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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영준 Dec 19. 2024

떠도는 삶에 대한 새김

2024.05

어릴땐 따박따박 월급주는 회사가 좋다고 생각하였는데 따박따박 받다보니 내 생각이 묶이곤 했다.

묶인 생각의 작은 매듭 사이로
내가 밟은 세상도 작아졌다.

생각을 풀어내기위해 박차고 나왔더니
이거 돈이 되질 않는다.

그럼에도 매일 행복했고 고질병이던 편두통이 멎었다.

한강의 노을진 바람과 길 위에 부서진 햇살을 온 몸으로 맞을 수 있게 되었고,

관계에 집착하지않게되니 찾는 사람이 많아졌고
졸일 마음이 없으니 씀씀이가 너그러워졌다.

그래서 떠도는 삶을 사랑하기로 했다.
머물다 사라질 뿐, 구태여 억지로 관계를 맺지않고
벼랑 위 흘러떨어질 자갈처럼 떠나는 인연을 잡지않게 되었다.

소속되지 않으니 눈치보지않고 조언을 건네고
전략을 고민하는 일마저 부담없이 재미가 가득하다.
열흘을 앞서던 전략이 십년을 앞서기 시작하고
백분간 뱉었던 말이 백년을 위해 쓰여진다.

이천년 전, 제자백가의 자취처럼
쓰이지 않음을 고민하지않고
남기지 못함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사람과 사람으로 이어지는
아무런 족쇄없는 이 너른 공간이 소중하게 다가온다.

앞으로도 크게 어딘가에 발 깊숙히 묻고
밀려오는 파도에 맞설 생각은 없다.

다만 누군가 여린 몸으로 파도를 맞고자하면
내 몸으로 같이 파도를 맞고 온 몸이 젖어볼 참이다.

25년 전, 꿈을 꿀때면
하늘에서 기린을 타고 놀던 아이를 찾을 시간이다.
남은 시간이 얼마일지는 모르겠지만 행복으로 물들 사의 앞서올 날이 기대된다.

많이 만나고 많이 웃고 많이 울자.
떠돌며 같이.
혼자가 아니면 그 길로 되는 길이니깐
떠돌며 같이 걸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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