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걸음
우리 동네에는 옛날 클래식 음악을 틀어 두고 정성껏 커피를 내려주시는 카페가 있다. 최대 10명이 앉을 수 있는 카페인데, 정갈하고 깨끗하다. 정겹지만 구식이 아니고 새로운 사람들이 많이 드나들고 커피 맛이 아주 좋다. 커피를 마시고 한참 앉아 있으면 따뜻한 물을 한잔 주신다. 여름에는 얼음물을 한잔 주신다. 커피와 함께 귀여운 간식을 조금씩 같이 주신다. 여름에 가 앉아 있으면 열이 많은 나는 혼자 땀을 뻘뻘 흘린다. 대형 커피숍처럼 냉장고 같이 차가운 한기가 없는 카페라서 그렇다. 그러면 아주 작고 귀여운 선풍이를 틀어주신다. 하지만 전혀 시원하지 않다. 오히려 코끝에 흘러내리는 땅방울을 간지럽히기만 한다. 그래도 신경질이 나지 않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