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이 아니라 사회적 타살입니다.

서이초 선생님의 죽음

by 김소금

너무나 안타까운 소식을 접했다. 가슴이 먹먹해질 틈도 없이, 이상하게 분노가 먼저 밀려왔다. 고인을 둘러싼 쉽고도 가벼운 말들이 귀에 멤돈다.

개인사 때문이란다. 원래 우울증이 있었단다. 저런건 교사 극소수만 겪는 일이지, 어쨌든 방학 있고 연금 나오고 편한 직장이잖아.

과연 그럴까. 정말 그게 다일까. 서이초 선생님의 죽음은 정말 그 사람 개인의 문제였을까.




모든 자살은 사회적 타살이다.


뒤르켐의 말이 새삼 떠오른다. 자살은 가장 사적인 죽음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사회적이고 구조적인 요인에서 비롯된다. 자살의 근본적인 원인은 개인과 사회와의 관계가 핵심이다.

뒤르켐은 자살을 네 가지로 나눈다. 이기적 자살, 이타적 자살, 아노미적 자살, 그리고 숙명적 자살.

이 중 숙명적 자살은 사회 규범의 구속력이 지나치게 강할 때 발생한다.

개인이 너무 오래, 너무 많이 억압당할 때, 그래서 개인을 질식시킬 때.




단지 '교사'라는 이유로 책임은 참 쉽고도 과도하게 강요된다. 가끔은 부모도 하지 못할 일들을, 교사는 당연하게 감당해야 한다.

문제는, 그 많은 책임을 제대로 수행할 권한은 없다는 것이다. 한 선생님은 학생에게 교과서를 꺼내라고 했다는 이유로 아동학대 신고를 당하기도 했다. 사생활 침해를 겪어도, 성희롱을 당해도, 폭언을 들어도, 욕설과 폭행을 당해도 교사라는 이유로 입막음 당한다.


손발이 다 잘려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교사의 절망감과 무력감이 교실을 지배한다. 이건 어느 소수의 이야기가 아니다. 전국 곳곳의 붕괴한 교실에서 수많은 교사들이 느끼는 감정이다.

이 상황에서 교사의 죽음은 더 이상 '극단적 선택'이라 부를 수 없다.

숙명적 자살, 아니, 타살이다. 한국 사회가 만든 죽음이다.




교사의 자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세상이 그동안 교사의 비명에 귀를 막고 있었을 뿐.

교사가 죽음을 생각하는 공간을 '교실'이라고 부를 수 있는 거라면, 그게 지금의 학교라면, 대한민국은 그냥 소멸하는 게 맞는지도 모르겠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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