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인사'라는 것이 불편합니다.

※ 본 글은 고민이 있는 직장인을 위한 글입니다. 필자가 회사를 다니며 직접 겪거나 주위에서 바라본 사례들을 바탕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또는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고민해 봤을법한 사례들을 떠올리며 작성하였습니다. 비슷한 고민을 했거나 하고 있는 분들에게 공감과 위로가 되었으면 합니다.


Q. 안녕하세요. 저는 직장 12년 차 직장인입니다. 믿기 어려우시겠지만 저는 인사를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예를 들어 사무실에 들어설 때 어디에 있는 사람까지 인사를 해야 하는지, 어떤 사람에게는 먼저 인사를 해야 하는 것인지, 또 어떤 사람에게는 먼저 인사를 받아도 되는지 등에 대해서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좀 더 정확히 말씀드리면 인사에 대한 예의라고 해야 할까요? 그걸 잘 모르겠습니다.


사실 이런 고민을 하게 된 계기가 있습니다. 사무실에서 근무를 하다 보면 후배인데도 인사 없이 그냥 지나가는 후배가 있더라고요. 처음에는 정말 괘씸했습니다.

‘아니 선배를 보고도 인사를 안 해?'

그런데 그냥 참고 넘기곤 했습니다. ’ 에이 내가 쟤한테 인사하나 못 받았다고 열 받을게 뭐 있냐 ‘ 하면서 말이죠. 그러면서 상급자 중 누군가가 저를 보고 똑같은 생각을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저 또한 윗사람에게 못 본 척 인사 없이 지나가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경우엔 제가 먼저 인사를 하게 되고 어떤 경우엔 보고도 못 본 척 인사를 안 하게 되는 경우가 생깁니다. 인사라는 것 때문에 애매하고 불편한 상황이 생각보다 많네요.


이런 마음을 어떻게 정리할 수 있을까요?






A. 안녕하세요. 직장인 심리 상담의 최 과장입니다.


인사, 정말 중요하죠. 사람이 사람을 처음 만나는 순간에 인사가 있습니다. 어제 봤던 사람도 오늘 다시 만나면 인사를 합니다. 헤어질 때 역시 인사를 하구요. 이렇게 만남의 시작과 끝에는 인사가 있습니다.

만약 이런 인사가 없다면 우리의 생활이 우리의 삶이 참 건조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뜨거운 여름날 몸과 마음을 적셔주는 시원한 비처럼 인사는 우리의 삶을 촉촉하고 생기롭게 만들어 주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인사라는 것이 한편으로는 참 알다가도 모를 녀석입니다. 인사를 잘하는 법에 대해서 고민하는 고민님에게 저 역시 공감합니다. 저도 회사를 다니며 그런 고민을 많이 했었거든요. 저 역시 비슷한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같은 사무실에 6개의 팀이 있습니다. 저는 A팀에 속해 있었고 그 옆에는 B팀이 위치해 있었습니다. 저는 좀 빨리 출근하는 편이었습니다. 출근시간이 9시면 항상 8시 20분에서 30분 사이에는 출근해있었죠. 그래서 제가 출근해서 업무를 보고 있으면 B팀의 팀원들이 출근을 하기 시작합니다. B팀에는 저보다 선배도 있고 후배도 있습니다. 근데 그 팀의 모든 선배, 후배와 인사를 나누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 팀은 주로 그 팀의 사람들과 우선 저으로 인사를 나누기 때문입니다. 저는 A팀 근무 초기에 B팀 사람들과도 인사를 나누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팀은 다르지만 바로 옆팀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주로 B팀의 선배들에겐 파티션 너머로 시선을 던지며 먼저 인사를 건네곤 했죠.



그런데 어째 인사를 받는 B팀 선배들도 ‘응 굳이 왜 나한테까지 인사를 하지?’라고 느끼는 듯했습니다. 물론 제 느낌이었지요. 반면 A팀의 후배들은 제게 먼저 아침인사를 건네는 경우는 거의 드물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생각했죠.


‘아 이곳은 팀 간에는 아침인사, 퇴근인사를 잘 나누지 않는구나’라고요.


그 뒤로 저도 그냥 제가 속해 있는 A팀 사람들과만 아침인사, 퇴근인사를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그게 그냥 속편 한 것 같았기 때문이죠. 보이지 않은 인사의 경계선을 제 마음속에서 그린 것이지요. 그런데 문제는 제가 B팀을 바라보고 앉은자리였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B팀 사람들과는 인사를 굳이 나누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어도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왜냐하면 출퇴근 시 뻔히 보이는 B팀 사람들을 본척만척해야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아침에 사람을 처음 만났는데 인사도 나누지 않는 그런 묘한 분위기. 혹시 상상이 가시나요? 인사를 하고 싶지만 인사를 또 쉽게 하지 못하는 그 어정쩡한 현실 때문에 마음이 불편했지요. 하지만 3개월 6개월 시간이 흐르고 저도 그런 분위기에 차츰 익숙해져 갔습니다.

어쩌다가 한 번씩 아침에 B팀의 사람들이 먼저 인사를 건네주면 저도 그냥 인사를 가볍게 해주는 식이었지요. 그리고 그 부서에서 약 1년 반 동안 근무하고 다른 부서로 발령이 났습니다. 그렇게 인사에 대한 나름의 성찰(?)을 하게 해주었던 소중한 경험이었지요.


저도 이런 경험이 있었지요. 그래서 저 역시 고민님의 고민이 공감이 됩니다.


