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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한꿈 Aug 06. 2020

아들 훈육하기

첫째만 키울 때에는 우리 아이가 세상에서 제일가는 진상꿈나무인줄 알았는데 둘째가 나오고 나니 첫째는 순둥이였다. 첫째는 떼를 쓰다가도 가만히 지켜보고나면 지레 포기하긴 했는데 둘째는 자기가 원하는 무언가를 해 주지 않는 한 절대 멈추지 않았다. 이 행동은 졸릴 때 극대화 되는데 침대에 들어와 단순히 자기 싫어서 '물'을 찾으며 떼를 쓰는 행동은 물을 한 방울이라도 갖다줘야만 끝나고 만다. 그렇지 않으면 한시간 넘게 울고 불고 난리를 치다 토해버리는 일상.

이런 내용을 어린이집 선생님과 상담을 하다 말씀드리니 선생님만의 노하우를 들려주셔서 우리 부부가 뭔가 잘못하고 있는건가 하는 생각마저 들게됐다. 선생님만의 방법은 '안아주기'와 '눈마주치기'. 한 번 화가 나며 눈 뒤집혀 울어버리는 우리 둘째를 일단 꼭 껴안아주고 진정을 시켜주고 나면 교사의 훈육에 긍정적으로 따르더란다. 자칫 떼쓰기-엄마가 안아줌 이라는 잘못된 강화가 형성될까 싶어 절대 떼쓰는 아가를 안아주지 않았는데 생각해보니 둘째라는 이유로 첫째에 비해 덜 안아주고 강하게 키워버린 우리 아이가 진정 원하는 것은 엄마와의 교감이 아니었을까 싶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우리 둘째는 시도때도없이 떼를 쓰는데 감정의 기복이 너무나도 심해 떼를 쓰다가도 1초 후에 싱글벙글 웃으며 노래를 쓰기도 하고 신나서 놀다가 갑자기 마음이 불편하신지 떼쓰기를 시작하기도 한다. 그런데 놀라운 건 선생님의 그 방법을 몇 주간 시도해 본 결과 떼쓰는 횟수가 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 감정의 소용돌이를 어루만져주는 순간 아이는 평온을 되찾고 진정이 되었으며 다시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가고 만다.

우리 첫째가 그러했듯 둘째도 커 나가며 점점 본인의 감정을 컨트롤 하는 방법을 배우고 평화를 찾는 아이가 될테지만 그렇지 않다면 몇 년간은 부모의 나죽었소 하는 육아방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한 번 아이 훈육법에 대해 공부를 하게 되었다. 수많은 육아서에서 아이들의 훈육법을 소개하고 있지만 가장 큰 틀은 <인정해주기>와 <일관성>이다.

나는 우리 아이가 떼를 쓰기 시작했을 때, 내가 화가 난 상태인지 먼저 체크해보곤 한다. 아이의 이 떼쓰기를 수용할수 없는 것이 단순히 <내가 싫어서>인지, <문제행동이라고 생각해서>인지를 객관적으로 살펴보려고 노력한다. 원인이 <내가 싫어서>라면 못난 부모를 만난 우리 아이들에 대해 안타까움이 느껴지며 한 발짝 물러서서 아이들의 <욕구>를 <인정해주려>노력하고, <문제행동>이라는 생각이 들면 이게 왜 <문제행동>인지 생각해보는 것이다.

아이들의 떼쓰기가 문제행동이라고 판단되는 근거는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 위험한 행동>인지 여부를 살펴봐야 한다. 그런데 때로는 이 근거가 <일관성>과 상충되기도 하는데 예를 들어 <뛰어노는 행동을 하지 못하게 해서> 시작된 떼쓰기는 때와 장소에 따라 다른 결과를 갖고 오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직 어린 아이들은 부모가 자세히 말해주지 않으면 이 상황이 혼란스럽기만 하다.

잠들기 직전 <물>을 찾으며 떼를 쓰던 우리 아기의 행동은 어린이집 선생님의 방법을 만나 소거가 되었다. 잠에 취한 채 물을 외치며 떼를 쓰던 아이를 꼭 안아주고는 <아가야, 졸리지? 물은 아까전에 먹었잖아. 지금은 쿨쿨  잘 시간이야. 엄마가 꼭 안아줄게 쿨쿨 자자>라고 말하며 진정을 시키고 나니 사실 자기가 원한 게 물이 아니었음을 깨닫고 스르륵 잠이 들거나 정말로 목이 마른 날은 차분한 목소리로 <물 먹고 싶어>라고 말을 하니 모두가 평화로운 결말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진상으로 느껴질 때, 부모로서 규칙을 세우고 우리 아이들에게 맞게 적용시켜 훈육하는 것. 그게 아이 훈육의 첫 단추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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