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로운 회사 어디 없을까요?

※ 본 글은 고민이 있는 직장인을 위한 글입니다. 필자가 회사를 다니며 직접 겪거나 주위에서 바라본 사례들을 바탕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또는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고민해 봤을법한 사례들을 떠올리며 작성하였습니다. 비슷한 고민을 했거나 하고 있는 분들에게 공감과 위로가 되었으면 합니다.




Q. 안녕하세요. 직장생활 4년 차 직장인입니다. 최근 회사 생활에 심각한 회의를 느끼고 있습니다. 이번에 주재원 선발 시험에서 떨어졌기 때문이죠.

저는 지난 1년 6개월 동안 주재원 근무를 위한 자격을 갖추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습니다. 어학은 물론 이거니와 인사고과, 봉사활동, 사내 평판, 인간관계 등 거의 모든 면에서 노력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결국 주재원 근무는 다른 직원이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내 자격이 아직 부족해서 그런가 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들리는 소문으로는 주재원으로 선발된 그 직원의 아버지가 우리 회사 거래처 사장님의 자녀라고 합니다. 물론 소문이지요.

그런데 참 답답한 심정입니다. 제가 정말 실력이 안돼서 그런 기회를 놓친 것이라고 하면 그나마 마음이 좀 괜찮을 것 같은데요. 실력과 상관없이 그런 이유로 떨어진 것이라고 생각하면 정말 밤에 잠이 오질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제 실력이 부족해서 떨어진 것이라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제 실력이 부족해서 떨어진 것이라고 하면 그나마 제 마음이 좀 더 편안해지기 때문입니다. 남 탓을 할 수가 없는 것이기 때문이죠.

그런데 한편으로는 정말 내가 노력과 실력이 부족해서 떨어진 것일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공평하지 못한 현실이라는 생각 때문에 더 답답해 지구요. 이 회사가 공평하지 못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기 합니다. 정의롭지 못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이 모든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정말 답답한 심정입니다.





A. 안녕하세요. 직장인 심리 상담의 최 과장입니다.


정말 많이 힘드실 것 같습니다. 처음 직장 생활을 시작할 때 누구나 이런 생각을 하지요.


‘정말 열심히 해서 꼭 성공해보자. 남들이 원하는 임원도 해보고 사장도 해보자. 그렇게 한번 쭉쭉 올라가 보자’


그런데 막상 회사생활을 하다 보면 생각보다 공정하지 못한 처사(?)들에 많은 실망을 합니다. 나보다 능력이 없는 사람인 것 같은데 나보다 더 좋은 인사고과를 받습니다. 내가 봐도 누가 봐도 내가 일을 더 잘하는 것 같은데 해외근무의 기회는 그에게 주어집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아버지가 누구이더라. 어느 어느 집안의 자식이더라’라는 얘기를 전해 듣습니다. 물론 그런 얘기들이 사실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힘이 빠지는 당신입니다. 가진 것도 없는 금수저도 아닌 당신 입장에서는 삶이 허무하게 느껴집니다. 이제는 아무리 노력해도 노력한 만큼의 대가를 받기는 힘이 들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어떤 특정 위치 이상으로는 올라가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 보이지 않는 벽, 한계가 느껴지는 것이지요.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내가 아직 실력이 부족해서 그런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문제의 원인을 나의 탓으로 돌리기도 합니다. 그게 공평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심리학에서는 이러한 경향을 공평한 세상의 오류
(Just-world Fallacy)라고 말합니다.
즉, 사람들이 세상이 기본적으로 공평하다고 믿는 경향을 말합니다.





사람들은 왜 세상은 공평하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을까요?
그리고 그 믿음을 유지하기 위해 왜 문제의 원인을 당사자에 있다고 믿을까요?

그것은 바로 그렇게 하는 것이 당신에게 더 큰 심리적 안정감을 주기 때문입니다.


한 가지 예를 들어 볼게요.


당신은 빗길 교통사고 소식을 전하는 뉴스를 보고 있습니다. 뉴스에서는 안타깝게도 사고로 운전자가 목숨을 잃었다고 합니다. 보도 내용에서는 차가 빗길에 미끄러져 사고로 이어진 것이라고만 합니다. 즉. 사고의 정확한 원인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이런 생각을 합니다.


‘분명 빗길인데도 과속을 했겠지. 더 조심을 했으면 사고로 이어지지 않았을 텐데. 그리고 목숨을 잃지도 않았을 텐데 말이야’


하지만 사고 실제 원인에 대한 언급은 없었습니다. 사고 당시 운전자는 안전운전 수칙을 지켰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과속도 하지 않았고 앞차와의 안전거리도 미리 확보했을 수 있지요. 안전벨트도 맸고 전방도 항상 주시했을 수 있지요. 운전자로서 할 수 있는 모든 안전사고 예방에 대한 노력은 다했을 수 있습니다. 오히려 브레이크 오작동이나 주위 차량의 갑작스러운 차선 변경이 사고의 주요 원인이 될 수도 있는 것이지요.



