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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리 Aug 02. 2020

후무사 자두

퇴근길에 날도 꿉꿉한데 제철 과일을 먹어볼까 하고  근처 과일가게에 들렀다. 수박, 참외, 복숭아는 박스째 쌓여있고, 알이 길쭉한 사파이어 포도, 뜬금없이 고구마도 있었다. 둘러보다가  냉장고에서 꺼낸 듯 시원한, 초딩 주먹만 한 자두가  봉지 일곱 개에 구천 원이었다. 강북 물가 치고는. 사장님한테 달아요? 물으니 후무사 자두라고 했다(물을 필요도 없다는 듯이).  웃겨서 후무사 자두가 맛있냐고 하니, 가게 오픈할   먹어봤냐고 하고는 처음 와봤다 하니 그다음부턴  말이 없었다. 무언의 자부심을 느끼며 한 봉지 골랐더니  가져갔다. 바나나 한송이 골랐더니   가져가고. 여전히 말없이 상처 난 자두를 골라 바꿔 담던 사장님. 여기에 썸머킹이란 품종의 청사과를 한 봉지  골랐다.  특별히  말이 있던 건 아니지만 재밌었다. 서둘러 집에 와서 찬물에 자두를 씻어 크게   물었는데

 순간 사장님의 말줄임표를 이해할  있었다. 머릿속에 형광등 켜지는  같은 달달함. 숙성이  되어 과육이 무척 부드럽고 과즙도 턱으로 흐를 정도로 많았다. 엄청 단데 껍질의 신맛이 살짝 어우러져 상큼했다. 자두  알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먹고 난  느껴지는 약간의 허무함..

역시 여름을 나는 데엔 시원한 과일이 제일인  같다. , 청사과도 과육이 단단하고 새콤해서 맛있었다. 올여름도 무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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