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들이마신 숨을 내뱉고 지금의 숨과 다음 숨을 쉬기 위해 공기를 마시는 찰나에도 뜨거운 여름이 쉴 새 없이 드나들었다. 들숨과 날숨에 문제가 생기면 사람의 몸에 이상이 생기듯 공백도 없고 여유로운 숨도 없이 그저 필요한 숨만쉬고 내뱉기에 벅찼다.
얼음이 들어간 음료를 마셔도 끝없는 갈증
일과를 마치고 집에 들어가면 밥보다 처진 몸을 누이는 게 급선무
폭염주의보가 내려져서 걸어 다니는 사람이 없는데도 가게 안에서 손님을 기다려야 하는 자영업자의 숙명
그나마 제대로 된 역할을 해주는 에어컨이 고맙기는 하지만, 그만큼의 대가는 다음 달 전기세와 그만큼 지구는 뜨거워지고 있다.
더위를 식히기 위한 나만의 여름 필수템 중 이번 여름 몇 개 더 추가됐다.
바로 텀블러 앤 동치미 국물!
일일 커피 음용량을 정해놨기에 하루 1잔! 고된 하루가 예상되는 날은 2잔!
그 수치를 넘었을 때는 물.
에이드나 시원한 다른 음료들도 있지만 해결되지 않는 무언가.
이런 것 또한 내가 고민해야 하거나 풀어야 할 숙제가 되는 것도 덥고 짜증
그 순간!!! 목마름과 배고픔이 함께 몰려오며 마른 침을 삼켰고, 잠시의 몽환적 감각과 함께 내 눈앞에 떠오른 새콤함과 바로 그것! 동치미!!!
“맞다!! 동치미 국물!!!”
그곳에 있었다. 냉장고 아래 칸 큰 김치통 안에 동치미!
이렇게 큰 김치통이 지금까지 왜 눈에 띄지 않았던 걸까
뿜어내는 존재감을 더 이상 가만둘 수 없기에 쏜살같이 김치통을 꺼냈고,
나의 이 영광스러운 순간을 즐기기 위해
국자를 집어 들고 와인잔에 뽀얀 국물을 따랐다.
이곳은 계곡이다. 찬 계곡물에 첫 발을 담글 때 아찔한 시원함
나만의 파랑새를 찾으러 먼 곳까지 모험을 했지만 결국은 우리 집의 존재가 파랑새였다는 것!
종교도 없지만 감사함에 고개를 조아렸다.
찾았다!! 더위에서 날 해방해 줄 무언가를!!
다음날부터 출근길
텀블러에는 얼음 가득
하나의 보틀에는 동치미 국물을 채웠다.
간식 삼아 삶은 알감자도 함께
어렸을 때 소풍 길 얼음물을 얼리고 그 주변을 손수건으로 감싼 후 고무줄로 묶었던 마음 그대로 더운 여름 얼음과 동치미 국물을 채운 후 출근길에 나섰다. 사람들이 그게 무엇이냐고 물어본들 부끄럽지 않았다. 부끄러움이 내 더위를 식혀주는 게 아니니까. 오히려 기발하고 더위에는 동치미 국물만 한 게 없다며 다른 사람들은 한 번씩 생각만 했던 것을 나는 행동에 옮긴 것을 보고 대단하게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