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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수리 감성돈 Mar 20. 2022

<독립출판>메리골드의 꽃말을 아나요?


꽃보다 쌀을 원하던 때가 있었다.(건강하게 흔들리고 있어 책 참조) 꽃 사는 돈도 아까워하던 내가 어느날부터 내 돈을 주고 꽃을 샀다. 9월에 꽃을 고르며 내가 태어난 9월의 탄생화가 메리골드임을 알았다. 그리고 눈의 건강을 위해 복용하던 루테인에는 메리골드 성분이 함유되어 있는 것도 알게 되었다. 조금만 관심을 보이면, 보이는 세상을 그제서야 느끼게 해 준 것이 메리골드라는 꽃이였다. 또한 메리골드의 꽃말을 알고나서 역시 나를 위한 꽃임을, 사랑스러운 꽃임에 기분 좋아졌고, 가을에 동네에 피어있는 메리골드를 볼때마다 꽃말이 생각나며 나 스스로 굉장히 소중한 사람임을 느꼈던 일이 있다. 물론 감성돈은 무엇이든 재미를 느끼고 긍정적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다. 


그런 내가 이번에 알게 된 이 책. “메리골드의 꽃말을 아나요?” 꽃과 꽃말을 주제로 사람의 이야기를 풀어놓은 책은 소중하게 다가왔고, 나 또한 느꼈던 감정들이기에 이 책을 내 준 사람들의 용기에 감사함을 느낀다. 처음 나 또한 공황장애에 대한 에세이를 냈을 때 무언가 누군가애게 닿았으면 하면서 써내려간 용기. 그것 또한 친밀감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은 본문에서 말하는 것처럼

“나에게 오늘은 어떤 의미인지 생각하고

나라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 고민하고

내 삶은 어떤 모습인지 정리하며,

12명의 청년들이 ‘오늘’과 ‘나’ 그리고 ‘살아감’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이 평범하기 그지없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은 자살을 시도한 사람들입니다.  

    

한 사람마다 오브제와 이야기를 읽을때마다 덮어두고 잠들기 직전 사유하는 내 시간을 모조리 썼다. 빨간 리본, 액자 속 사진, 천을 오브제 한 것에 깊게 와 닿았고, 각자마다 쓴 이야기에서 동화처럼 등장하는 부분은 내적 울음을 쏟아냈다. 

     

“달빛으로 밤을 다 몰아낼 수는 없지만 나를 데우기에 충분했습니다. 그것은 매일 가라앉으려는 나를 찾았습니다. 나는 빛을 사랑이라 불렀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사랑했어요. 바다에 휩쓸린 내 마음을 사랑이 이겼습니다. 나도 누군가 가라앉는 날, 손을 잡아줄 수 있을까요,”     


“끝을 맺으려 했더니 시작하고 싶었다.

그래서 열심히 오늘을 달리는 나도, 당신도, 모두가 소중하다. 화가 난 오늘도, 슬픈 오늘도, 행복한 오늘도, 아무 일도 없이 공허한 오늘도 모두 특별하다. 단어는 유한해서 당신의 무한한 사랑스러움을 결코 끝맺을수는 없다.”     


“짐승은 비로소 오랜 시간 머물던 입속의 혀를, 언어를, 목소리를, 나를 뱉어냈다. 데리러 오겠다고 하지 않았으므로 기다리지 않을 것이다. 나는 여기 뱉어졌다. 아무도 내가 여기있는지 모를 이름 없는 숲으로. 그럼에도 나는 슬프지 않았다. 외롭지 ㅇ낳고, 괴롭지 않고, 무섭지 않았다. 숲의 한 생이 나를 품어 안을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밑둥치에 앉아 나뭇잎을 오래도록 올려다보았다. 이 숲에서는 무엇도 나를 불안하게 하지 않았다.”  

   

“시간이 흘러 그 때 내 이야기들은 나를 향한 그들의 무기가 되어있었다. 그렇게 몇 가지 사건을 겪고 난 후에 나름 결론을 내려봤다. 타인에게는 초소한의 신뢰만 갖기로. 사실은 공유하되, 감정은 감추기로”     

 

책을 읽으며 나의 약했던 부분은 또다른 온전함을 더해서 단단해졌고,

너무 단단해져서 부러질 것 같은 감정들은 조금 유하게 흔들림을 느꼈다.

책을 읽으며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 그리고 그 시기를 겪는 모든 사람들, 글들을 바라보는 날카로운 편견을 부드러운 관심으로 바꾸기 위해 서로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래서 나도 이 책을 구입했고, 나 또한 쓰고, 살아간다. 오늘도 모두의 안녕을 바란다.     

 

그리하여... 메리골드의 꽃말은? 무엇일까요? 그것을 찾아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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