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조차도 유의미한 것이 되는 것은 이득이 된다는 것을 느낄때다. 이득은 세상의 관점인 물질적인 것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영적인 측면이 포함된다. 성공이라는 것보다 실패라는 것에 더 많은 것을 얻는다. 성공은 기쁨과 희락과 풍요를 얻고, 실패라는 것은 경험을 통하여 어떻게 하면 실패하는지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게 된다.
실패 속에서 배운다는 것은 진리이지만 실제로 그 속에서 배우는 것은 사람마다 그 정도가 다르다. 사색이 반드시 필요한 시기이다. 현상 속에서는 정말 많은 것을 잃어버린 것만 같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정신적인 영역에 대한 것은 차분하게 생각하지 않으면 그 실체를 느낄 수가 없다. 어쩌면 작가라는 직업은 그 작업을 하기 힘든 사람들에게 그 통로로 안내하는 이들이 아닐까...
그래서 실패를 하게 되면 방구석에서 은둔하게 되는 게 당연한 것이기도 한 수순인 것 같다. 실패는 내가 어떻게 그 일을 진행해 왔는지를 돌아보게 하며, 진행하는 상황에서 조건과 상황이라는 파도의 흐름이 어느 방향으로 흘러왔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또한 일이 나에게 맞는 것이었는지 앞으로 이일을 더 진행할 것인지, 어떤 전망을 세울 수 있는지에 대한 어마어마한 양의 사색의 지평이 확장되는 시간인 것이다. 실패가 연속되면 지치게 되어 실패만 하다가 인생 끝나겠네라고 한숨이 나오게 된다. 그런데 그게 거의 맞다. 거의 많은 사람들은 수많은 인생의 영역에서 수많은 실패속에서 상처투성이가 된체로 인생의 키를 잡기 위한 노력을 포기하고 좌절하며 그냥 흘러가버린다는 것이다.
제발 상처받지 않게 해 주세요라는 기도 속에서 살아왔지만 인생은 유독 나에게만 더 한 것처럼 수많은 경험과 시련과 상처들이 재산처럼 쌓여 갔다. 어느 시간까지는 아무런 이해도 되지 않고 당장 닥친 일들을 해결하면서 허덕이며 살아왔다. 반복되는 실패는 또 어찌나 많은지 어느 순간에는 스스로에 대하여 한심하게 느껴질 정도로 미련하고 어리석은 시간을 체우며 왔다.
나라는 사람을 알기에는 경험은 반드시 수반된다. 경험을 하지 않으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없다. 정체성은 수많은 사건 속에서 반응하는 자신의 본성의 반응을 확인하고 자신을 알아가는 것이며 그것의 반복된 패턴을 파악하여 자신을 알아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해야 할 일이 있고 하고 싶은 일이 있다. 하고 싶은 일은 큰 틀이 되어야 하고, 해야 할 일은 큰 패턴 안에 작은 패턴들이 되어야 자신의 발현인 인생을 살아가게 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인생이라고 판단되었다. 큰 목적, 자신의 꿈, 비전을 담고 그것을 위한 과정을 지금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경험을 할 때에는 다시는 이 경험을 겪지 않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를 바라지만 인간은 반복을 통해서 훈련되는 존재이다. 또한 자신의 기질과 특성 때문에 잘못된 부분을 좀처럼 한 번에 바꿀 수 없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최대한 반복된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서 반복하며 복기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상주의적인 환상 속에서 걸어 나와 이제 적당히 괜찮고 적당히 싫은 것이 중첩된 현실속에서 살아가는 곳이가장 좋은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동안 나의 조건에서 가장 좋은 일, 가장 좋은 사람, 가장 좋은 환경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했다는 것이라면 이제는 더 이상 더 좋은 것을 찾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제는 더 모험을 하고 싶지 않아 졌다는 것이다. 또한 지금이 최악이 아니라는 뜻이며, 다른 곳이 더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이젠 알게 되었기 때문이며 무엇보다 더 새로운 곳으로 나아갈 리스크를 감당할 에너지가 없다는 것이다. 이 정도면 내 인생에 대하여 최선을 다하며 살아왔고 미련이 없다고 느껴진다.
