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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주 Jan 04. 2019

나는 잘할 수 있을까?

자신에 대한 믿음은 몇 점인가요? / 이빨 빠지는 꿈 1

   

꿈: - 앞쪽 이빨 3개가 한꺼번에 부러졌다.

    - 앞니가 통째로 빠졌다.

    - 양쪽 어금니가 술렁 빠진다.

    - 시커먼 이빨이 돌처럼 부서져 버린다.     


여러분은 이 빠지는 꿈, 꾸신 적 있나요? 멀쩡했던 이가 와르르 빠지거나 부서지는 꿈은, 깨고 나서도 실제 겪은 일처럼 강한 여운이 남습니다. 게다가 대부분 사람들은 이 빠지는 꿈이 부모나 가까운 누군가가 죽는다고 알고 있어서 더 불안해합니다. 


이 빠지는 꿈은 제가 예전에 자주 꿨던 꿈 중 하나입니다. 이빨 꿈을 꾸고 나면 현실처럼 너무 생생해서 당혹스럽습니다. 깨고 나면 제일 먼저 내 이빨이 제대로 있는지부터 확인하지요. 당연히 이빨은 그대로 있고 비로소 안도하게 됩니다.    

  

‘이빨’ 꿈은 자신감과 관련이 있다고 미국의 꿈 작업 전문가였던 제러미 테일러는 말합니다. 동물들에게 날카로운 발톱이나 이빨이 무기이듯이, 인간의 몸에서 가장 단단하고 날카로운 도구는 ‘이빨’이라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어떤 일에 있어서 능력이나 기술이 필요할 때, 미국의 관용어 표현 중 “제대로 한 번 물어봐야겠어!” 혹은 “내가 너무 많이 (물어) 뜯었나 봐” 라는 말이 있다고 합니다. 무엇을 하는 데 있어서 제대로 해보겠다는 것, 무언가를 너무 오래 붙잡고 있었다는 의미겠지요. 우리나라 관용어에도 “끝까지 물고 늘어져 봐!”라는 말이 있습니다.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해보라는 의미로 이빨을 은유적으로 사용하는 것입니다.    

  

대체로 뭔가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나 일의 초반에, 자신이 잘 해낼 수 없을 것 같다고 여길 때 이빨 빠지는 꿈을 꿉니다. 누구나 뭔가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두려움을 갖는 것은 보편적인 감정일 것입니다.


한 친구가 대학원 과정에 입학했을 때였습니다. 꿈을 꾸었는데 이빨 부서지는 꿈을 꾸고 놀라서 깼다고 합니다. 마흔 중반의 친구는 젊은 사람들과 함께 공부하게 되니, 자신이 제대로 공부를 따라갈 수 있을까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대학 졸업 후 이십여 년 만에 다시 공부한다는 것이 힘든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공부할 능력이 없음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자신감, 즉 스스로 해낼 수 있을 거란 믿음이 없는 것입니다.     


제 친정어머니는 자식들이 뭔가 새로운 일을 할 때마다 늘 하시는 말씀이 있습니다. 어머니는 자식들이 하는 모든 일이 진심으로 잘되기를 바라십니다. 또 잘 해내기를 누구보다 가장 원하십니다. 그러나 혹시나 하는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니 되겠나?” 혹은 “잘 되겠노?”


저는 어머니께서 노파심에 하시는 말씀이라 여겨 항상 흘려들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무언가에 도전해 보려 할 때, 새로운 일을 할 때마다 제 안에서 이런 말을 하는 것을 알았습니다. ‘너 될 것 같아?’ ‘잘할 수 있겠어?’

이런 생각은 의욕적으로 뭔가를 시도하려고 했다가 저를 흔들리게 합니다. 이빨이 흔들리는 꿈처럼요. ‘잘될까? 안되면 어쩌지?’ ‘안될지도 몰라’라는 생각이 결국, 흔들리던 이빨이 빠지고 부서지는 꿈을 꾸게 되는 것입니다.     

어머니는 우리가 잘 되기 바라서 하는 말인데 무의식으로 전달되는 메시지는 달랐던 것입니다. ‘넌 안 돼! 안 될 거야’였던 거죠. 부모님이 해주시는 말들을 그저 한 귀로 흘려들었다고 여겼는데 마음 깊이 뿌리내리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그런 말들을 이제 어머니가 아닌 나 스스로 하고 있다는 것도요.   

  

아기가 기어 다니고 아장아장 걷기 시작할 때, 아기에게는 모든 것이 새롭고 모험입니다. 호기심도 많지만 두려움도 큽니다. 이때 아기는 엄마의 표정을 통해 모험해도 되는지 아닌지를 확인한다고 합니다. 뭔가 시도하려는 아기에게 엄마가 환하게 미소 지어주면, 아기는 엄마에게서 ‘괜찮아, 넌 할 수 있어’라고 읽어낸답니다. 그러면 아기는 새로운 행동을 시도하게 됩니다. 그러나 엄마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거나, 불안한 표정을 짓는다면, 아기에게는 ‘안 돼, 위험해’, ‘넌 할 수 없어’라고 읽어낸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아기는 포기하게 되는 거죠.


아기가 어머니의 비언어적인 메시지를 읽어내듯, 우리는 성장하면서도 여전히 어머니의 비언어적인 메시지에 반응한다는 데 있습니다. “니 되겠나?”라고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을 때, 나도 모르게 ‘넌 안 될 거야!’라는 메시지로 받아들였던 것입니다. 말이 씨가 되는 것처럼 비언어적 표정 또한 씨가 되는 것입니다. 말과 함께 표현되는 에너지에 우리는 반응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만약 지난밤 꿈에 이 빠지는 꿈을 기억했다면, 자신에게 질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뭔가 하려고 하는 일에 대해, 자신이 잘 해낼 것이라는 믿음이 얼마나 되는지를. 만약 점수로 매긴다면 자신에게 몇 점을 줄 수 있는지를. 아마도 자신이 주는 점수에 따라 그것을 해낼 수 있을 것이고 혹은 하다가 포기하게 될 것입니다.      

만약 자신에 대한 점수가 낮다면 그것은 자신에게 능력 없음이 아닙니다. 자신에 대한 믿음의 문제입니다. 왜냐면 이 빠지는 꿈을 꾸었을 때, 깨고 나서 이빨이 그대로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자신이 해낼 힘, 능력은 변함없이 그대로 있다는 의미입니다. 다만 자신에 대한 믿음이 없을 때, (심리적으로) 물고 늘어질 이빨이 없어서 자신은 할 수 없다고 여기는 것입니다.  

    

자, 다시 한번 묻겠습니다. 여러분은 자신에 대한 믿음은 몇 점인가요?

이빨 빠지는 꿈 두 번째 이야기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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