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도 글쓰기도 인터미션이다!

by 이상주

SBS 새 월화드라마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를 보았다.

드디어 시청률 10%대를 찍으며 고공행진하고 있다.

신혜선이 양세종이 아슬아슬한 캐미를 보여주는 가운데 나누는 대화가

내 마음에 남아 생각을 만들어낸다.


인터미션(intermission)

자신이 잠들어 있던 사이 열입곱이란 나이에서 자신도 모르게 서른살이 되어버린 신혜선은 그 훌쩍 뛰어넘은 시간 후인 지금이 '인터미션' 같다고 했다.


인터미션은 연극, 영화, 공연 중간에 갖는 휴식시간(보통 러닝타임이 2시간 반에서 3시간이 넘는 뮤지컬은 1부가 끝나고 15~20분 정도의 인터미션을 갖는다)을 일컬어 쓰이는 말인데, 앞으로 또다시 연극이 시작되기 전의 휴식 같은 시간같은 순간을 의미한다.


극중 양세종 또한 어린 시절 자신의 감정을 꼭꼭 걸어 잠그고 살아가지만 신혜선으로 인해 그 감정들이 나오기 시작하고 괴로워한다.


어쩌면 우리 삶도 똑같은 것 같다.

우리 안에 잠재되어있는 어릴 적 상처들이 잠들어 있다 어느 순간 하나씩 툭툭 튀어나올 때가 분명 있다.

새로운 삶에 적응하고,

새로운 사회에 적응하고,

새로운 사람에 적응하며

그렇게 내 안에 있던 상처들이 나올 때면 꼭꼭 감추기 바빴던 적이 있었다.


어쩌면 하루하루가 인터미션 아닐까??

잠자리에 들기 전,

내일을 맞이하기 전,

누구를 만나기 전

설레기도, 두렵기도, 부담되기도 한 우리의 삶

그리고 글을 쓰는 이 순간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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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건 글이라는 것을 말이다. 말로 할 수 없는 것을 글로 쓰게 되면 그 마음은 배가 되어 전해진다. 나는 종이 위에 나를 꺼내는 순간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너무도 많이 경험한 사람이다. 종이 위에 쓰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나의 모든 삶이 그 방향을 향해 1도씩 움직였다.
글로 적는다는 행위는 이렇듯 최고의 장점이다. 단지 적었을 뿐인데 그 효과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엄청난 결과를 가져온다. 아주 오래된 나의 감정들이 나오면서 나도 몰랐던 기억들이 같이 나오기 시작한다.
상처 난 감정들이 흰 종이 위를 채워가기 시작하는 순간 가슴속에 있던 나의 상처들은 옅어지기 시작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어쩌면 여기저기 구겨진 주름을 다리미로 쫙 펼 때의 쾌감을 느낄 수도 있다. 비록 옅은 흔적이 남을지라고 우리의 상처는 서서히 펴질 것이다.
이제 가만히 들여다보라. 완벽하지 않을지라도 잘 쓴 글이 아닐지라도 가슴속에 담겨 있을 때와 분명 다가오는 감정은 전혀 다름을 알게 될 것이다. 이젠 꺼내보자. 종이 위에 쓰는 순간 정말 치유는 시작된다. pp 159~160


종이 위에 쓰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나의 모든 삶이
1도씩 움직였습니다.

1도는 작은 움직임이지만
일주일, 한 달, 일 년이 지난 후엔
엄청난 움직임임을 확인하실 수 있을 겁니다.

이제 마음을 꺼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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