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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수리 감성돈 Oct 15. 2024

소스 하나, 양념장 하나에 용감해진다.

소스 하나, 양념장 하나에 용감해진다. 


새로운 취미를 시작하면 그에 필요한 도구부터 풀장착! 하는 사람들이 있다. 원데이클래스로 나에게 맞는 취미인지 맛보기 시간을 갖거나, 조금씩 적당한 가격의 물건부터 사서 연습해도 될텐데... ‘꼭 그렇게까지 사야만 하나?’ 싶을 정도로 도구부터 준비하는 사람들... 그게 바로나다!!! 하하!!    

 

어떤 것을 배우고자 하는 마음이 진심일 때, 

그것을 표현하는 나만의 방법은 모든 도구를 갖추는 것!

다만 배우고자 하는 가짓수가 많아서 지갑이 헐거워지는 경우가 빈번하다.       

그림그리기에 관심을 가질때는 오일파스텔, 색연필, 펜, 먹, 붓, 고체 물감 등 연습삼아 저렴한 드로잉 노트를 사도 되는데 굳이 값나가는 비싼 종이를 사야지 취미를 즐길만한 맛이 난다. 퀼트도 마찬가지. 지우개 스탬프, 북바인딩 가끔 취미를 가질 때 접점이 있는 도구들. 접점이 늘어나는 만큼 사야하는 재료들도 줄어들기를 바란다.      


지금까지 내가 좋아하지 않거나 관심을 주지 않았던 것들이 있다는 것들에 또다른 재미를 느끼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이 바로 요리! 같은 식재료라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서 맛이 달라지고 내가 가능한 요리의 영역은 식재료를 생으로 먹거나 삶고 데치고 끓이고 거기까지! 에어프라이어도 없는 집에서 어떻게 보면 얼마나 한정된 요리법으로 살아왔는지 최근에 되돌아보기도 했다.      


지금 냉장고에는 새로운 취미의 시작을 알리는 소스와 양념장들이 오와 열을 맞추고 있다. 

굴소스, 크림치즈, 무화과쨈, 루바브쨈, 딸기쨈, 알리올리 소스, 샐러드용 오이, 가지 등 

냉장고 안을 보며 행복해지지만, 그동안의 취미생활과 또다른 일촉즉발의 상황을 마주했다. 소스와 양념, 식재료에는 유통기한과 신선도가 있다는 것! 암울하다. 어떤 음식을 해 먹을지 정확한 목적없이 그저 다양한 무언가를 만들어 먹고자 생각했기에 또다시 요리가 아닌 풍성한 음식 쓰레기를 만들까봐 두려워진다.      

부지런히 먹고, 내가 소비할 수 있을만큼만 작은 용량부터 시작하기!


내가 가진 용기의 원천은 무언가 할 수 있게끔 만드는 취미의 도구를 장착했을 때인만큼 오늘은 가지와 굴소스, 알리올리 소스와 빵에 용감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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