 요즘 나의 증세, 이름하여 글쓰기 무기력증 때문이다. 하루 종일 sns 등을 보며 휴대폰에 코를 박고 살지만, 브런치 앱에는 코빼기도 내밀고 싶지 않은 증세. 겨우 필요에 의해 내밀 때에도 이런저런 글을 스쳐 볼 뿐, 내 글쓰기를 누를 의욕은 0에 수렴하는 상태. 창의성과 상상력이 가을 낙엽마냥 말라가는 요즘의 나를 채찍질하기 위하여, 오랫동안 버려둔 이 연습용 글을 눈 찔끔 감고 올리고자 한다.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