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마음은 어떠십니까 2
출퇴근 텃밭 시작
도시농업에 대해서 잘 몰랐고, 도시에서 굳이 애써서 텃밭을 가꾼 다는 것에 대한 냉소적인 마음이 있었다.
일분일초 바쁜 일상이라서 시간이 없기도 했고, 굳이 흙을 만지고 쪼그리고 앉아서 뭔가를 하는 노동 집약적인 활동도 하고 싶지 않았다.
현재는 8시간 하루 노동을 하지 않고, 시간 스케줄을 조정하는 데 좀 더 자유로워지니 친구가 한번 해보자는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무언가 정기적인 약속이지만 부담스럽지는 않은 반복적인 일상활동을 만들고 싶기도 했다.(To do list 만들어서 하나씩 그어가면서 무언가 하는 걸 좋아하는 타입)
즐겁게 텃밭 보기
이제 3주 차, 도시농부지만 매일매일 반뼘씩은 자라는 비인간 생물체를 볼 때마다 즐겁다. 아침 산책 겸 나가서 텃밭에 물을 주고 잠깐 앉아서 숨 고르기를 하고, 앉아서 텃밭 생물체를 보고 있으면, 지구, 흙, 물, 산소, 풀과 같은 단어들이 떠올라서 신기하다.
한숨이 아니라 쉼 호흡을 하고 나면 머리가 개운해진다. 이 생각 저 생각으로 가득했던 뜨끈한 머리가 차가워진다.
그때는 냉소적이었고 지금은 즐겁다
“그냥 단순하게 먹고살기 바쁜 데 무슨 텃밭이야 “라고 생각했다. “자연적이지 않은 도시에 살면서 텃밭을 가꾸는 게 오히려 더 부자연스럽다”같은 막연한 거부감도 있었다. 내가 상상하고 익숙한 도시인의 삶은 [소비 +임금 노동+커리어우먼 에티튜드]로 요약되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런데 아주 간단한 계기로 좋아졌다. 하나는 좋아하는 친구의 제안, 또 하나는 기후 생태위기를 다룬 [침묵의 범죄 에코사이드(조효제, 창비, 2022)]라는 책을 읽은 것이다.
텃밭 활동은 개인적인 생태 감수성을 기반한 활동이지만, 답답하기 짝이 없는 기후-생태위기 문제를 생각하게 하고, 퇴사로 일상 루틴이 깨진 나에게도 일상적인 즐거움과 가벼운 활동이 가능하게 한다.
현재 시각 AM 7:11 좀 전에 텃밭에 다녀왔다. 오늘도 냉소에 가득 차서 이것저것 다 싫고 비교, 평가, 무례한말들에 머리가 뜨끈하다면 꼭 물어야 한다.
오늘 당신의 마음은 어떠십니까?
힘이 드세요?
텃밭 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