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을 받고 어떻게 내 집이 되는 건지 하나도 모르던 상태에서 여기저기 헛발질하다가 이제야 적어보는 기록이다. 내가 다시 돌아볼 겸, 그리고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금전문제>
1. 계약금
- 청약 저축 당첨 후 보통은 분양금의 10% 정도를 계약금으로 건다. 계약금을 대신 내준다 하는 경우도 있는데 나의 경우는 그런 건 아니었고, 계약금 정도는 현금으로 필요하다.
2. 중도금
- 지정 은행에서 중도금 대출을 받는다. 중도금 무이자인 경우도 있고 아닌 경우도 있지만 나는 유이자였다. 중도금은 중간에 갚아도 특별히 수수료가 더 붙지는 않아서 적금 만기될 때마다 갚았다.
- 건설사 측에서 계속 문자가 와서 옵션을 바꿀 수 있는 마지막 날짜를 안내해 준다. 공동명의는 잔금 납부 전까지 계속 기회가 있다.
3. 잔금 대출
- 잔금 대출도 잔금 지정 은행이 따로 있다. 난 그걸 몰라서 여기저기 헛걸음 여러 번 했다. 분양받은 지역의 지정은행으로 가야 한다.
- 서류는 최소 2부씩, 3부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난 또 그걸 몰라서 일을 두 번씩 했다.
- 소득은 보통 2년 정도 요구하는데 나는 중간에 휴직 기간이 있어서 3년 치를 받았다. 은행마다 차이가 있을 듯하다.
- 나는 대출하면서 내 신용도를 처음 알았는데 이것도 무슨 포인트처럼 점수제여서 신기했다. 나는 KCB기준 950점으로 분양금(옵션미포함) 기준 70% 가능했다.
- 잔금 대출을 받을 때 은행에서 중도금 대출 지정은행에 납부할 원금, 이자 그리고 잔금과 옵션비를 모두 대납해 준다.
- 잔금 대출은 은행이 지정되고 나서 되도록 빠르게 진행해 두는 것이 좋다. 내가 원하는 시기에 입주를 하려면 대출실행 날짜가 빠듯하면 안 되니까. 잔금일은 시간만 넉넉하다면 내가 지정할 수 있고 대출이자도 잔금일 당일 기준으로 정해진다.
4. 소득세, 채권 관련
- 대출받은 지정은행이 세무법인을 연결해 준다. 나는 그것도 내 손으로 해야 하는 줄 알고 또 서류전쟁을 치러야 하나 싶었는데 입주지정기간 중간쯤에 연락이 온다. 이건 아직 진행 중이니 나중에 수정예정이다.
- 올해 생애최초 주택인 경운 소득세를 200만 원까지 감면해준다고 한다. 나도 해당되는 경우라 세무법인에서 함께 처리해 준다고 했다.
5. 여유 자금
- 종합하자면 대출을 받더라도 계약 전에 계약금 10%, 잔금 대출 전에 집값의 최소 20%+옵션비를 추가로 가지고 있어야 하고 대출 후에는 소득세, 채권구입비, 이사 관련 비용의 여유는 있어야 한다.
<입주 관련>
1. 입주 1개월 전
- 미리 아파트 사전방문을 할 수 있다고 해서 다녀왔다. 이때 하자처리 업체 등을 통해 하자점검을 대신해준다고도 하고 직접 하는 경우도 있다는데 내 경우엔 직접 했다. 인터넷 여기저기에 하자체크 하는 방법 나와있으니 봐두고 가면 좋다.
- 그런데 해보고 나니까 사전방문 때 하자 체크 해봤자 입주하고도 처리 안된 하자들이 한가득이었다. 오히려 사전점검 후 집에 해코지를 해놓는 경우도 있었다. 우리 집의 경우는 거실 방충망을 찢어놨고 어떤 집은 벽지에 페인트칠을 해놓기도 했다.
2. 입주시기
- 입주지정기간은 60일 정도로 이 안에 입주를 해도 좋고 아니어도 좋지만 나는 이전 집 계약 문제로 하루빨리 들어가는 편이 좋아서 입주 개시일+30일 정도에 입주를 했다. 입주는 여유가 있으면 늦게 하는 편이 좋다. 잔금대출받은 후 집안 공사를 하고 청소를 하려면 여유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 잔금 대출을 받은 날 입주지원센터에 영수증을 가지고 가서 잔금 대출 확인을 받고, 중도금 납부받은 은행에서 완납 확인서를 팩스로 받아 키불출을 완료했다. 아파트 관련 액세서리를 받고 관리실에 보증금 납부를 한 뒤, 입주매니저에게 호실 내 기본적인 설명을 받았다. 이때 입주매니저가 아주 많은 정보를 알려주는데 그때 귀로만 듣지 말고 녹음을 좀 할걸 그랬다. 나중에 기억 안 나서 대체 나눠준 물품을 어디에 어떻게 쓰라는 건지 찾는데 일주일이 걸렸다.
3. 입주 전
- 관리실: 엘리베이터 사용이 겹치지 않기 위해 이사업체가 정해지는 대로 미리 예약해 두는 것이 좋다.
