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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시영 Oct 17. 2024

친구들 속에서

   

친구들 속에서. 끝말.


서로 침묵하는 것은 아름답다

 – 서로 웃는 것은 더욱 아름답다.-


비단 같은 하늘 아래

이끼와 너도밤나무에 몸을 맡기고

벗들과 소리 내어 기분 좋게 웃고

하얀 이를 보이는 것은.

내가 잘할 때 우리는 침묵하자.

내가 못할 때 우리는 웃어버리자.

그리고 점점 더 못해버리자.

점점 못하고 점점 더 심하게 웃자.

우리가 무덤에 들어갈 때까지.     

친구들이여! 그래야만 되지 않겠는가?

아멘! 그리고 안녕!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I』,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책세상, 2019. p.453


마지막 아포리즘에 이어 니체는 끝말이라고 이 시를 덧붙였다.

마치 먼 길 떠나는 이에게 전하는 따뜻한 인사처럼.

이 시는 삶의 고난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아가라고 역설한다. 침묵은 자기 성찰과 내면의 힘을 키우는 시간이다. 삶은 부조리하고 고통스러운 순간들의 연속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웃음으로 이를 극복하고 삶을 사랑하라고 한다. 이는 마치 험난한 바다를 항해하는 듯한 삶 속에서, 긍정이라는 뗏목을 타고 파도를 헤쳐 나가라는 메시지로 다가온다. 니체는 지금 이 시대의 모두에게 간절하게 외치고 있다.

늘 삶의 의미를 되새기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태도를 잃지 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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