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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큐 Aug 13. 2023

에디터가 글을 잘 쓰면 전문성이 있는 걸까?

'나는 전문성이 있는 사람인가?'


요즘 출퇴근길에 자주 하는 생각이다. 과거에는 에디터로서 아티클을 잘 쓰는 것이 전문성이라고 생각했는데 돌이켜보면 너무 단순하게 접근한 듯하다. 글쓰기 실력은 내 직업의 필수 역량일 뿐, 다른 에디터분들과 구별될 수 있는 나의 전문성은 아니지 않을까? 물론 본업인 비즈니스 아티클을 잘 쓰는 게 어려운 만큼 지금도 부단히 노력 중이지만 이를 나의 차별점이자 전문성이라고 상정하는 건 위험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중 폴인에서 김나이 커리어 엑셀러레이터님의 강연을 듣고 고민에 대한 해답을 얻었다. 우선 강의에서 제시된 전문성 관련 QnA는 다음과 같다.


<전문성 관련 질문>

Q. 한 가지 일을 오래 하면 전문성이 쌓일까?

A. 얼마나 오래 하는 지보단 어떻게 하는가가 중요하다. 아무런 고민 없이 일하는 것만으론 전문성을 쌓기 어렵다.


Q. 남들이 다 아는 기업에 다니면 전문성이 있는 걸까?

A. 직장의 인지도가 나의 전문성을 입증해주지 않는 시대다. 물론 유명한 기업을 다니면 후광효과는 있겠지만 회사는 내가 아니다. 즉 나의 전문성으로 승부해야 한다.


정리하면 한 가지 일을 오래 했다고 해서, 유명한 대기업에 다닌다고 해서 저절로 전문성이 쌓이는 건 아니다. 그렇다면 전문성이란 대체 무엇일까? 강연에서 정의하기로는 '문제를 많이 해결해 본 경험'이다. 김나이 커리어 엑셀러레이터님이 차용한 어느 직장인분의 표현을 빌리자면 '쫄지 않는 마음'이기도 하다. 내 일을 하는 데 있어서 쫄지 않고, 누군가 질문을 해도 맞건 틀리건 답할 수 있는 자세를 뜻한다. 이런 자세를 갖추려면 당연히 본업에서 문제를 잘 찾고, 해결하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 같은 맥락으로 강연에선 전문성을 쌓는 데 자격증과 대학원 학위 등 관련 지식을 쌓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 다양한 변화와 문제를 경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나이 커리어 엑셀러레이터님의 말씀에 상당히 공감했다. 앞서 언급했던 '아티클을 잘 쓰는 것이 에디터로서 나의 전문성일까?'에 대한 고민과도 많은 부분 연결됐기 때문. 글쓰기 실력을 바탕으로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쌓는 세부적인 역량들이 곧 나의 전문성이 될 거란 생각이 들었다. 예컨대 단순히 기사를 잘 쓰는 사람이 아닌 독자 니즈에 맞는 인터뷰이를 잘 찾는 사람, 인터뷰가 낯선 인터뷰이와도 대화를 잘 이끌어가는 사람, 복잡한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잘 정리하는 사람 등으로 정의되는 것. 이 같은 이유로 한 가지 직업에서 여러 전문성을 쌓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본업에서의 문제를 고민하고 여러 해결책을 시도함으로써 직업의 필수 역량을 더욱더 내 것으로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입사 3년 차인 지금, 앞으로는 아티클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넘어 다양한 문제 해결에도 도전해야겠다. '전문성 쌓기'라는 과제를 가장 빠르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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