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2일, 첫 섭외 연락이 왔지만, 스팸인 줄 알고 일주일 넘게 전화를 받지 않았다. 주구장창 연락이 오길래 조금 질긴 스팸이나 광고 전화인 줄 알고 나도 주구장창 안 받았다. 문자로 연락이 왔고 상대방이 누구인지 알게 된 후 통화 연락이 됐다. 방송 출연 제안을 받았고 약간의 고민... 공황장애가 있음이 전파를 타고 전 국민, 전 세계에 알려지는 것이 두려운 게 아니라 살찐 내 모습이 만인에게 보이는 게 겁났다. 공황장애를 11년을 겪었고 많이 나아진 케이스로 공황장애를 이겨내는 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로 나온다는 것! 공황장애에 대해서 바로 알리고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나만의 메시지가 있기에 방송 출연 제안 수락!
6월 18일 KBS PD님과 직접 통화. 그 후로 여러 차례 긴긴 통화가 오갔다.
7월 9일 PD님이 나와의 라포형성을 위해 카메라 없이 혼자 두물머리까지 오셨고 걱정과 불안보다 지금 과정도 글감이 되겠다는 생각에 글감 여행을 하듯이 시간을 보냈다. 7월 말, 이틀 동안 집중해서 촬영이 진행됐고, 카메라 감독님 1분, PD님 1분과 함께 덥고 습한 7월의 ‘나’를 영상에 담았다.
방송 섭외를 하고, PD님과 자주 통화, 방송 촬영까지 마치고 나니 하루아침에 헛헛한 마음. 이 모든 게 꿈이었을까? 꿈이었다면 기분 좋은 꿈이었다고 생각하며 방송 나오는 일자를 기다렸다. 간단하게 몇 문장과 문구로 얘기하기에는 PD님은 너무 좋은 분이셨고, 드라마 작가를 꿈꾸던 나에게 방송의 맛을 알게 된... 아주 서사 가득한 시간이었다.
PD님과 방송촬영을 마치고 헤어지기 아쉬워서 내가 했던 말이 생각난다. 다음에는 ‘작가’로 만나자고. 내가 쓴 글이 넷플릭스에 드라마로 만들어진다면 작품 함께 해달라고. 두 번째 날 카메라 감독님은 그렇게 되면 본인 카메오로 출연시켜달라고 했다. 헤어지기 아쉬워서 속상함을 표현하기보다는 웃으며 이별하는 법을 배운 나 자신도 기특하다.
8월 중순 경 방송이 나온 후, 방송 분량은 적지만 반드시 필요한 역할이라고 했던 PD님의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내 분량은 4분 이상 나와서 분량은 많았고, 엔딩요정이 되어 필요한 역할임이 증명됐다. 걱정했던 나의 살들은 어차피 체중 감량하지 못하면 피부라도 좋게 나오자는 생각으로 변환! 방송 출연하기 전, 2주 정도 1일 1팩의 열의를 보였고 개인적으로 만족스럽다. 이 정도면 됐지, 뭐- 허허-
한여름의 꿈 같은 시간
연꽃이 피어나고 습하고 더운 계절을 만나면
그 여름의 맛이 기억날듯하다.
공황장애와 두물머리 연꽃, 그곳에서 살아가고, 살아가기로 마음먹은 감성돈!
PD님은 나에게 별명을 지어줬다.
“양수리(두물머리)의 힙한 달마대사”
양수리(두물머리)의 홍보대사는 아니지만, 달마대사는 맞다. 허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