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복된 좋은 운수.
2.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어 흐뭇함. 또는 그러한 상태.
나는 항상 행복하고 싶었다. 오랜 기간 우울증을 앓았고, 행복하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참 열심히도 행복을 좇았다. 많은 친구들도 그랬다. 우리는 행복이 뭔지도 모른 채 행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어느 겨울에 나와 동갑인 아이돌 멤버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그를 잘 모르지만 적잖이 충격을 받았고 허탈했다. 정말 남부럽지 않아 보였는데. 모든 걸 다 가진 것 같았는데. 그 사건 이후 행복에 대해서 계속 생각했다. 많은 사람들이 추구하는 가치, 학력이나 재산, 외모 같은 것으로도 가질 수 없는 것. 그런 것으로도 가질 수 없다면 우리는 대체 무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걸까.
그리고 나만의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다. 행복이라는 건 사실은 그렇게 거창한 것이 아니고 아침에 일어나 밥을 먹고 샤워를 하고 집을 나서서 친구를 만나고 밥을 먹고 집에 가고 그런 것이 아닐까.
왜?
우울증을 앓으면서 작은 일상을 유지하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깨달았다. 밖에 나서는 것, 친구를 만나는 것, 학교에 가는 것 어느 것 하나도 해낼 수 없었다. 학교에 가야 하는데,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 한 시간이 지나있었다. 늘 약속시간 10분 전에 도착하던 나는 약속시간 30분이 지나서야 겨우 도착하는 사람이 되어있었다. 밖에 나갈 수가 없어서. 그냥 그럴 수가 없었다. 슬프지는 않았는데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컴퓨터 전원이 꺼지듯 인생이 꺼지길 바랐다.
독일로 이사 오고 나서 많은 사람들이 그저 해외에서 혼자 살아가고 있다는 것만으로 대단하다고 얘기해줬다. 나는 똑같은 사람이고 단지 장소만 바뀌었는데, 살아가고 있는 게 대단하다니. 기분이 이상했지만 왜인지 일상을 유지하는데서 성취감을 느꼈다. 사실은 나는 한국에서도 잘 하고 있었구나, 그렇게 힘들었는데도 내 고양이의 밥을 굶기거나 화장실을 치워주지 않은 적이 없구나! 하고 생각했다. 조금씩 괜찮아졌다.
행복은 아주 거창하고 대단한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발견하는 작은 만족이었다. 청소를 했을 때, 요리를 했을 때, 맛있는 음식을 먹었을 때, 맛있는 커피를 마셨을 때, 친구와 재미있는 이야기를 했을 때, 밖에 나왔는데 날씨가 좋을 때, 하늘이 예쁠 때, 좋아하는 노래를 들었을 때, 좋아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 내 고양이와 늘어지게 낮잠을 잤던 주말, 그 모든 것이 행복이었다.
그래서 지금 행복하지 않다면 말해주고 싶다. 당신은 오늘 하루도 살아낸 대단한 사람이라고. 밥을 먹고 잠을 자고 그런 게 사실은 그렇게 쉬운 일만은 아니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