그러면 우리는 인사라는 것에 대해 어떻게 마음을 먹으면 될까요?



일단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인사는 그냥 닥치는 대로 하자'입니다. ’ 닥치는 ‘이라는 말이 좀 듣기 거북하실 수도 있겠네요. 그런데 여기서 ’ 닥치는 ‘의 의미는 ’그냥 아무 생각 없이‘입니다. 제가 저의 경험을 통해서 인사에 대해 내린 결론이었습니다.


무슨 말이냐고요?


저는 그동안 인사에 대해서 너무 많은 생각들을 했던 것 같습니다.


‘저 사람에게 인사를 할까 말까. 이 사람에게 인사를 하면 인사를 받아 줄까. 인사를 안 받으면 어떻게 해야 하지, 이런 상황에서는 인사를 안 해도 이해하지 않을까. 저 사람은 후배인데 내가 먼저 인사를 하면 안 되는 것 아닌가’


순간적인 상황에서 이런 고민들을 참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고민되는 순간들이었던 것 같습니다. 사람인 이상 무의식적으로라도 이런 고민들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입장을 바꿔 놓고 생각을 해볼까요?


상대방의 입장에서 당신이 이런 고민들을 순간적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알까요?

‘저 사람이 내게 인사를 하지 않아도 이해해 주어야지 ‘라는 생각을 할까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상대방에게 있어 그저 당신은 인사를 한 사람 또는 인사를 안 한 사람 둘 중 하나일 뿐입니다. 상대방은 당신이 먼저 인사를 건네면 인사를 받아줄 뿐 그것으로 끝입니다. 만약 상대방이 당신보다 선배였다면 정말 그냥 그것으로 끝이고요. 만약 후배였다면 당신은 후배에게 ’ 후배에게도 먼저 인사를 건네주는 다정한 선배‘로 기억될 것입니다.


그러니 인사를 하고 싶으면 먼저 그냥 인사를 하세요. 아니 그냥 인사를 하고 싶지 않아도 그냥 해버리세요. 할까 말까 고민할 시간에 그냥 하세요.


그냥 ‘안녕하세요’ 하고 내뱉는 겁니다. 그럼 그 순간 인사에 대한 모든 고민은 끝입니다. 사실 어찌 보면 매우 간단한 문제죠.


저 같은 경우는 인사가 자존심과도 연관이 있는 것 같습니다. '내가 더 선배인데 내가 먼저 인사를 하는 건 내 무게감이 좀 떨어지지', '저 사람이 윗사람인 것 같지만 다른 부서이고 나랑 정식으로 통성명한 적은 없잖아. 그러니 굳이 내가 먼저 인사할 필요는 없지', '저 사람은 나를 잘 모를 거야. 그러니 그냥 하지 말자'


이런 생각들 말이죠. 이런 생각들이 아마도 인사를 머뭇거리게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쓸데없는 자존심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먼저 인사를 해주면 상대방은 오히려 저를 더 좋게 볼 텐데 말이죠.


혹시 당신도 그렇지는 않은가요?
혹시 당신도 당신 안에 있는 자존심이 당신의 인사를 방해하고 있지는 않나요?


만약 그렇다면 그 자존심에게 이렇게 얘기해 주세요.


'괜찮아. 그냥 인사해도 돼. 인사를 먼저 한다고 해서 나의 가치가 떨어가는 것은 아니야. 오히려 사람들이 나를 더 좋아할걸?'


이라고 말이죠.


이제부터 인사에 대해서 너무 고민하지 말도록 합시다. 인사는 그냥 하는 게 정답인 것 같습니다. 가뜩이나 이 세상 살아가며 할 고민도 많은데 인사까지 할까 말까 고민해야겠어요? 인사는 그냥 하는 것이 정답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왕이면 무표정한 인사보다는 방긋 웃으며 하는 인사를 건네보도록 하지요. 활짝 까지는 아니더라도 입꼬리가 올라가는 인사, 가벼운 웃음을 머금은 인사 정도는 할 수 있잖아요. 그런 인사를 건네면 상대방의 입꼬리도 당신의 입꼬리를 따라 올라가는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거예요.



그거 아시죠? 내가 웃으면 상대방도 무의식적으로 따라 웃는 경향이 있다는 거. 참 신기합니다. 웃음은 웃음을 유발합니다. 웃음의 인사는 웃음의 인사를 유발합니다. 인사는 사람이 사람에게 건네는 사랑과 인정의 표현인 것 같습니다.


인사를 함으로써 그 사람의 존재를 알아봐 주고 말을 건네기 시작합니다.


인사는 인사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인사의 의미를 다시금 일깨워 주는 좋은 글귀가 있어 고민님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함께하는 대화의 시작은 언제나 인사다. '안녕하세요?' 혹은 '좋은 아침입니다 '라는 간단한 인사로 상대방의 존재를 인정할 수 있다. 인사를 하지 않는 것은 상대방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혹은 무시하는 행동이다... 중략... 인사를 한다는 것은 ‘당신 거기 계시는 군요’라고 말을 거는 것이다.


- 『원하는 삶이 어떻게 되는가』, 정연식 -


위에 나온 말처럼 인사는 단순히 인사를 넘어 상대방의 존재를 인정해 주는 아름다운 행위와도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저도 더욱 반갑게 제가 만나는 사람을 인정해 주어야겠습니다. 가벼운 미소를 입꼬리에 잔뜩 머금고 이렇게 말이죠.


“안녕하세요^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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