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TARSIS Sep 02. 2019

좋지만, 어려운 그런 일들

성북동 리모델링을 마무리하며

"

한숨 나오는 동네



SNS 계정을 보고 연락을 했다며 수화기 너머로 친절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현장 모습이 쉽지 않을 것 임을 상상될 정도의 조심스러운 말투였다. ‘얼마나 좋지 않은 거지?’ 생각을 하며, 상대방의 대화에 귀를 기울여 본다. 건축주가 내뱉은 첫마디가 ‘성북동’이다. 이곳이라면 1년 전에 중단과 진행을 반복하며 몇 개월 동안 신축 경험을 했었다. 경사가 높은 언덕은 기본이고 두 명도 지나가기 어려운 좁은 골목길이 대부분이던 곳이다. 공사하기에는 주변 환경이 0점인 동네인 것이다. 건축주가 상세한 얘기를 이어 나가고 있지만, 또 얼마나 힘들게 할 것인가?라는 생각들로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며 대화들이 튕겨져 나가고 있었다. 


-

주변 경치를 즐기며, 데이트하기에는 좋은 동네이지만 일을 하기에는 약간 무섭고 두려운 동네이다.
-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건축주를 어떻게 모른 척 하기는 체질상 어렵다. 악조건을 극복할 수 있을 정도로 이곳을 좋아하는 사람들로 팀을 만들었다. 예상된 어려움과 예상에서 벗어난 상황들의 시간 속에서 이곳이 완성되었다. 끝나고 나니 그동안의 과정이 다소 치유되는 거 같은 느낌이지만, 다음에 성북동 문의가 들어온다면 다시 한번 깊게 고민해보고 결정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좋지만 어려운 그런 곳이다. 







그러부터 2년 후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로부터 2년이 흘렀지만 성북동에서 작업은 하지 않았다. 







Architecture : 가로헌

Designer : Han sunny, Yi hyejin

Location : 11-6, Seonjam-ro 5na-gil, Seongbuk-gu, Seoul 

Building Area : 76.73 sqm

Construction : Starsis

Photographer : Hong Seokgyu

Project Year : 2016

Article : Mr.ssam


매거진의 이전글 쪽빛으로 물든 자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