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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재무설계 - 나의 머니 연습장 4/5

자기재무설계 step 4. 물가를 고려한 목표금액 설정

제 부친은 변호사였습니다.
1903년에 보험에 가입해서
20년 동안 보험료를 꼬박꼬박 내셨죠.
그런데, 1923년 만기 된 보험금을 가지고 살 수 있었던 것은
고작 빵 한 조각이었습니다.

-'페이퍼 머니' 중
사진자료 - AP  연합뉴스
변한 것 없는 화폐 위의 숫자.
그러나 달라진 숫자의 값어치.
돈의 크기는 액수의 크기가 아니라

"무엇을 얼마나 살 수 있는 가"하는 구매력

그래서,
재무 목표는 액수가 아니라 구매력이어야 합니다.

정부에서 새로운 화폐를 찍어내지 않아도, 우리가 쓰는 대출이나 신용카드 등이 시장의 화폐를 증가시키고, 우리가 가진 화폐의 가치는 하락합니다. 이것을 화폐 증가에 따른 물가 상승이라고 합니다. 즉,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 통장의 돈으로 살 수 있는 구매력은 자연스럽게 감소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미래의 목표금액을 목표시점의 구매력으로 계획해야 합니다.

하지만, 모든 물건이 물가의 저주에 빠지는 것은 아닙니다. 기술의 발전이나 수입의 다양화로 시간이 지나면 오히려 저렴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목표금액의 계산이 항상 일률적으로 상승시킬 것도 아닙니다.


다음의 사례들로 목표금액의 환산에 대한 가치관을 정립하고, 각자의 계획에 대입하여 목표금액을 환산하는 액셀의 사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물가와 목표금액의 관계


1) 1990년도의 교직공무원 급여

공무원 급여 40만원

공무원보수규정 [별표 11] 유치원ㆍ초등학교ㆍ중학교ㆍ고등학교 교원 등의 봉급표 중

직업군에 따라서 급여는 차이가 있겠지만, 물가의 변화를 추정해 보기 위해서, 교직 공무원의 급여를 참고하였습니다.

그리고, 편의상 1990년대의 교직 공무원의 급여는 대략 40만원정도로 간주하겠습니다.





컴퓨터 200만원 (5개월 급여)

1994년 PC 광고

지금은 대중적이지만, 1990년대 당시에는 보급률이 낮았던 컴퓨터의 가격입니다.


플로피디스크를 사용하여 부팅을 하고, 마우스가 없었던 이 컴퓨의 가격을 200만원 중반으로 간주하면, 대략 5개월의 급여입니다.


컴퓨터의 사양으로 보면, 대중적인 모델인 것으로 보입니다.



아반떼 900만원 (23개월급여)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03977179?sid=101

90년대는 이제 막 1가구 1자동차의 시대가 도래하는 시기였습니다. 당시 대중적인 차로는 아반떼와 소나타가 있었습니다.

95년도 아반떼 가격은 900만원 정도입니다. 물론 차량을 구입하면, 표기된 가격 이외에 부가세와 취등록세가 부가되고, 옵션에 따라서 가격이 차이가 있습니다. 23개월 급여였습니다.








2) 2022년 교직 공무원 급여

공무원 급여 200만원

2022년 교원 봉급표

2022년 교직 공무원의 급여를 참고하여 편의상

200만 원으로 간주하겠습니다.


급여는 30년 동안 5배 정도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할 수 있는 일이 5배가 늘어나지 않았습니다.

다른 물건의 가격들도 올랐기 때문입니다.


물가에 가장 민감한 것이 일반적인 생활비인 밥값, 기름값, 교통비와 같은 일상을 유지하는 비용입니다. 그래서, 노후생활비를 준비하는 경우에 물가를 고려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생활을 편리하게 해 주던 물건들을 어떻게 되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컴퓨터 150만원 (한 달 급여의 70%)

다나와 컴퓨터 가격

컴퓨터의 가격은 '다나와'에서 표준 PC로 검색했습니다. 예제로 나온 제품은 동영상 편집은 물론 고사양 게임도 가능한 수준이라서, 표준 중에서 상위급 모델의 가격입니다.


