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미장센

사부작, 거리는 사랑

by 연하

삶이란 게 이토록 보잘것없을 줄은 몰랐다.

한때는 내 심장도 폭죽 같았다.
하늘 끝까지 튀어 올라 펑하고 터졌다가
사방으로 무지갯빛 파편을 뿌리고 사라지곤 했다.


마침 그날은 한강공원에서 세계 불꽃놀이 축제가 있는 날이었다.

여의나루역을 무정차 통과했던 그날.

사람도 많은데 굳이, 아마 그런 이유였던 것이다. 한바탕 축제가 끝난 후에서야 우리는 한강으로 넘어갔다.

축제를 즐기고 나오는 사람들, 그리고 열기를 식히고 있는 한강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

남은 건 잔열과 잔해뿐이었다.



완벽한 미장센이야.


그날 밤 나는 잔해를 고스란히 안고 집으로 돌아왔다. 흔하지 않은 미장센이니 사진도 남겼겠다, 며칠간 따스함이 그리울 때마다 조심스레 꺼내 만져보다 서늘한 재만 묻히고는 다시 주머니에 넣었다.


계절은 돌아, 다시 축제가 시작되는 여름이다.

아스팔트 위에 스며든 습기, 내 옆을 스쳐 지나가는 바람.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살아있는 기분이 든다.

여전히 시람들은 사랑에 빠져있고, 거리에는 사랑이 가득하다.

올해 여름, 내 사람들 속에서, 여전히 인생을 사랑한다는 증거를 찾아야만 했다.

지독히도 오래 혼자 있었으면서도 내가 얼마나 이 삶을 사랑하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그러지 않으면 금방이라도 스스로를 놓아버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 글은 내 인생에 대한 사랑을 고백하는 어쩌면 조금 불온한 고해성사다.


*(4부작) 사부작: 별로 힘들이지 않고 계속 가볍게 행동하는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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