- 줄눈: 입주지정기간 중 보여주는 집들을 보다가 그중 가장 줄눈이 깨끗하게 되어있는 업체에서 계약을 했다. 공용화장실 바닥, 안방화장실 바닥과 샤워부스 벽, 세탁실, 대피공간, 현관 다섯 군데를 했고 줄눈 색은 타일 색과 대조를 하며 다르게 골랐다. 이때 실수를 한 점이 세탁실 타일이 잘못되어 있었는데 그걸 모르고 현장 방문한 기사님이 알려주셔서 하자보수를 못하고 그냥 줄눈 진행을 한 점이었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입주를 하고 한참이 지나서도 처리 안 해주는 하자... 입주 전에 내가 타일 잘못된 걸 알고 하자 신청해도 안 해줬을 텐데 미리 알아도 큰 소용은 없었으리라.
- 조명: 남편이 하고 싶던 공사였고 썩 하고 싶진 않았는데 의외로 하고 나니 만족도가 높았다. 간접등이 주는 분위기가 좋았다.
- 미세방충망: 시골에 있는 아파트라서 벌레 문제가 신경 쓰여 방충망을 따로 달았다. 방충망을 달고도 창밖 시야가 잘 보이고 먼지가 덜 낀다고 해서 나름 만족하고 있다.
- 액세서리 작업: 입주전문 업체에서 작업했고 화장실, 주방, 거실에 자잘한 것들을 달았다. 비용은 인터넷보다 비싸지만 확실히 셀프보다 전문가의 손길이 낫다. LED벽시계도 선이 보이지 않게 작업해 준 것이 가장 만족스러웠다.
- 빌트인 가전: 다른건 몰라도 이것만큼은 꼭 눈으로 확인해야 한다. 한번 구멍을 뚫고 자르고 나면 복구가 어렵기도 하고 메이저 가전업체라도 가구설치기사는 하청이고 그래서 가전설치기사와 소통이 안 되니까 중간에 나를 사이에 두고 서로 누가 잘못했니 하기 시작하면 머리가 아프다.
- 입주청소: 지역 맘카페에서 유명한 곳 한 곳에서 계약했다. 입주청소는 보통 공사가 모두 끝난 후, 이삿날 3,4일 전에 한다. 공사가 모두 끝난 후 이사 전 집안 물기가 마르는 것까지 계산한 것이다. 공사하면서도 작업자들이 하자를 많이 찾아주셨는데 입주청소는 이곳저곳을 자세히 보다 보니 하자체크를 많이 해주셔서 미처 몰랐던 하자를 많이 알게 됐다.
- 웰컴밀: 입주지원센터에서 입주기간 중에 이사를 하면 웰컴밀을 준다. 이삿날 저녁 어디 주문해먹을 힘도 없을 때 먹기 좋으니 저녁 식사로 이용하면 좋다.
4. 이삿날
- 인터넷, tv: 이삿날 일주일 전에 미리 예약해서 이전신청을 해놓아야 이삿날 당일 연결을 할 수 있다. 이사가 끝나는 5시 정도에 해놓는 것이 좋다.
- 가스: 이전 집의 가스 해지는 오전 9시 정도에 이사 갈 집의 가스 연결은 15시 정도에 해두면 좋다.
5. 전입신고
- 요즘 전입신고는 인터넷으로 해도 되지만 나는 다른 지역으로 전입을 한 거라서 직접 신고를 했다. 그러면 태극기도 주고 종량제 봉투도 주고 새로운 지역주민이 된 기념으로 할인카드 같은 것도 발급받는다고 하길래 한 번에 처리하고자 한 거였다. 기본적인 것들은 잘 아는데 사실 미리 무엇을 받을 수 있는지 무엇을 할지 미리 시청 홈페이지에 검색을 해보고 가는 편이 좋다. 막상 가니까 내가 아는 것만큼 잘 알고 있지 않아서 담당자도 한참 헤매느라 시간이 오래 걸렸다.
- 한전: 나는 출산가구 할인을 받고 있어서 전입신고 후 한전에 전화하여 주소변경 신고를 해두었다.
6. 하자처리
- 지금 이사한 지 일주일이 조금 넘은 시점인데 아직도 하자처리할 것들이 많고 처리 상태가 더디다. 가장 심각한 것은 샤워부스 유리문이 금이 간 것인데 이건 8월에 접수했는데 아직도 처리가 안 됐다. 지난주 금요일에 와서 보고 가더니 (사진까지 찍어놓았는데 굳이 다시 와서 볼 거면 왜 찍으라고 한 거지?) 이제야 샤워부스 유리를 주문하겠다고 한다. 언제 처리가 될지 알 수가 없다.
- 하자접수를 어플로 하고 전화로 다시 방문일정을 잡는 방법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이때 어떤 하자인지 명확하게 서로 말이 오가지 않는 경우가 많다. 나는 A만 완료되었다고 말했는데 담당자는 A, B 건을 같이 묶어서 처리한 경우가 오늘 두 번째라 또 내일 아침부터 전화해서 정정해야 한다. 차라리 내가 입주지원센터에 직접 찾아가는 게 나으려나 생각만 하고 이사 정리가 너무 바빠서 못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