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나는 살짝 미쳐있었던 것 같다. 나도 그랬지만 주위 분위기도 비슷했다. 붉은색 티를 맞춰 입고 얼굴에 칠을 하고 거리를 돌아다녔다. IMF를 벗어난 지 얼마 안 된 시점. 억눌려 있던 무언가가 월드컵이라는 축제를 계기로 크게 폭발했다.
2002 월드컵. 나는 고참 3인방을 좋아했다. 황새 황선홍, 영원한 리베로 홍명보, 유비 유상철. 그 셋이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든든했다. 박지성은 막내였고, 설기현은 열심히 사이드에서 돌파를 했다. 예선 경기를 친구들과 호프집에서 봤다.
경기 내내 생맥주는 떨어지지 않았고, 응원가와 박수가 이어졌다. "대--한민국. 짝짝짝짝짝." 그때 함께 했던 이들이 지금은 무엇을 하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 순간의 느낌, 벅찬 감동은 고스란히 남아 있다. 불가능한 것은 없다는 것을 처음으로 목격한 내 인생의 한 페이지. "꿈은 이루어진다."
고마웠습니다. 유상철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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