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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heajigi Jul 09. 2024

맺고 끊기

관계의 폭을 넓히지 않는 이유

필요에 따라 누군가와의 관계를 맺고 필요성이 희미해지면 끊는다. 유불리에 따라 가까이했다가 멀리하는 것은 아니다.

직장이라는 이해관계는 그리 오래 알아야 할 이유도 없고 길게 가지도 않는다. 일반 회사원이야 한 공간에서 오래 마주 봐야 하는 경우가 있을 테지만 학교는 길어야 5년이다. 돌고 돌아 다시 만나는 경우도 있겠지만 흔한 일은 아니다.


학생들과 인연은 1년, 동료 교사와는 길어야 5년. 누군가의 연락처를 거의 저장하지 않는 까닭이기도 하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지만 스무 명이 넘는 학생들과 그 뒤에 보호자란 존재들과의 관계가 적잖은 스트레스로 작용하나 보다. 누군가를 만날 때보다 홀로 고즈넉하게 어딘가를 걸을 때가 평온하다. 시간이 있을 때마다 걷는 이유인 듯싶다.


관계는 스스로에 대한 존재감을 느끼게 해주기도 하지만, 과부하에 걸리면 상당한 심리적 압박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순한 마음이 오고 가면 좋지만, 각기 다른 서로의 감정에 젖어들기도 하고 오해가 발생하기에 그러하다. 그래서 관계는 매사 조심스럽게 신경을 써야만 한다.


남은 여력이 없는 내가 버티기 위해 취하는 방법이 맺고 끊음일 뿐이다. 권하거나 효과적인 방안이라 절대 신념처럼 지키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살아감에 있어 버겁고 휘청일 때는 삶을 단순화시킬 필요가 있다. 삶의 무게를 가볍게 해야 스스로를 벼랑 끝으로 몰고 가지 않기 마련이다. 정말 중요하게 지켜야 할 한두 가지만 빼고는 관계까지도 정리함이 극단적 생각보다 현명한 처사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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