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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 Q Sep 11. 2022

글의 방향을 잡고 싶다면 'T.K.M'을 찾으세요

기자 및 에디터는 '글쓰기'에 집중된 업으로 인식될 때가 많다. 하지만 해당 직무에서 필력만큼 중요한 역량이 있다. 그것은 바로 '기획력'. 현재 팀의 경우, 1주일간의 브랜드 취재를 바탕으로 콘텐츠를 제작하는 곳인 만큼 필자에게는 더 중요한 역량이다. 기획이 탄탄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문장으로 포장한다 해도 독자분들에게 선택받기 어렵다.


그렇다면 기획이 잘 된 콘텐츠란 무엇일까? 핵심 메시지가 분명히 이해되는 글이라고 생각한다. 구체적으로는 1) 독자분들이 궁금해할 만한 메시지와 2) 이에 관련된 후킹한 세부 내용을 갖춘 콘텐츠다. 자료 조사 전에 이 2가지를 구체화해야 하는 이유다.


필자는 항상 'T.K.M'을 찾는다. 사람 이니셜은 아니고... T(타깃), K(키워드), M(메시지)이라 불리는 3요소다. 이 3가지를 고민하다 보면 콘텐츠의 방향성을 잡는 데 도움이 된다. 먼저 '타깃'이란 글의 독자다. <개발자에게 필요한 5가지 역량>처럼 애초에 독자층이 정해진 주제가 아니고서야 대부분의 글감을 다룰 땐 타깃을 고려해야 한다. 마케팅에서 정의하듯 한 명으로 좁힐 필요는 없다. 주제에 관심을 보일만한 독자를 최대한 다양하게 선정하는 것이 포인트다. 이를테면 성수동의 유명 티 카페를 인터뷰할 당시, 선정했던 타깃들은 다음과 같다.


예비 카페 창업가

성수동에서 카페를 운영 중인 CEO

성수동 핫플을 찾는 방문객

티를 취미로 즐기는 마니아

해당 카페의 단골(하지만 브랜드 스토리까지는 잘 모르는 이들)


'키워드'는 타깃이 흥미로워할 만한 세부 내용이다. 다시 말해 콘텐츠의 목차라고 할 수 있다. 타깃별로 키워드를 나열하는 것이 핵심. 중복되는 요소들을 콘텐츠에 꼭 포함해야 할 내용으로 정리하면 된다. 해당 키워드와 매칭 되는 독자들을 핵심 타깃으로 설정할 수도 있다. 앞서 언급한 성수동 유명 티 카페를 사례로 들면 이렇다.

타깃별 키워드를 나열한 결과, 매장 준비 과정 및 홍보 전략과 차별화 포인트(메뉴 및 매장 프로그램 관련)가 중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콘텐츠 목차에도 반영한 내용들이다. 위와 같이 정리한 사안들을 인터뷰 질문지 작성 및 콘텐츠 집필 과정에서 주기적으로 참고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질문 및 글의 내용을 의도했던 대로 이끌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메시지'는 타깃과 키워드를 고려할 때 콘텐츠로 전하고 싶은 핵심 내용이다. 즉, 독자분들이 꼭 이해했으면 하는 주제라고 할 수 있다. 논리적이고 명료하게 한 문장으로 표현할 필요는 없다. 때로는 한 단어로, 여러 문장으로도 정의될 수 있다. 공유하고 싶은 내용이 무엇인지만 명확하면 된다. 성수동 티 카페를 주제로 한 콘텐츠에서는 '5년간 작은 티 매장을 브랜드로 성장시킨 이야기'가 메시지였다. 지금까지 언급한 T.K.M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으며, 이를 토대로 인터뷰 진행 및 글을 작성했다.


내가 정리한 T.K.M이 과연 정확할까?

AI가 글도 써주는 시대에 혼자서 구성한 T.K.M이 얼마나 정확하겠냐는 의심이 들 수도 있다. 당연히 100% 정확하진 않을 거다. '타깃, 키워드, 메시지'를 선정한다고 해서 매번 독자 니즈에 핏한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논리적으로 T.K.M을 설계하면 콘텐츠의 방향성이 확실해진다는 점이다. 누구를 위한 것인지, 어떤 내용을 말하고 싶은 건지 한 번에 이해되지 않는 콘텐츠가 될 일은 없다. 한편 TKM 방식으로 인해 타깃의 폭이 좁아지는 것 아니냐는 반론을 들은 적도 있다. 필자의 답은 NO. 플랫폼 기능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A를 타깃팅한다고 해서 A에게만 노출되지 않을뿐더러, 그들에게만 유익한 콘텐츠가 되는 것도 아니다. 전 세계 실무자들을 타깃팅한 <포브스> 매거진이 경영학과 대학생들에게도 소비되는 것처럼 말이다. 구체적인 T.K.M에 맞춰 유익한 콘텐츠를 제작한다면 간접 타깃에게도 소구할 수 있다.


가볍게 끄적여도 괜찮아요

T.K.M 구상 시 가볍게 접근하기를 추천한다. PPT나 워드를 켜서 논리 정연하게 정리하기보단 공책 또는 테블릿에 끄적이는 것이 좋다. '멋'은 글에서만 부려도 충분하다. 스스로 과정의 진입장벽을 높일 경우, 귀찮아서 생략하게 된다. 글의 방향성에 대한 생각이 정리됐다면 형식과 상관없이 T.K.M을 잘 해낸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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