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날마다 소풍 Jun 18. 2019

미국 학교 보조교사가 되기 위해 도전한 영어 인터뷰

떠돌이 같은 임시교사에서 특수학급 보조교사로 정착하기까지의 이야기  2

떠돌이 같은 임시교사에서 특수학급 보조교사로 정착하기까지의 이야기  1


대책 없는 용기와 뻔뻔함으로 미국 학교에서 임시교사를 하던 한국 아줌마가 새로운 길을 찾아 떠났습니다. 

새로운 길에서 겁 없이 미국 학교의 특수학급 보조교사에 도전했습니다. 

떠돌이 임시교사가 특수학급 보조교사가 되기까지의 이야기입니다.



미국 학교의 임시교사(Substitute Teacher)로 일하던 중 나는 이직을 결심했다.

이직이라고 해봤자 같은 교육구 임시교사에서 특수학급 보조교사(Aide)로 직책이 바뀌는 비슷한 일이지만 여전히 새로운 도전에는 긴장과 설렘이 동행했다.


   



미국 학교에서는 특수학급이나 학습부진아를 위한 보조교사를 뽑기 위해 Interview(면접)을 본다.

영어로 면접을 보는 것이 영어에 능숙하지 않은 나 같은 사람들에게는 큰 도전이었다.

그 도전이 다가올수록 긴장감은 더했지만 올라 보지 않으면 그 산이 얼마나 높을지 모르는 법.

시작했으니 끝까지 그 산에 올라보기로 했다.




이직을 고민하고 있을 때 마침 임시교사로 일하는  지역의 해당 교육구에서 특수학급 보조교사를 모집하는 공고가 떴다.

이미 마음을 정하며 공고가 뜨길 기다렸던 나는 오랜 망설임 없이 특수학급 보조교사에 지원을 했다.


최선을 다해서 모든 서류와 등록할 내용을 웹사이트에 올린 뒤, 한 달 정도 지나서 연락이 왔다.

인터뷰 일시를 공지받고 나니 임시교사로 지원할 때 보다 더 긴장이 되었다.

인터뷰 날짜가  임시교사로 출근이 예정되어있는 날이었기 때문에 나는 임시교사 Job App에서 해당 날짜의 일을 취소로 바꾸었다.

아깝기는 했지만 인터뷰에 참여를 해야 특수학급 보조교사로 고용될 수 있으니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임시교사로 출근할 때보다 좀 더 신경을 써서 깔끔하게 옷을 차려입고 인터뷰 장소인 교육구 사무실에 도착했을 때, 다른 지원자의 인터뷰가 진행 중이었다.

밖에서 대기하고 있는데 내 다음으로 인터뷰를 볼 다른 지원자가 들어섰다.

우리는 약간 긴장된 표정으로 미소를 주고받았다.


잠시 후, 키가 자그마한 갈색 눈의 여자가 내 이름을 부른 뒤 일어서는 내게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인터뷰 실에 들어서니 키가 훤칠하게 큰 은발의 백인 남자가 일어나서 마찬가지로 나에게 악수를 청했다.


간단하게 인사를 나눈 뒤 두 면접관(Interviewer)은 번갈아가며 몇 가지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면접날짜을 받은 뒤 혼자 받게 될 질문을 떠올리며 어떻게 대답을 할지 궁리를 하기는 했지만 막상 질문을 받자 머릿속이 하얘지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정신을 놓지 않기 위해 면접관들의 말을 주의 깊게 경청했다.

간혹 정확히 듣지 못한 부분도 있었는데 여유 있는 것처럼 보이려고 애를 쓰며 정성껏 대답을 하였다.


첫 번째 질문에 대답을 하면서 미국에서 산지 6년 정도 되었지만 아직 영어가 부족하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하였다.

대신 한국에서 교사였던 것과 한글학교에서 교사로 봉사하고 있는 것, 보조교사로 지원하고 있는 현재 임시교사로 일하고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면서 부족한 영어 대신 풍부한 경험이 있다는 것을 내세웠다.

면접을 보다 보면 어차피 내 어눌한 영어를 들킬 것이 뻔했기 때문에 솔직하게 말하면서 부족한 영어를 대신할 수 있는 나의 경력과 경험에 대해 알려주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중간에 두 아이의 엄마이기 때문에 아이들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할 있다고도 어필하였다.


마지막 부분에서 질문을 듣고 바로 이해하지 못하여 대충 얼버무리려다가 그러면 안 될 것 같아서 다시 한번 말해달라고 하니 친절하게 다시 설명을 곁들여 질문을 해주었다.

대여섯 가지 정도 질문과 답이 오간 뒤  마지막으로 어떤 수준의 특수학급 학생들을 선호하는지 물었다.

마음 같아서는 다 할 수 있으니 채용만 해달라고 하고 싶었으나 임시교사를 하면서 특수학급에서 일해본 경험을 토대로 정확하게 내 선호도를 이야기하는 것이 나을 것 같았다.

중증 장애학생들의 경우 휠체어를 밀고 기저귀를 갈기 위해 침대로 옮기는 일이 정말 힘들었고 그 뒤에 지쳐서 학생들을 돌보기 어려웠던 이야기를 하면서 중증 장애학생들은 힘들 것 같다고 하였다.


인터뷰가 끝나고 악수와 함께 인사를 한 뒤 면접실을 나섰다.

