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무에게 인생을 배웠다_우종영
"나이테는 나무의 지난 삶에 대한 성장 일기라고 할 수 있다.
나무가 지난날을 고스란히 새긴 채 죽을 때까지 푸르게 살아가듯, 사람 역시 살면서 몸으로 겪어 낸 모든 경험을 아름다운 흔적으로 되살리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어떤 경험이든 그것들이 쌓여 오늘의 내가 되었다.
그렇게 생각해보면 그 어떤 날도 의미 없는 날은 없었다.
한 걸음을 내딛고, 한마디 말하는 데도 조금은 신중해지는 이유다.
너 나 할 것 없이 어제의 것은 잊고 한시라도 빨리 내일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는데 언제까지 아무런 쓸모없는 과거를 붙들고 있을 거냐고 다그치기도 한다. 그래서일까 많은 사람이 자신의 지난 역사를 외면한 채 오늘을 살아간다. 하지만 어떤 모습으로든 지나온 과거는 내 몸과 마음에, 그리고 지금 이 순간과 다가올 내일에 각인되게 마련이다. 지친 하루를 마감하고 잠자리에 들 때 한 번쯤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 오늘 하루 내 삶은 어떠했는지, 나는 과연 인생이라는 나이테에 어떤 기록을 남겼는지 말이다."
나이테에서 배우는 기록을 하는 삶에 대하여_173p
모든 나무가 각자의 나이테를 가지고 있듯 내 마음에도 그리고 다른 이의 마음에도 각자의 나이테가 있다.
'나이테가 간격이 넓고 연한 색이면 당시 환경이 풍족했다는 뜻이고, 반대로 나이테 간격이 좁고 색이 짙으면 그만큼 열악한 환경에서 시련을 겪었다는 뜻이다.'라는 구절이 책에 나온다. 나의 나이테는 어떤 모양일까. 어느 날은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깊게 상처 입기도 하고 또 어느 날은 내가 그런 상처를 주기도 한다.
툭하면 쓰러질 것 같은 힘든 하루를 보내기도 하고 꿈 같이 행복한 하루를 보내기도 한다.
보이지 않는 나의 하루의 모양이 궁금해질 때 나는 글을 쓴다.
기록하는 삶이란 나의 일상을 조각들을 모으는 일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나의 감정, 타인에게 남겨지는 나의 말과 행동, 기록해두지 않으면 사라지는 나의 오늘을 남기고 싶어서 나는 글을 쓴다.
기록으로 남겨진 감정의 조각들로 나의 오늘을 이해한다. 일상을 촘촘히 기록하는 요즘이 좋다.
매일 글을 쓰는 일은 나의 하루에 좀 더 주의를 기울이는 일이고, 그러다 보면 반복되는 하루 속에서도 새로운 조각을 찾아낼 수 있다. 다양한 조각으로 채우다 보면 어느새 멋진 나이테를 가진 사람이 되겠지.
오늘도 이 글을 통해 나의 나이테는 좀 더 어여뻐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