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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원 Jiwon Kim Mar 28. 2024

인생이 힘들면 더 힘든 운동을 하면 된다

정신적 관점에서 보는 고강도 운동을 해야 하는 이유

크로스핏 수업을 듣고 땀을 흠뻑 흘린 뒤 들었던 생각.


인생이 힘들면 더 힘든 운동을 하면 된다.


매 순간 내 한계를 시험하듯 몰아붙이는 고강도 운동인 크로스핏. 다른 운동을 하다가도 크로스핏을 내 본진 삼아 돌아오게 되는 이유다.


작년에 내가 좋아하는 유튜브 채널인 '피톨로지 Fitology'에서 올려주신 영상 <정신적 관점에서 보는 고강도 운동의 타당성 재고>​를 정말 감명 깊게 봤다. 그 뒤로 운동이 곧 인생이라는 실전을 위한 맛보기 연습이라는 생각으로 임하게 된 것 같다.



크로스핏 와드를 할 때 가끔씩 힘들고 죽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도, 무아지경으로 몰입하다 보면 어느 새 끝나 있는 와드. 스스로 페이스 조절을 해가며 매순간 최선을 다했을 때, "3, 2, 1, 0"하고 와드가 끝난 순간의 뿌듯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이 "왜 굳이 고강도 운동을 해야 해?"라는 의문을 가지고 있다면, 영상 내용을 정리한 아래 글을 한번쯤 읽어봐주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저와 함께 고강도 운동의 재미에 빠져보시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정신이 신체를 관장한다


우리는 종종 정신과 신체를 독립된 존재로 간주하곤 하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동물이 위험을 피하고, 먹이를 구하고, 짝짓기를 하는 등 생존에 필요한 '움직임'을 관장하고 통제하기 위한 부위로써 '뇌'가 발달한 것이다.


내 신체에 대한 인식이 내 자아감을 결정한다


움직임을 통제하기 위해 만들어진 '뇌'가 잘 움직이기 위해서는, '외부환경'은 물론이고 '내부환경', 즉 '자신의 신체 상태'에 대해서도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신체 단련의 과정에서 갖게 되는 '자신의 신체 상태'에 대한 인식이 자신의 자아감을 결정하는 기반이 되기도 한다. 고강도 운동을 통해 강한 몸을 만들고 유지한다면 '나는 할 수 있다', '나는 강하다'라는 자아인식을 갖게 되고, 이는 내가 실제로 문제를 맞닥뜨렸을 때 자신감을 갖고 해결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원동력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운동은 몸뿐만 아니라 뇌도 바꾼다


모든 운동의 본질은 인위적으로 스트레스를 주는 행위다. 운동을 통해 인위적으로 스트레스를 가하게 되면, 몸뿐만 아니라 뇌도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몸에 주는 스트레스의 정도가 높아질수록 뇌가 근육, 혈류량, 심박수, 호흡 등을 통제해야 하므로, 뇌의 부하 역시 높아지는 것이다. 운동 강도가 높아질수록 뇌에서 처리하는 데이터도 늘어난다.


고강도 운동을 통해 근육이 많아지고 근력이 강해지면서, 뇌에서도 이러한 부하를 처리하는 데 쓰이는 물리적 구조가 변한다. 생물학적 변화가 신체에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뇌에도 발생하는 것이다.


고강도 운동은 인위적으로 비상사태를 만드는 것이다


운동강도가 고강도로 갈수록 '실패지점'을 훈련하게 될 확률이 높아진다. 달리 말해, 자신이 이전에 들 수 없었던 무게, 할 수 없었던 횟수를 계속 시도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실패를 계속 경험하고 반복해서 자신을 개선해나가는 과정을 겪는다. 그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받아들일 수 있는 한계점이 높아진다. 그리고, 이러한 경험은 인생의 다른 부분에도 적용된다. 그렇게 높아진 신체적 역량의 한계점처럼, 그대로 정신적 역량의 한계점도 높아진다.


뜬구름 잡는 소리 아닌가? 아니다!


여기에는 신경생물학적 근거가 있다. 시상하부에서 위험상황을 판단하고 뇌하수체가 몸에 신호를 보내라고 하면, 기지국의 역할을 하는 부신이 온몸에 호르몬 지령을 보내는데, 이를 HPA axis라고 한다. 이 축이 우리가 살아가면서 맞닥뜨리는 도전, 위기상황, 사건사고를 해결하기 위한 통신배선망의 역할을 한다.



운동을 하는 중에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치솟았다가, 운동이 다 끝나고 나면 다시 되돌아간다. 운동과정에서 점차 경험을 축적하고 적응을 해서 견딜 수 있는 스트레스의 한계치가 높아진 코르티솔 시스템은, 다른 스트레스 반응에 대해서도 똑같이 움직이게 된다.


즉, 우리 몸이 정신적 문제에 대해 대응하는 방식이나, 신체적으로 고강도 훈련을 할 때 그에 대응하는 방식은 동일하다. 그 생리적 반응이 동일하기 때문에, 고강도 운동에서의 시도들은 그대로 정신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쓰이는 생리적 자원이 된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운동은 우리가 삶을 살아가면서 마주칠 수밖에 없는 사건, 사고, 실패에 대비하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책이다.


고강도 운동은 정신적 스트레스를 통해 정신적 한계를 확장시키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다!


고강도 운동을 통해 인내심, 집중력, 의지력, 긍정성을 얻게 된다. 단순히 마음가짐의 차원에서만 '참아내겠어', '견뎌내겠어'하는 굳은 의지로 버티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운동을 통해 향상시킨 신경생물학적 능력이 의지력, 인내력, 긍정성 강화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스트레스를 받아들이는 정신적 한계를 정말로 정신적 경험을 통해서 확장하는 것은 어떨까? 아마도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리고 또 몸이 견뎌내지 못할 것이다. 정신적 스트레스는 그 자체로 몸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건강하게 정신적 한계를 극복하고 늘려나가기 위한 가장 안전한 방법은 바로 고강도 운동이다.


고강도 운동을 통해 얻는 자기통제성


고강도 운동을 통해 들 수 없었던 무게를 들고, 할 수 없었던 횟수를 하고, 갈 수 없었던 거리를 가는 경험을  통해 우리는 자기통제성을 확보하게 된다. 그리고 이렇게 자기통제성을 높이는 것은 자기 자신에 대한 신뢰감과 자신감의 근원이 된다.


여기서 자기통제성이란 무엇인가? 단순히 1등을 하고 최고의 성과를 내는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자기통제성은 내가 가진 한계를 정확히 이해하고 그에 맞는 선택을 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운동을 하면 나는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어느 정도 시도하면 가능한지에 대한 데이터를 계속 쌓아갈 수 있다. 나의 한계를 시험하고 이를 극복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자기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다.




다들 저와 고강도 운동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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