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에 대하여
한가로운 버스에 모녀가 앉아있다
파리하게 축 늘어진 엄마의 눈
스르륵 감긴다.
이를 본 딸은 가방에서 스마트폰을 꺼낸다
톡 톡 톡 터치 몇 번
눈 한번 꿈쩍이지 않고 집중한다
7살이나 8살쯤 되어 보이는 아이
22살 대학생과 겹쳐 보인다
긴 머리묶음, 빅백에 청바지
마른 몸매와 짧은 티
그리고 삶의 그늘까지도
다 때가 있거늘 텅 빈 눈동자처럼
속이 텅 비어서 빨리 익어가고 있다.
일하랴 육아하랴 세상 바쁜 엄마가
기지개를 켜지만 적막만이 감돌고
결국 엄마의 손도 스마트폰을 향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