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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sky Nov 06. 2021

20대 후반의 단상

30살도 아마 별 거 아닐 것 같아

1.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30살이 되면 삶의 많은 것들이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고등학생과 대학생, 사회초년생의 삶의 단면은 매우 달랐으므로. 그러나 생각보다 나의 인생은 평평하고도 직선적이다. 오늘의 내가 하고 있는 고민들을 아마 30살의 나도 하고 있겠지. 심지어 70살이 되어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지 몰라.


다만 조금 더 우아하게 대처하는 법을 깨닫는 과정인 듯하다. 상처로 얼룩진 경험 위에 굳은살이 돋으며, 조금 더 단단해지고 무뎌지는 과정. 그래서 30살이 기대되지도, 두렵지도 않다.


2.

지금 연애를 시작하지 않으면 결혼하기 적당한 남자를 만나지 못할 것이라는 조급함이 있었다. 그래서 여러 번의 소개팅을 했고, 나와 맞는 사람을 찾으러 발로 뛰었다. 그 과정에서 짧은 즐거움도 분명 있었지만, 끝은 대개 허망했다.


분명 나는 정말 멋진 사람인데, 굳이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해 애쓰는 그 모습이 참 처량하게 느껴졌다. 더 이상은 누군가가 정해둔 규격 안에 들어가려 애쓰지 않기로 하자. 질이 높은 대화를 할 수 있고, 공감 능력이 높고, 삶의 방향에 대해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좋겠다. 하나 그렇지 않다면 굳이 연애 상대가 필요한가에 대한 의문이 든다. 아무나와 나의 미래를 나누고 싶지는 않다. 그러기엔 나의 모든 것들이 너무 아깝다.


3.

보이는 것에 대한 집착은 무의미하다. 남들은 생각보다 나에게 관심이 많지 않다. 그리고, 남들의 시선은 그다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정작 가장 중요한 것은 그것들에 대한 나의 생각이다.


4.

적당한 관계와 적당한 음주, 적당한 일. 내게 주어진 것들을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스스로가 중심을 잡고 컨트롤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것 같다.


5.

내년의 나에게 바라는 것.


- 일과 삶을 분리할 수 있도록, 업무에 대한 이해를 높였으면.

- 운동을 꾸준히 함으로써 무기력에서 벗어났으면.

-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성장할 수 있는 인사이트를 얻었으면

- 무의미한 소비를 줄였으면.

- 자존감을 건강하게 지켰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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