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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그냥 시

청소_닦다

누군가에게 햇살의 일부가 되기를...

by 글쓰는 을녀

빡빡, 뽀드득
커튼 친 방
닦다

방바닥 위
지지 않는 얼룩

더러워진 손
눈물 한 방울
닦다

땟자국조차
희미하게
문지르던
어느 날

환한 햇살
어둠 속 길을
닦다

희미한 길 따라
방을 나선다

눈물을
닦기 위하여

빡빡, 뽀드득
커튼 친 방
닦다

방바닥 위
지지 않는 얼룩

더러워진 손
눈물 한 방울
닦다

땟자국조차
희미하게
문지르던
어느 날

환한 햇살
어둠 속 길을
닦다

희미한 길 따라
방을 나선다

눈물을
닦기 위하여



한참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을 때
집에만 있던 나는 각종 집안일을
해야 했다
빨래도 설거지도 괜찮았다
그런데 청소는 정말 하기 싫었다

청소하고 닦고 쓸어도 다음날이면 더러워지고
때진 얼룩은 잘 지워지지도 않고
일자리를 위해 노력했던 시간처럼
아무리 노력해도 깨끗해지지 않을 것 같아서
눈물이 났었다

컴컴한 방에서 지워지지 않는 얼룩을
나 홀로 닦는 것 같은 순간

나에게 한 줄기 햇빛은 너무 고마운 주변 사람들이었다. 친구들 부모님 그리고 동생까지
나의 캄캄한 방에 한줄기 길을 닦아준 사람들이다

덕분에 조금이라도 방을 나서게 된 나는
누군가의 눈물을 닦아주는 한줄기 빛의
일부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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