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을 하면서 어떤 종목이 상승가, 하한가를 기록할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5년 이상 주식을 했지만, 수익률 앞에서는 작아진다. 왜 글 도입부부터 슬픈 것일까. 어떤 종목들이 인기 있는 분야인지, 그 분야 안에서도 연결된 업체를 파악하고 차트를 읽을 줄 알아야 한다. 국내외 뉴스와 정치, 경제도 공부해야 하고, 나의 주식은 따뜻한 밥과 찌개류라고 말하기에는, 이곳 주식시장은 해동이 필요할 정도로 차갑다.
주식 얘기로 시작했지만,
K-POP이 세계적 인기를 끄는 요즘 청소년들 사이에서 랜덤플레이댄스가 유행이라는 걸 알았다. 눈만 뜨면 핸드폰을 보는 요즘 그 안에 있는 세계에서 아이돌 음악을 랜덤으로 틀어주면 청소년들은 원하는 곡에 맞춰서 춤을 추는 것! 몇 개월 전, 내가 사는 두물머리에서 청소년 축제를 가게 되었고, 누구도 서로 맞추어서 추는 게 아니라 자유롭게 랜덤으로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것을 보았다. 그저 핸드폰으로만 보던 사각 틀에 박힌 세상에서 직접 나의 눈으로 바라보고 자유로움을 느끼는 청소년들의 모습에 활력과 함께 즐기고 있다는 마음이 가득 찼다. 가까운 지역에서 랜던플레이댄스가 진행된다고 하면 그곳으로 가서 즐기고 오는 것이 지금의 세대라고 했다. 나는 동대문 두타나 밀리오레 앞에서 춤추던 사람들과 오버랩되면서 아이쿠 내 나이, 엣헴- 아무튼! 지금의 문화와 k-pop을 제대로 알게 된 날.
K-문학. 2024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님, 2022년 안데르센상을 수상한 이수지 작가님. 그에 따른 책들의 열풍과 읽고 쓰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시기. 스스로의 힘을 기르며 나도 그런 작가님처럼 되고 싶고, 노력해야겠다고 마음먹는 내 모습까지! 과거-현재-미래의 시간, 사람들과의 연대, k-문학이라고 칭하듯 대한민국, 이 땅에서 나고 자란 이야기들. 곧 식어버릴 열풍이라고 해도 알고 있다. 그 이야기의 힘을.
K-푸드. 봉지라면으로 먹을 때 맛있는 것, 컵라면으로 먹을 때 맛있는 것, 오래 끓여서 맛있는 것, 꼬들꼬들하게 끓일 때 더 맛있는 것. 특정 상품을 예로 들자면 불닭볶음면. 이미 주식시장에서 상한가 고점을 찍고 있는 분야의 주식을 매수할 수는 없다. 그러나 해외에서 어떠한 부분 때문에 인기가 좋은 것인지 그 맛을 알 수는 있다. 주식 살 돈은 없지만 라면 살 돈은 있다. K-푸드의 지속적인 성장에 이바지하고 응원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맛을 알아야 하지 않을까... 물부터 끓이는 수밖에. 다른 문화는 쫓아가기에 바쁘다면 이 분야는 내가 앞서고 싶다. 만두, 비빔밥, 한국의 음식이 세계적인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또 어떤 다양한 시도를 했는지... 부지런히 알아가려면 핸드폰 속 프레임에 갖춘 이미지나 영상, 주식차트보다는 이번엔 입안을 감도는 맛과 뱃속의 두둑함으로 알아가고자 한다.
불닭볶음면은 막중한 임무를 갖고 도전하는 느낌으로, 오모리 김치찌개는 개인적으로 좋아하기에 익숙한 설렘으로. 아무래도 끓고 있는 물양이 적은 것 같다. 컵라면에 물 붓고 나면 다시 되돌리기 어려운 법. 더 이상 글 쓸 시간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