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모두 실패한 것에 대한 회고
올해는 참 이상한 한 해였다. TV 스크린에서는 묵시적이고 초현실주의적인 현실을 방송했다. 호주 산불, 캘리포니아 산불, 콜로라도 이상 기온, 중국과 한국의 대홍수와 산사태, 그리고 코로나 팬데믹.. 이 모두가 우발적인 해프닝이라고 믿는 사람은 없길 바란다.
문제가 보이기 전까지는 문제가 아니라고? 우리는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후가 속출하는 상황을 생생하게 보지 않았는가? 이런 태도로 인류는 더 이상 살아갈 수 없을 것이다.
지구의 허파인 삼림들이 불타면서, 그나마 인류가 마구 배출하는 탄소를 정화해주는 기능조차 지구는 상실해버렸는지도 모른다.
잊지 말자, 우리가 문제를 간과하고 단기적 이익만을 추구하는 동안, 지구 어디선가는 빙하가 녹고, 멸종위기의 동물들이 계속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런 폐해로 생태계 균형이 파괴되고 있다는 것을.
인간이 야생동물이 사는 영역을 침범하고 토지 개발을 하면서 코로나와 같은 별종 바이러스가 앞으로 더 자주 나올 것이라는 것을. 코로나가 생긴 이유는 중국의 책임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행한 환경파괴가 만든 추악한 결과물이라는 것을.
기후변화의 속도가 액셀을 밟으면서 지구를 회복시키기엔 이미 때를 놓쳤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다행인 건 문제가 보이기 전까지는 문제가 아니라고 믿는 사람들에겐 문제가 수면 위로 적나라하게 드러나면서 위기를 인지하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는 오직 귀여운 코알라와 북극곰을 보호하기 위해 기후변화 문제를 다뤄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인류가 머무르는 지구에서 '아랫사람'들과 공존하기 위해서는 당장 환경파괴를 멈추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행동해야 한다. 그것이 에코백을 들고, 텀블러로 커피를 마시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일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