밖에서 기다리던 다른 지원자가 면접실에 들어서는 것을 보고 교육구 사무실을 나오니 한숨이 나왔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내가 어떤 질문을 받았는지 내가 무슨 대답을 했는지 떠올려 보려고 했는데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아마도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긴장했던 모양이다.

하지만 중간중간에 발음이나 문법 실수는 적지 않았겠지만 영어로 질문을 받고 적절하고 긍정적으로 잘 대답했다는 생각에 스스로가 대견했고 용감하게 마지막까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한 것 같아서 뿌듯했다.


다음 날부터 나는 다시 예정된 스케줄에 따라 임시교사로 계속 출근했다.

그리고 삼주쯤 지난 어느 날 교육구 인사 담당자로부터 특수학급 보조교사로 출근해 달라는 연락이 왔다.



Tip 1


나중에 면접 시 받은 질문을 여러 번 떠올려본 결과 아마도 이런 질문들을 받았던 듯하다.


1.  Why do you want to be an aide?

2. What is your understanding about an aides's roll?

3. Do you have any experience working with special education students, or experience working at any school?

4. How will you take care of your students when they have conflicts with general educational students?

5. When you find that you have different ideas than the classroom teacher, how will you handle that situation?

6. If you have trouble with a student whom you are responsible for, how will you handle that trouble?

7. Do you prefer to take care of students who are severely, moderately, or mildly impaired?



 Tip 2              


우리 학구는 교육구 사무실에서 면접을 보고 통과된 사람들의 상황과 조건에 맞춰 적절하게 필요한 학교로 발령을 내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면접은 한 번만 보고 그 결과에 따라 면접을 통과한 지원자들과 교육구 담당 직원이 학교나 근무 시간 조율을 하여 결정하게 된다.

주변의 다른 교육구 중에는 우리 학구와 비슷한 방식으로 보조교사를 채용하는 학교도 있는 반면 필요한 학교에서 직접 인터뷰를 보고 고용하는 교육구도 있다. 물론 이 경우에도 같은 EDJOIN웹사이트에서 지원은 하지만 면접을 보러 오라는 연락이 각 학교로부터 오고 전화를 받은 학교가 마음에 들면 면접을 보러 가면 된다. 이런 경우 추후에 면접을 본 학교에서 긍정적인 연락이 오면 서로의 합의에 의해 채용이 결정된다.

그런 경우에는 어느 학교의 면접에 통과하게 될지 모르니 연락이 오는 여러 학교에서 여러 번 면접을 보게 된다. 물론 많은 곳에 면접을 보게 되면 선택의 폭이 많아진다. 그러나 더 가고 싶은 학교에서 연락이 오지 않은 상태에서 다른 학교에서 먼저 면접에 통과되었다는 연락을 받는 경우 상당히 난감한 상황이 오기도 한다. 대답을 오래 미루게 되면 다른 지원자에게 연락을 하게 될 수도 있다. 그 해당 학교에서는 확실한 다른 지원자 빨리 고용하여 학교의 필요한 인력을 채워하기 때문이다.



Tip 3


경험에 의하면 영어에 자신이 없는 경우에는 severe students를 선호한다고 하면 학습이 어려운 중증장애 학생들을 돌보게 되므로 언어보다 육체적인 돌봄을 제공하게 되어 영어로 인한 불편함이 덜할 수 있다. 영어에 자신은 부족하나 체력적으로 가능하다면 중증장애 학생들을 위한 특수학급 보조교사를 한 뒤에 보조교사 일에 익숙해진 뒤에 교육구에서 다시 보조교사를 뽑을 때 다시 지원하여 다른 학로 이동할 수 있다. 또는 같은 학교에서 조금 장애가 덜한 학급으로 지원하고 싶다고 교장에게 부탁할 수도 있다. 아니면 학년 말에 다음 학년도를 위해 간단한 근무 신청서를 쓰기도 하는데 그럴 때 담당자와 다른 특수학급이나 다른 학교로 이동하는 것을 상의해볼 수 있다.



보조교사는 특수학급뿐 아니라 학습부진 아동을 위한 프로그램에도 투입된다.

보조교사에게 요구하는 자격은 까다롭지 않지만 영어로 Interview(면접)를 보는 산을 하나 넘어야 한다.

영어가 능숙하지 않은 사람이 영어 인터뷰를 보려니 겁이 날 수 있겠지만 기본적인 의사소통만 가능하고 면접관이 보기에 보조교사에 알맞은 성품과 소양을 갖췄다고 생각이 되면 대답이 좀 서툴러도 충분히 그 과정을 통과시키는 것 같다.

아직도 영어를 하려면 한국어로 생각하고 머릿속에서 번역의 과정을 거치느라 버벅거리는 나를 면접에서 통과시켜 시켜 준 것을 보면 면접은 영어 실력 테스트가 아니라 지원자의 성향과 성품을 보는 과정이라 생각된다.

물론 나는 완벽한 성품과 대단한 소양갖춘 사람이 아니다.

아주 일반적인 상식과 교사와 엄마로 살면서 쌓인 경험을 가졌을 뿐이다.

그러므로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나 학습부진을 겪는 학생들을 따뜻하게 대할 마음이 있고 영어가 부족하지만 용기 있게 도전할 수 있다면 어느 누구라도 미국 학교에서 보조교사를 할 수 있다

이전 01화 미국 학교 특수학급 보조교사에 지원하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