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시험 바칼로레아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야 할 시대에 아이들에게 기대되는 역량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최고의 교육(로베르타 골린코프, 캐시 허시-파섹 공저)'에서는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서 수학, 언어, 작문 등의 시험으로 측정가능했던 지식인 하드스킬(hard skill)을 넘어서는 무형적 기량 소프트스킬(soft skill)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이러한 하드스킬과 소프트스킬을 포함하는 6C에 대해 소개하는데 협력(Collaboration), 의사소통(Communication), 콘텐츠(Content),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 창의적 혁신(Creative Innovation), 자신감(Confidence)이 바로 그것이다. 실제로, 대학 입시의 학생부 종합 평가에서 평가 기준으로 활용되는 각 대학의 인재상에도 이러한 모습들이 반영되어 있다. 서울대학교에서는 '미래를 개척하는 지식공동체'를 서울대학교가 추구하는 가치이자 지향점이라고 소개하며, 학교 교육과정을 성실히 이수하고 학업능력이 우수한 학생, 학교생활에서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태도를 보인 학생, 글로벌 리더로 성장할 수 있는 자질을 지닌 학생, 다양한 교육적, 사회적, 문화적 배경과 경험을 지닌 학생,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심과 공동체 의식을 가진 학생을 선발한다고 공언하고 있다.
그러나 고등학교 현장에서 저런 인재상을 길러내는 교육을 하고 있냐고 묻는다면 자신 있게 대답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우리 아이들은 객관식 시험의 내신 지필평가와 수능을 준비해야 하고, 학생부 종합전형에 알맞은 탐구 위주의 수행평가도 준비해야 하며, 자신의 원하는 대학에서 바라는 인재상에 걸맞은 면접도 준비해야 한다. 다른 나라는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프랑스의 시험 바칼로레아
바칼로레아는 프랑스 고등학교 교육과정 졸업 인증 시험이자 대학 입학 자격증 시험이다. 바칼로레아 취득 시험을 바칼로레아로 통칭하여 부른다. 1808년 나폴레옹시대부터 시작된 오랜 전통의 시험이다. 시험 문제를 출제하는 데에만 1년 이상 소요되며 교육부와 교육청이 주관하는 중앙 통제형으로 관리 및 진행된다. 출제 및 채점에 교사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담당하고 있다. 인문, 사회, 자연과학을 세분해 수학, 물리&화학, 생물학, 경제학, 사회과학, 프랑스어, 철학, 역사&지리, 외국어 등 8개 분야로 치러진다. 프랑스어, 역사&지리, 수학, 철학, 외국어는 공통 과목이고, 해당 전공 분야에 따라 추가로 과목을 선택해 시험을 치른다. 바칼로레아 시험 문제의 예시는 아래와 같다.
1장 인간(Human)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는 행복이 가능한가?
타인을 존경한다는 것은 일체의 열정을 배제한다는 것을 뜻하는가?
2장 인문학(Humanities)
철학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가?
인류가 한 가지 언어만을 말하는 것은 바람직한가?
3장 예술(Arts)
예술 작품은 반드시 아름다운가?
예술이 인간과 현실과의 관계를 변화시킬 수 있는가?
4장 과학(Sciences)
우리는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만을 진리로 받아들여야 하는가?
오류는 진리를 발견하는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가?
현실이 수학적 법칙에 따른다고 할 수 있는가?
5장 정치와 권리(Politics & Rights)
권리를 수호한다는 것과 이익을 옹호한다는 것은 같은 뜻인가?
자유는 주어지는 것인가 아니면 싸워서 획득해야 하는 것인가?
여론이 정권을 이끌 수 있는가?
이와 같은 주제에 대해 3-5시간의 시험 시간이 주어지며, 전 과목 논 서술형 절대평가로 실시되며 객관식은 출제되지 않는다. 평소 학교 내신 시험에도 이러한 유형의 시험이 출제되며 수업 내용도 이에 대한 것들이다. 전 과목이 논 서술형으로 출제되다 보니 우리나라의 수능처럼 하루에 치러질 수 없으며, 일주일간 진행되며 20점 만점에 10점 이상이면 시험에 통과할 수 있다. 시험에 통과하게 되면, 성적과 상관없이 자신이 원하는 국공립대학에 입학할 수 있으며, 10점 이상 합격하는 인원은 전체 수험생의 80% 이상이라고 한다.
2021년 '바칼로레아' 시험의 합격률이 93.8%이며, 일반 바칼로레아에서는 97.6%의 높은 합격률을 보였다. 시간이 흐를수록 세대별 고등학교 졸업 자격을 갖춘 사람이 점차 늘어 2021년에는 세대 당 83.1%가 바칼로레아 자격증을 취득하였으며, 이 중, 일반 바칼로레아가 44.8%, 기술 바칼로레아가 16.4%, 직업 바칼로레아가 21.9%를 차지한다. 실제로 너무 높은 바칼로레아 합격률로 인해 바칼로레아가 국민들에게 신뢰도를 잃고 있어 2021년을 기준으로 개혁을 단행한다. 개혁의 내용은 시험과목을 5과목으로 대폭 줄이고 고등학교 3학년에 치르는 1회성 시험의 비중을 여러 번의 시험으로 분산시켰다. 내신성적의 반영 비율을 늘려 결과 중심의 평가가 아닌 과정 중심의 평가를 강조한다. 또한, 구술시험(Grand Oral)을 실시하여 자신이 선택한 전공과목 그리고 대학에서 계속할 공부에 대해 프랑스어로 표현할 수 있는지 평가를 받게 된다. 수험생이 먼저 발표를 진행하고, 심사위원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진다. 20분 동안 진행되며 3명의 심사위원이 심사한다. 전체 바칼로레아 성적에서 10%를 차지한다. 한 번의 시험으로 입학에 영향을 많이 주게 되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지만 여전히 '꺼내는 교육'의 본질은 유지하면서 과정을 중시하는 쪽으로 변화하고 있다.
관련 영상 자료
지식채널 e
https://www.youtube.com/watch?v=e2EQa4vjTN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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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08843525&code=61121411&cp=nv
참고문헌
이혜정, 이범, 김진우, 박하식, 송재범, 하화주, 홍영일 (2019). IB를 말한다. 서울: 창비.
김경랑(2019). 2021 프랑스 바칼로레아, 그 변화와 시사점. 2019년 한국프랑스어문교육학회 정기 학술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