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깨우는 세 가지 사랑 방식
쌍둥이지만, 참 안 닮았다.
성별이 다른 남매쌍둥이지만 한날한시에 태어나 비슷한 환경을 사는데 생김새도, 목소리 톤도, 잠버릇도 그리고 아빠를 깨우는 방식도 다르다.
남매쌍둥이를 키운다는 건 매일 '다름'을 사랑하는 일이다.
회사일로 새벽에 귀가할 때가 종종 있다. 모두가 잠든 집에 조용히 들어와 작은방에 피곤한 몸을 뉘인다. 집 안의 적막이 반갑기도 하지만 고생한 와이프를 생각하면 미안하기도 하다. 그렇게 나만의 새벽을 마주하고 있으면, 어김없이 아침 7시에서 7시 30분 사이 아이들이 기상 알람이 되어 찾아온다.
누가 먼저 일어났느냐에 따라 하루가 달라진다.
첫째 다온이가 가장 먼저 들어오는 날은 조용한 아침이 열린다. 작은방 문이 삐걱 열리고, 이제 막 초등학교에 입학한 그녀가 나를 꼬옥 안아준다. 아무 말 없이 품에 안긴 채, 한참을 가만히 누워있는 순간 나에게 다정한 첫째의 따뜻한 눈빛과 온기가 전해진다. 나를 깨우는 가장 부드러운 방식이다.
반면, 둘째 한준이가 첫 손님이면 기상 풍경은 달라진다. 문이 활짝 열리고 "아빠~!" 하며 소리치며 들어온다. 그 순간 나는 몸을 움츠린다. 그대로 달려와 내 배 위로 올라탄다. 아침 레슬링이 시작되는 거다. 잠결에도 '이건 한준이다' 싶다. 늘 에너지를 사랑으로 바꿔 표현하는 아이다. 나와 와이프는 한준이 사랑표현에 마음과 몸이 인지부조화를 겪는다. 거친 사랑표현이지만 아마도 그에겐 최고의 사랑표현일 거다.
그리고 늦잠꾸러기 막내 채린이는 아주 가끔 나를 찾아올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침대 옆 바닥에 조용히 앉아 그림을 그리거나 장난감을 가지고 논다. 5살(한국나이) 유치원생이 그렇듯 색연필로 색칠하기를 참 좋아하는 막내다. 아내 말로는 그때 내 얼굴을 빤히 바라보며 미소 짓고 있다고 한다. 아무 말도 없지만, 그 고요함 속에 진한 사랑이 흐른다. 나를 깨우지는 않지만(그래서 감사하다.), 곁에 머물며 나를 맞이하는 그 방식이 참 곱다.
삼 남매가 다르다. 삼 남매가 각각 특별하다.
나는 매일 아침, 세 가지 방식의 사랑을 선물처럼 받는다.
누구는 말로, 누구는 몸으로, 누구는 눈빛으로
다르게 표현하는 참사랑이다.
그 사랑을 느끼며 생각한다.
사랑표현에 정답이 있는 게 아니라 방향이 있는 것라고.
다르게 표현되어도 결국 향하는 곳이 같다면, 서로를 향하는 따뜻한 마음이 전해진다고.
우리 가족이 매일 아침 확인하는 사랑이 오래오래 지속되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