표기된 컴퓨터는 150만원이니, 94년도의 200만원보다 사양은 더 좋고, 가격은 더 저렴해졌습니다.


더욱이 94년도에 5달의 급여였던 것을 비교해 보면, 30년이 지난 후에는 한 달 급여의 70%입니다.

가치의 변화로 보면 1/7로 줄어든 셈입니다.


컴퓨터는 30년이 지나면서, 사양은 좋아지고 85% 정도 할인이 되었습니다.


아반떼 2,200만원 (11개월 급여)


아반테 네이버 광고 가격

2022년의 아반떼 가격은 2200만원이라고 간주하면

11개월 정도입니다.


비교적으로 보면 900만원이 2200만원으로 2.5배 올랐습니다만, 급여 대비 가치로 보면 23개월이 11개월로 줄었습니다.


아반테는 30년이 지나면서, 사양이 좋아지고 55% 정도 할인되었습니다.








집 값은 물가가 아닌 투자수익률로 상승
부동산 뱅크 자료 (도봉구 아파트 과거 시세 변동)

하지만, 물가보다 더욱 오르는 물건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집 값입니다.


도봉구의 어느 아파트는 40만원의 시절 1억5천만원의 집이 200만원의 시절에 10억이 되었습니다. 6.7배 정도 오른 가격입니다.


1억 5천을 40만원으로 모으려면,  375 개월

10억을 200만원으로 모으려면 500개월입니다.

아파트는 낡아지면서 급여 대비한 가치가 200% 오른 셈입니다.


강남이나 신도시의 경우의 상승률은 이보다 더 높은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 집 값의 상승이 물가보다 투자자의 선호도에 따른 변화이기 때문에 집값의 상승은 투자 수익률로 보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목표로 하는 것이 투자 대상인지, 소비의 대상인지도 고민해 봐야 합니다.

이렇듯 목표 가격을 산정하는 일은 일률적인 상승률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목적물에 따라서 계획의 금액을 어떤 상승률로 계산할지를 논리적으로 정해야 합니다.


노후 생활비의 경우는 물가로 고려하여 미래의 목표금액을 정하고, 투자대상의 경우 투자 상승률로 목표금액을 정하며 특별소비의 경우에는 적정한 상승률을 논리적으로 정해야 합니다.


목표가격 환산하기


설명했듯이 목표시점의 금액을 목표에 따라 다릅니다.

아래의 엑셀로 물가를 정하고, 금리는 돈을 모을 때의 이자율로 정하면 지금 생각하는 금액을 모으기 위해 매달 얼마의 금액을 저축해야 하는지를 계산해 줍니다.


금액과 저축금을 예상하는 간이 계산으로 계획을 만들기 위한 참고용입니다.  

Step1. R1) 의 자료 중 5) To mark the future를 엑셀을 통해서 예상 시점의 실제 가치로 환산합니다.

노란색부분숫자 기입이 가능한 부분입니다.


오늘의 목표금액이 목표연도에 얼마인지와 그 기간 동안 매월 얼마를 저축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엑셀입니다.

물가를 결정하기 어려운 경우 편의상 대출이자율로 가늠하시면 용이합니다.

금리는 세금을 제외한 이자(세후 이자율)로 하는 것이 용이합니다.

목표연도와 금액을 기입하면 몇 년 후에 얼마의 금액인지와 남은 기간 동안 매월 얼마를 저축해야 하는지를 보여줍니다.


예제를 설명하면 내가 예측하여 입력한 물가와 금리에 의하면

지금 가치로 40억은 2037년에 83억 정도와 비슷하고, 이것을 남은 기간 동안 모으려면 매달 4,100만원을 저축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이자와 원금을 함께 지불하는 원리금 상환 대출의 대략적인 납부금 계산입니다.

노란색 칸을 입력하면, 기간 동안의 월 납부금을 계산하여 줍니다.

정확한 금액은 기관별 이자율 산정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큰 차이는 없으므로 계획을 수립할 때 참고자료로 사용합니다.


