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롱불

초롱불

by 글쓰는 을녀

길을 걸었지
예쁘게 핀 섬초롱꽃인양
성실하게 걸었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으로
길은 바뀌었고
나는 길을 잃었네

충실히 걷다가
내 가는 길을 잊어버렸네

딛는 걸음걸음 어둠이 쌓였고
선홍빛 해가 천천히 지고 있었네
적막
어둠만이 숨 쉬는 길 위
나는 흔들렸고 흔들렸지

아해야 아해야
꽃처럼 예쁜 아해야

휘청이며 꺼져가는
초롱불을 보아라

처음부터 길은 니 안에 있으니
마음속 희미하게 빛나는
초롱불을 살펴보아라

흔들리는 자에게만 보이는 길
길 잃은 자에게만 비추는
달빛 같은 초롱을
따라 천천히 가라

그 끝에 너의 길을 찾을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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