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세계의 접점과 발판

막스 브로트 덕분에 살아남은 카프카의 작품들

by VIVA


브로트는 카프카가 자신의 유언을 남겨둘 정도로 인간적인 깊은 믿음과 신뢰를 가졌던 친구다. 카프카가 출판하지 말고 불에 태우라고 유언한 것을 지키지 않고 카프카의 작품을 세상에 내놓은 사람이기도 하다. 이 친구 덕분에 영원히 묻힐 뻔 한 작품이 세상에 나왔다. 카프카는 브로트를 대학교의 독서 동아리에서 만났다. 카프카는 니체와 쇼펜하우어에 관심이 많았다. 카프카는 브로트가 니체와 쇼펜하우어에 대해 토론을 하는 과정에서 브로트에게 많은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그렇게 브로트와 만나 니체에 대해 열띤 토론을 하면서 서로의 생각이 상반되었지만 그럴수록 더욱 친해져 갔다. 카프카의 활동 반경은 학교와 집을 거의 벗어나지 않았다. 브로트는 그런 카프카에게 프라하의 근교를 비롯해 이웃 여러 나라를 소개하며 함께 여행했다. 카프카는 브로트를 만나면서 새로운 세상에 눈을 떴다. 소극적이고 내성적이던 카프카에게 브로트는 사회생활의 가이드 같았다. 브로트는 적극적이고 매우 활동적이다. 이에 반해 카프카는 늘 홀로 있고 싶어 했고 사람들 앞에 나서서 발표를 하거나 연설하는 것을 꺼려했다. 하지만 브로트는 늘 카프카가 자신만의 생각과 세계에 빠지지 않도록 늘 지켜보면서 균형을 잡아주려 노력했다. 카프카가 소설을 집필하고 나면 낭독회에 참여하라고 권유하고 또한 계속해서 집필활동을 하라고 격려했다. 저녁이면 함께 술집에 가기도 하고 프라하의 여러 작가와 문인들을 소개해 주었습니다.


브로트의 개인적인 성향에 대한 문헌은 많이 없기에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카프카와의 우정을 토대로 생각해 보건대 브로트와 카프카는 서로 반대의 성향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 이 둘이 어떻게 해서 왜 친하게 관계가 오래갔는지 본인들에게 들어 볼 수는 없는 일이지만 여러 관계를 통계적으로 봤을 때, 서로 다른 모습이 강하게 끌리지 않았을까? 서로 다른 극과 극이 통한다는 말은 이 둘의 관계에 적용되는 듯하다. 둘은 독서를 모두 좋아했지만 작가와 작품을 바라보는 시선은 완전히 달랐다. 예를 들어 카프카는 니체의 사상에 심취해 있었지만 브로트는 니체를 현실 도피적인 몽상가로 비난했다. 서로 처음 만난 자리에서 니체를 가운데 두고 토론에 맞불이 붙었다. 이것을 계기로 둘은 서로 둘도 없는 친구가 되기도 했다.

지극히 폐쇄적으로 혼자 사색하기 즐겼던 카프카와 달리 브로트는 완전히 반대였다. 친구도 많았고 사회적인 인맥도 다양했다. 이 둘의 정치 성향이 같을 리가 없겠죠. 카프카는 전쟁이라는 수단을 때로는 옹호했다. 하지만 브로트는 반전주의자로 가능한 모든 것을 협상과 대화로 해결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 카프카는 여러 연인을 사귀면서도 독신으로 머물렀지만 브로트는 일찌감치 결혼으로 안정된 가정생활을 꾸려 나갔다. 브로트가 결혼을 하고 잠시 카프카와 소원해진 시기는 있었다고 한다.

카프카는 늘 자신이 만들어 놓은 세계에만 머물고 싶어 했고 이런 카프카를 이러저러한 사회활동에 참여하도록 함께 한 사람이 브로트이다. 브로트는 카프카 자신이 보지 못한 카프카의 문학적 능력을 높이 평가 했다. 처음에는 카프카의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기보다는 카프카가 내면의 성장을 이루기 위해 글쓰기가 필요하다고 생각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브로트는 카프카의 글쓰기 실력과 상관없이 친구가 하고 싶어 하는 것을 열렬히 지지하고 격려했다.


브로트에 대해 알려진 사실이 그다지 많지는 않지만 브로트는 친구와 인맥이 넓게 고루고루 가진 호감 형이었을 것 같다. 소극적이고 외톨이였던 카프카를 챙겨주고 카프카의 능력이 묻히지 않기를 간절히 바랐다. 이러한 브로트의 적극적인 우정 덕분에 우리가 지금 카프카의 여러 작품을 볼 수 있다. 카프카는 병색이 짙어지면서 이미 출판된 자신의 작품을 브로트에게 남겼다. 그리고 출판되지 않는 작품과 세상이 모르는 작품 그리고 미완성 작품은 모두 불태워 달라고 브로트에게 유언을 남겼다. 카프카는 자신의 죽음과 함께 자신의 작품도 사라져야 한다고 했습니다.

브로트는 카프카의 유언을 지키지 않았다. 카프카의 사후에 브로트는 카프카의 부모님에게, 카프카의 연인이었던 도라 디아만트와 밀레나에게, 그리고 여러 지인을 방문하여 설득하며 어렵게 카프카의 모든 작품을 얻어냈다. 브로트는 카프카의 문학적 능력을 높이 평가했을뿐더러 기존에 출판한 작품보다도 카프카의 미완성 유고가 문학적 가치가 훨씬 더 많다고 판단했다. 그중에서도 『실종』,『소송』,『성』이 카프카 문학의 최고봉이라고 공개적으로 말하고 다녔다. 이러한 브로트의 유언 불이행 덕분에 카프카는 사후에 현대 소설의 시초라는 명성을 얻게 됩니다.

하지만 문제가 하나 있었다. 브로트가 카프카의 사후에 얻은 작품은 대부분 미완성이었다. 퇴고를 거치지 않은 날것의 문장이었고 카프카가 직접 손 글씨로 써나간 원고였기에 브로트는 원고를 수정할 수밖에 없었다. 브로트는 있는 그대로 출판하지 않고 미완성인 카프카의 표현과 낯설고 특이한 비유들을 풀어내거나 삭제했다. 카프카의 작품을 널리 알리고자 하는 목적 하에 출판사에는 편집을 위한 지침서도 제공했다고 한다. 브로트는 많은 사람이 카프카의 작품을 읽기 바랐습니다. 친구의 이름과 작품이 널리 알려지기 바랐다. 이런 기대로 그의 작품을 조금은 평범하고 쉬운 표현으로 수정했다고 밝혔다.

브로트가 이렇게 수정한 또 다른 이유는 카프카가 살아 있던 동안 출판된 카프카의 책의 판매량이 매우 저조했기 때문이다. 카프카는 독자들이 자신의 문학관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에 매우 실망하고 자책했었다. 그런 모습을 옆에서 바라본 브로트는 카프카의 사후에 그러한 독자의 견해를 보안하고자 했는지도 모르겠다.

브로트는 카프카의 문학적 재능을 알아봐 준 진실한 친구였습니다. 하지만 원작의 훼손여부를 두고 많은 논란이 일어났다. 대중성과 순수예술의 견해차이, 수정본과 원본의 차이, 친구와 원작자의 견해 차이 등 끝없는 논란 끝에 최근에 카프카의 사후 원작이 훼손 없이 원본 그대로 출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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