일률적으로 정할 수 없는 과정이지만, 목표금액 결정은 대략적으로 아래와 같은 방식으로 이용합니다.

1) 미래의 가격을 물가로 예측하여 결정한다. - 엑셀 이용.

2) 목표한 금액을 기간 동안 나누어 모을 경우의 월 금액을 구한다.

3) 목표한 물건을 할부로 구매했을 경우의 월 급액을 구한다.

4) 어느 것을 선택할지를 정한다.


요약하면, 목표 금액에 물가를 고려하는 것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볼 수 있습니다.

ㄱ) 일반적인 생활비는 물가에 가장 민감하다.
ㄴ) 일부 목표는 물가에 비하여 가치가 낮아지는 경우도 있다.
ㄷ)어느 목표는 물가보다 높은 투자수익률로 오른다.

Epilogue..  


"아버지. 컴퓨터가 갖고 싶어요."


아버지의 다섯달 급여가 넘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모른 체 한동안 아버지께 떼를 썼습니다. 그리고 풀이 죽은 모습으로, '비싸서 안 되는 것을 알지만 속이 상하다.'는 표현도 했던 것 같습니다. 아버지가 애써 숨기시던 속상함을 들추어내고 그 속상함에서 터져나온 고름을 뒤집어쓴 자식의 모습으로 아버지를 협박한 꼴이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처음엔 안된다고 혼을 내시던 아버지는 며칠 후 동네 컴퓨터 가게로 저를 데리고 가셨습니다. 그렇게 자식이 뒤집어쓴 당신의 고름을 닦아주시기 위해서 다섯달치의 급여를 써버리고, 저희 가족은 꽤 긴 시간 동안 경제적으로 어려웠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 시간을 기억조차 못하고 살았습니다.

비싸서 안 되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던 아버지가 왜 사주셨는지도, 그 비싼 컴퓨터를 사주시던 아버지의 표정도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아버지는 행복하셨을까요..?


불현듯 그날의 기억이 난 것은 딸아이가 스마트폰을 사달라고 떼를 쓰던 순간이었습니다.


"너는 기능을 다 쓰지도 못할 거야. 스마트폰은 낭비야."


그 돈으로 좀 더 효율적으로 아이에게 쓸 수 있을 텐데, 고작 아이가 오락을 하고 친구들에게 자랑을 하는 일에 그 돈을 쓰기는 아까웠습니다. 사실은.. 아이의 욕심을 마음껏 해소해 주지 못하는 나에게 난 화를 아이에게 쏟아내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아버지에게 그 속상함을 감추게 만들었던 것처럼, 딸아이에게도 자기의 속상함을 감추게 만들었습니다. 자식으로 아버지의 마음에 생채기를 낸 것처럼, 아비로도 딸아이의 마음에 생채기를 낸 것입니다.


미안하고 먹먹했습니다.


아프게도.. 아버지께는 철없는 아들이 가난의 불편함을 갖지 않게 해 주셔서 감사하고, 속상한 생채기를 드린 것을 반성한다고 이제는 말씀 드릴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딸아이에게는 아버지께서 저에게 해 주셨던 것처럼 불편과 속상함은 제 몫으로 하고 아이의 마음을 가볍게 해 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번 아이 생일에 딸아이를 데리고 핸드폰 매장을 가려합니다. 합리적인 소비가 아니더라도 왠지 아버지가 계셨더라면, 그렇게 하라고 하셨을 것 같습니다.


오늘도 딸아이를 데리러 학교에 갑니다. 함께 집에 오는 길에는 편의점에서 아이가 하고 싶어 하던 '포켓몬 키링'도 뽑아 봐야겠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좋아하는 '김말이 튀김'도 포장할 것입니다. 언제가 아버지가 저에게 해주신 것처럼 의외의 행복을 느끼게 해주고 싶습니다. 그렇게, 아이가 나중에 오늘을 기억하지 못해도 행복한 얼굴로 하굣길을 함께 해야겠습니다.


저는 오늘 키링 뽑기를 하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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