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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로 Dec 04. 2019

우리는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놀먹자 치앙마이:모로 3편] 3인 가족 치앙마이 한 달 살기

즉흥적인 느낌주의자 모로, 철저한 계획주의자 로건, 싫고 좋음이 명확한 7살 제이, 치앙마이에서 한 달 동안 놀고 먹고 잡니다. 셋이 각자 다른 시선으로 한 달을 기록합니다.


자고만 싶은 나.

나가고만 싶은 로건.

컴퓨터만 하고 싶은 제이.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산다면 세상은 얼마나 행복할까.


우리는 모두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특히 나는 '정말로'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사람이다. 여행에서 가장 큰 행복감을 느낄 때는 혼자 아무도 모르는 카페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는 시간이다.


창가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면서 지나가는 사람을 보고 있으면, 마음에 햇살 한 줄기가 비치듯 따뜻해진다.


약간 명상에서 느낄 수 있는 짧은 만족감이 스며드는 순간이다. 이 순간을 꼭꼭 기억해서 우울한 순간에 꺼내봐야지 다짐하지만 그 빛은 짧고 현실은 길어서 전혀 기억되지 못한다.


내 생각에는 제이도 그러한 것 같다. 엄마가 없어지면 죽는 줄 아는 껌딱지 같은 이 아이는 가끔씩 엄마가 없는 자기 방구석에 혼자 있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나는 그 자리에 적당한 크기의 상자를 놓아주었다.


고양이처럼 그 안에 들어가 웅크리고 있는 제이를 보고 있으면 그게 무슨 의미인지 알 거 같아서 가만히 바라본다.



로건의 혼자 있는 시간은 우리랑은 조금 다르다. 로건은 완전히 혼자 있는 시간을 힘들어한다. 혼자 있는 시간, 즉 우리와 떨어져서 자신만의 시간을 가질 때는 사람들과 어울리고, 술을 마시고, 쇼핑을 하고, 북적이는 곳에 간다.


오늘도 로건은 밤에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겠다고 선언하고 호연하게 숙소를 떠났다. 나랑 제이가 숙소에서 이런저런 놀이를 하고 있을 때, 카톡이 왔다.


"집에 갈까? 심심해"

"그냥 와. 집이 최고야."


우리랑 있는 게 시끄럽지만 좋지?



모로의 픽

찰랑찰랑 키링 (150바트 / 6000원)


펭귄 마을에서 구매한 키링. 가방에 달고 다니면 찰랑찰랑한 소리가 경쾌하다. 이뻐서 하나 더 살까 생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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