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heajigi Oct 17. 2024

희망회로 가스라이팅

말미를 생각해야 한다.

그 누구보다 학교를 경험한 부모들이 안다.


첫째, 공부를 열심히 한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란 사실을 말이다. 그게 가능했다면 부모들의 학력은 모두 SKY를 가뿐히 뛰어넘었어야 한다.


둘째, 나름 해본다고 해서 기대치만큼 성적이 도약하지 않는다. 남들도 그에 못지않게 공부를 할 뿐만 아니라 타고난 공부 머리를 노력만으로 이기기란 미안하게도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사교육도 공부머리가 있는 녀석들에게나 통하는 수단이다.


겪어서 알고 있는 사실을 애써 외면하며 자녀들은 공부로 밀어붙인다. '너도 열심히 하면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다는 말"과 함께 말이다.


성적은 서열을 나눈다. 모두 머리가 좋다면 순서를 정하기 위해 문제 난이도는 더 올린다. 높은 등수 몇 개를 차지하는 자리를 놓고 피 말리는 경쟁을 하는 것이 우리가 흔히 말하는 공부란 것이다.


해서 열심히로 대변되는 성실함은 앞선 순위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없다. 노력하면 잘한다는 말들을 쉽게도 내뱉지만 정작 자신도 가보지 못한 길로 자녀를 떠미는 희망회로 가스라이팅일 뿐이란 사실을 부모들 조차 망각하고 있다. 그렇게 절벽으로 몰아붙이다간 소중하고 사랑스런 자녀를 잃을 수도 있다. 너를 위해라 부모들은 말하지만 망막한 압박에 자녀의 마음은 성처투성이가 되기 십상이다.


노력하면 공부를 잘할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성실함이 중요한 것은 그와 같은 자세가 공부가 아닌 다른 자녀의 재능에 분명 탄탄한 밑거름이 된다는 사실을 수시로 말해줘야 한다. 성적이란 것에 최적화된 재능을 타고난 아이도 있지만 다른 영역에서 도드라지지 않았던 두각을 꽃피우는 녀석들도 분명 있기 때문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의 실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