지금 이 상황에서 삶의 뼈대에 살을 채우고 풍성하고 충만하게 의미와 가치를 채워야겠다는 생각이다. 경험이 많지만 지식은 아직 부족하기에 지식을 습득하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 수많은 어려움들이 파도처럼 수없이 몰려오지만 그 경험은 나에게 고민하게 하고 고통하게 하고 치열하게 하며 대안을 세우게 한다. 그리하여 면역주사 역할을 한다.
나의 마음 가장 깊은 곳에 편안함을 추구하며 살아온 것에 대하여서는, 의무만 가득했던 삶이 있었기에 탓하고 싶지만은 않다. 하지만 편안함은 아무것도 만들어내지 못한다. 자신을 위해서 노력해야 할 것을 인정해야 하고 그것은 나의 루틴이 되어, 더 이상 고민해도 가치가 없는 고민의 카테고리에서 벗어나게 해야 한다.
수많은 경험이 실패의 연속 같았지만 결코 사라지지 않는 기억이 되었고, 절대 가서는 안 되는 길과 절대 만나서는 안 되는 사람, 절대 가서는 안 되는 환경은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중반을 넘어가면 안정감이 생기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리라.
인생을 살아가는 이유는 바로 이 시기를 위해서이지 않을까. 나는 비로소 이제 인생을 제대로 사는 기분이다. 그동안의 인생은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 가를 고민하고 방황하던 시간이었다. 변명 같지만 인생을 제대로 잘 살고 싶었기 때문에, 인생에 뭔가 중요한 가치가 있다고 느껴졌으므로, 가치를 찾기 위해 타인보다 더 많은 방황이 필요했다고 변명하고 싶다.
현실의 불만족으로 항상 떠나고 싶었었는데 떠나고 싶지 않아 졌다. 상황과 조건과 환경이 더 이상은 이직을 할 수 없게 되었다고 메시지를 주고 있었다. 그렇다면 지금 이곳을 자신의 삶의 방식에 맞게 만들어야 한다. 더 좋은 무엇인가를 찾아 헤매었지만 어느 정도 직감하고 있었다. 정말로 견딜 수 없는 곳을 제외하고 별다른 특별한 곳은 없다는 것을.
그저 내가 있는 곳에서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중요한 것인가가 관건인 것이 인생이라는 것을 어렴풋이 느끼고 있다. 이 사고의 변화는 경험이 나에게 준 연륜이라고 생각한다. 연륜은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통합하여 사고하는 통찰력이다. 이 연륜의 한계는 나의 경험들까지이다. 물론 책이나 타인을 통한 지식의 습득도 포함해서 말이다.
순간순간 예전에 할 수 없었던 것을 지금 하는 자신을 보며 연륜이 생겼다고 느끼고는 한다. 또한 성숙해가는 과정으로 인해 작가로서의 소양을 쌓아가는 것일 거이며, 경험과 상처가 글의 자양분이 되기도 한다.
좀 더 오랫동안 인내하게 되었다는 것, 타인의 의견을 충분히 존중하는 것, 타인과 나를 비교하지 않는 것, 감성이 풍부하지만 이성적일 수 있는 것, 기도를 통해 주님과의 인격적 관계가 깊어진 것, 좀 더 감정이 변덕스럽지 않게 된 것, 등등 이외에도 미세하게 많을 것이다. 글이라는 것은 작가의 인격이 그대로 드러난다.
너무나 많은 사건과 상처들이 쌓였었지만 그것들이 일을 하고 있었다. 다른 사람으로 더 발전된 사람으로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변화는 경험만으로는 되지 않는 것 같다. 경험에 대한 복기가 반드시 필요하다. 내가 무엇이 문제였는지가 가장 중요하며, 또한 어쩔 수 없는 한계인 상황에 대한 점검을 통해 스스로를 자책하지 않게 한다.
늘 그러했듯이 내일엔 내일의 태양이 뜨고, 하나의 문이 닫히면 또 다른 문이 열린다. 문이 닫히는 순간 해야 할 일이란, 단지 과거에 휘둘리지 않고 정지하여 충분히 복기하여, 다음 차원으로 나아갈 준비를 하는 것이다. 내일의 태양을 기대하고 또 다른 문을 기대하며 나아가는 것이다. 수많은 경험들이 상처들이 지금은 아프지만 그것이 인생에 선물이 되어줄 것이다. 특히 작가의 삶을 사는 이들에게는 더더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