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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수리 감성돈 Sep 17. 2024

두물머리 놀러 올 땐 도시 음식 사오기! (농담 아님)

두물머리 놀러 올 땐 도시음식 사 오기! (농담 아님)      


1. 수도권과 가까운 곳. 

2. 수도권과 가까우면서 자연경관도 빼어난 곳

3. 어디론가 여행을 떠난 게 아니지만 매일 여행 온 것처럼 새로운 모습들에 취할 수 있는 곳

지금 내가 살고 있는 경기도 양평군 두물머리가 그런 곳이다.     


살기 좋은 두물머리의 매력을 말했다면, 

이제 내가 힘들어하는 부분을 말할 차례!!!     


1. 수도권과 가까운 곳은 맞다. 자차가 있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분들에게는.

2. 수도권과 가까우면서 자연경관도 빼어난 곳! 이것도 맞다. 그러나!!! 개발제한구역, 상수도 보호구역 기준이 모호하고 개발과 공사는 끊임없다. 농사짓고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빈번하게 다툼이 일어난다. 

3. 어디론가 여행을 떠난 게 아니지만, 여행 온 것처럼 매일 이 풍경에 반하는 것도 맞다. 또다시 등장한 그러나!!! <배달의 민족> 앱이 텅-인 지역. 새벽 배송 불가 지역. 양평에 <배달 특급>이라는 앱이 생겼지만, 가능한 메뉴는 제한적. 그 흔한 햄버거 체인점도 없고 떡볶이집은 하나! 먹을 수 있는 게 제한적인 이곳에 이사 와서 10kg 이상 쪘으니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라고 마침표 찍기에는 밥과 찌개를 좋아해서 알 것도 같다. 허허-      

배달 음식이 텅- 이고, 1인분의 식재료를 판매하지 않기에 포기한 것들, 온라인 주문하면서도 상품과 따라오는 플라스틱과 스티로폼 양을 보고 죄책감이 드는 경우가 많다. 두물머리가 아닌 <배달의 민족>이 가능한 지역에 놀러 가면 분명 누군가 만나기 위한 외출이었지만 손에서 핸드폰을 놓지 않고 배달앱만 계속 본다. 다시 집으로 돌아오기 한 시간 전, 어떤 음식을 정하고, 배송 메시지에 ‘도착하기 전에 전화주세요’ 선택! 결제 완료! 오늘 외출도 아주 근사하고 멋진 마무리였다.      

가장 즐거운 것은 지인 찬스! 

지인들이 날 보러 두물머리로 온다고 했을 때, “모 사갈까?”라고 물어보면 나의 멘트는 깔끔하다. “도시 음식 사다 주세요, 이를테면 햄버거나 떡볶이요” 처음 이 멘트를 했을 때 지인분들은 두물머리도 사람 사는 곳인데 햄버거집 하나 없냐고 물어본다. “네, 없어요” 수제버거 집은 있지만 비싸고 메뉴가 한정적이다. 그런 거 말고 체인점의 햄버거. 어떤 것을 먹을지 내가 선택할 수 있는 햄버거, 마음에 드는 세트 구성. 모두가 아는 맛이지만, 두물머리 살고 있는 나에게는 알아도 먹지 못했던 그 햄버거... 지인분들은 햄버거 말고도 다른 먹고 싶은 음식 있으면 말하라고 하는데... 도시 음식을 잘 몰라서 대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찌개 종류만 아니면 뭐든 좋다고 말한다.      

그렇게 해서 내 입으로 들어간 음식은 원하고 바라던 체인점 햄버거, 소금빵, 오믈렛, 피자, 조각 케이크, 브랜드 커피와 샌드위치 등등 그리고 오늘! 내 생일 기념 지인분이 깜짝 방문! 꽃다발은 알겠는데 노란색 스마일 표시 상자는 뭐지? 수건? 비누? 생필품? 바로! 노티드 도넛! 도시 음식 of 도시 음식! 노티드 도넛을 사 올 정도의 지인분이라면... 앞으로도 지금처럼 친하게 지내야지.     


“올 때 메로나”는 한국에서 유행하는 인터넷 밈이라고 하는데, 

그건 잘 모르겠고 “두물머리 올 때는 도시 음식” (농담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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