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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대일 Oct 04. 2018

골목식당에서 보여준 백종원의 통찰력

분야를 가리지 않고 대가에게는 역시 배울점이 많다

백종원의 골목식당 내용이 요식업이 아닌 일반 비즈니스에 있어서도 적용할 수 있는 훌륭한 통찰력이 많다는 페북 포스팅은 수차례 봤었다. ‘봐야지’라고 생각만 하다가 이제서야 최근 방송을 다시보기했는데 백종원의 사이다 발언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번 편에서는 아래와 같은 내용들이 인상 깊었고 시간날 때 정주행을 해봐야겠다.


이건 맛이 없는 거에요!

식당이 힘들게 개발한 신메뉴를 맛보고 나서 맛에 대한 평가를 기다리는 주인에게 백종원은 신랄한 평가를 한다. 비주얼을 살펴보고, 킁킁 냄새를 맡아보고, 신중하게 맛을 음미하면서 이건 고객에게 먹힌다/안먹힌다에 대해 확실한 감을 잡는 건 어떤 종류의 제품/서비스를 출시하는 사람에게도 가장 필요한 제 1의 덕목이 아닐까


맛이 어떤 거 같으세요? 고객보다 본인이 먼저 맛있다고 느끼는 게 가장 중요해요

새로운 레시피를 적용한 연어샐러드를 맛보면서 주인에게 ‘이게 맛있다고 생각하세요?’라고 묻자 주인은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좋아하는 고객도 있다는 듯한 스탠스를 취하자 한 말이다. 본인이 해당 제품의 타겟고객이 아니면서 자기 기준에서 이건 먹힌다/안먹힌다를 판단하는 것도 큰 오류이지만, 본인이 보기엔 썩 좋지 않은데 좋아할만한 고객이 있을 것이라고 추정하는 것도 무책임한 태도라 생각한다. 할 수 있는 최대한 타겟고객처럼 느끼고 본인도 열광할 수 있는 제품/서비스를 만드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다른 유명한 족발집 가봤어요?

세상에 없던 걸 만드는 게 아닌 이상 베스트 프랙티스를 경험하는 건 스탠다드를 설정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업계 최고 수준의 제품/서비스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경험하지 못한 상태에서 본인이 고생해서 만들었단 이유로 고슴도치가 새끼 예뻐하듯 bias를 갖는 건 가장 경계해야 할 접근이다


조리법이 바뀐 걸 고객들이 알아차렸나요?

고등어구이 조리법을 좀 번거롭지만 더 맛있는 방법으로 바꿨음에도 불구하고 고객들은 바뀐 맛에 대해 평가하기 보다는 바뀐 그릇에 대해서만 얘기하고 맛에 대해서는 도무지 말이 없다. 백종원은 이에 첨언하면서 ‘앞으로도 그런 일이 많이 있을 거라 미리 말씀드리는 거에요’라고 한다. 이는 내 나름대로 해석하자면 아무리 노력해서 개선해도 고객들이 그 차이를 인지할만큼 큰 변화는 그만큼 만들기 어렵지만, 그런 긍정적인 변화들이 쌓여서 훌륭한 경험을 만들기 때문에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정도가 아닐까 싶다


잔반은 확인해봤어요?

바뀐 신메뉴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을 물어보니 주인이 답을 못하자 이어서 한 질문이다. 우리는 고객 만족도가 측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얼마나 쉽게 이를 간과하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잔반’처럼 아주 명쾌하게 고객 만족도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가 있다면 이는 제품/서비스 개선에 있어서 나침반과 같은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요식업은 전쟁인데 기본이 안되어 있어요

세상에 쉬워보이는 일은 있어도 쉬운 일은 단 하나도 없다. 요식업도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전쟁터인데 메뉴구성, 식재료 보관방법, 레시피 등에 있어서 naive한 생각을 하고 있는 주인들에게 백종원이 가하는 일침이다


요식업 제 1의 원칙은 신뢰에요. 고객의 말에 정답이 있어요

족발을 미리 썰어두어도 맛에 별 차이가 없고 주문이 들어오면 빨리 서빙할 수 있으니 썰어서 냉장고에 보관하는 게 맞다는 엄마의 주장과 손님이 보는 앞에서 족발을 직접 잘라서 조리하니 고객들이 더 좋아했다는 아들말에 ‘아드님 말이 맞아요!’하면서 한 얘기이다. 단순히 맛 뿐만 아니라 식당을 들어와서 오감으로 느끼는 모든 요소들을 고객경험과 연결시키는 걸 백종원은 수차례 강조한다


전단지 돌리면서 (심리적으로) 바닥을 치면 고객응대는 정말 쉬워져요

식당 주인들이 호객행위를 하는 미션을 수행하면서 머쓱해 하자 본인이 겪었던 에피소드를 들려주면서 한 얘기이다. ‘굳이’, ‘번거롭게 뭘’과 같은 핑계로 회피하는 대신 당장 성과가 잘 나지 않더라도 절박함에서 우러나오는 실행들은 결국 다 되돌아오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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