그런데도 당신은 운전자의 과실이 사고의 주요 원인일 것이라고 단정 지어 버립니다.


왜 그럴까요?


앞서 잠시 얘기한 것처럼 그렇게 하는 것이 당신의 마음을 더욱 편하게 만드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운전자가 모든 조심을 기울였음에도 불구하고 사고를 당한 것이라면 당신 역시 불안해질 것입니다. 왜냐하면 당신 역시 아무리 주의를 기울여도 어쩔 수 없이 사고를 당할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불안함은 당신도 역시 어쩔 수 없이 죽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낳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당신은 사고의 원인을 운전자의 과실로 돌리려고 하는 것입니다. 운전자가 조금만 더 조심했더라면 사고는 당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당신은 그 운전자의 과실을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다짐합니다. 그리고 그 다짐을 통해서 당신은 안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당신은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지요.


당신의 이번 주재원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신은 나름 열심히 준비하여 주재원 선발에 대한 꿈을 키워왔습니다. 그런데 결국 그 기회를 잡지 못했습니다. 들리는 소문으로는 다른 직원이 특혜를 받고 주재원으로 선발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당신은 당신의 노력이 부족하고 실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마음이 훨씬 편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생각함으로써 당신은 심리적 안정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어찌 되었건 회사 생활에 대해서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을 것입니다. 세상에 대해서 이젠 예전만큼의 희망과 기대감도 갖기 어려울 것입니다. 당신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저 역시 비슷한 일을 몇 번 겪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 역시 제가 원하던 것을 이루지 못했을 때 이런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내가 실력이 없어서 그런가 보다. 이건 나와 맞지 않는 일인가 봐'


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그냥 마음은 편안해집니다. 세상은 공평한데 내가 실력이 없어서 안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세상은 공평하다는 믿음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세상은 공평하기에 내가 더 노력을 하면 된다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단한 긍정적 마인드의 소유자가 아니면 보통 이런 생각을 하기 힘듭니다. 대부분 그냥 포기하게 되지요. 다음번에 유사한 기회가 와도 도전조차 안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전력을 투구했었는데 안됐던 일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실력은 되지만 도전조차 안 하게 되는 것이지요. 너무 안타까운 일이지요.


그러므로 마음을 고쳐먹으세요. 당신이 주재원에서 떨어진 것은 실제로 당신의 자격이 부족해서 일수도 있고 그 사람이 불공평하게 특혜를 받아서 그런 것일 수도 있습니다. 진실은 아무도 모릅니다. 아니 몇몇 분은 진실을 알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진실을 아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당신은 실제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아는 것입니다.


당신은 이미 실력을 갖추었습니다. 충분히 주재원을 갈 수도 있었지만 단지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고 생각을 하셔야 합니다. 그러면서 혹시나 더 좋은 자격을 갖추기 위해 더 할 수 있는 것은 없는지, 혹시 부족했던 점은 없는지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실행해 옮기시기 바랍니다.


기회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이미 충분히 경험을 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준비를 효과적으로 잘할 수 있는지 잘 알게 되었습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번에 다시 도전하시기 바랍니다. 그때 다시 그런 어처구니가 없는 상황이 발생하지만 않는다면 주재원 근무는 따 놓은 당상입니다.


마지막으로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세상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만큼 공평하지 않습니다. 당신이 생각하는 것만큼 정의로운 회사도 없습니다. 어떤 의미냐고요?


당신의 실제 노력이 빛을 발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당신의 실제 능력을 사람들이 모를 수도 있습니다. 당신의 공을 누군가가 가로채갈 수도 있습니다. 얼마든지 억울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런 면에서 세상은 절대로 공평하지 않습니다. 그런 면에서 세상은 정의롭지 못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당신의 묵묵한 노력이 빛을 발할 순간이 반드시 있습니다. 그렇게 믿으셔야 합니다. 그러므로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실력을 쌓아가시기 바랍니다. 꾸준히 경험을 쌓아가시기 바랍니다. 그러다 보면 그것과 유사한 기회를 다시 만날 수 있습니다. 아니 오히려 더 좋은 기회를 만날 수 있습니다. 왜냐고요?


세상은 결국 공평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공평한 기준에 의해 당신의 노력은 인정받을 것입니다. 공평하고 정의로운 회사는 없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공평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곧 당신의 노력과 능력은 회사에서 제대로된 평가를 받을 것입니다.


반드시 명심하세요.


당신이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당신이 꾸준히 노력한다면 세상은 당신의 진가를 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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