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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분노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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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uemind Jun 25. 2023

나는 괜찮아

우또이 #2

"괜찮아. 나는 괜찮아"

다른 이는 괜찮지 않은데 본인은 괜찮다고 말한다.


우리 회사에는 모두가 기피하는 사람이 있다.

처음엔 다들 왜 저 사람을 싫어하는 걸까. 나라도 객관적인 눈으로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던 적이 있다. 참으로 어리석은 생각이었다.


그는 늘 눈치가 없다. 대화하면 이해를 못 하고 딴소리를 해댄다. 눈빛이 흐리고 표정과 말투, 몸짓조차 어색하다. 사회성은 부족하고 일 처리 속도가 느리면서 오류투성이다.


문제는 모든 게 자기 탓이 아닌 것이다. 늘 일을 많이 준 회사를 탓하고, 자신을 도와주지 않는 남을 탓한다.

아니. 왜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를 남들이 도와줘야 하냐고요.


더 큰 문제는 욕심은 또 많다는 거다. 업무 처리가 안 된다면 주요 업무를 놓아야 하지만 승진을 바라는 그는 그러지 못한다.  힘들면 업무를 나누자고 말해도, 자신의 몫이라며 꿋꿋이 끌어안는다. 틀리고 또 틀린다.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나머지 단추들이 제 자리를 찾을 수 없다. 뒤늦게 큰 사고가 터지고야 만다.


그. 래. 도.

이해해 보자.


직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차를 타고, 이동해야 하던 어느 날이었다. 운전을 못 하는 그가 갑자기 나에게 찾아왔다. 그 어떤 무리에도 들지 못했는지 함께 차를 타고 가자고 했다. 본인은 운전을 할 수 있지만 무섭다고 했다. 출근할 때는 멀쩡하게 차를 운전해 니 이상할 따름이다.


나는 가는 길에 장도 보고, 업무처리가 필요해서 따로 가기로 계획된 상태였다. 가는 방향이 반대이고 이동 시간도 달라 어렵다고 말했다.


"괜찮아. 나는 괜찮아. 다 끝내고 나 태워 가면 되지. 나는 정말 괜찮아."


아니요. 제가 안 괜찮다고요.

 일을 다 끝내고 다시 회사로 돌아와서 당신을 태워 가야 하냐고요. 진심 어린 눈을 반짝이며 자신은 괜찮다는 그를 보며 나의 마음은 또 닫혀 버린다.


'아. 착한 사람 되기 정말 어렵구나.'

착한 사람은 아무나 되는 게 아니다. 무조건 착한 건 성격이 좋은 게 아니라 마음의 병일 뿐이다. 세상에 이해하지 못할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


반면교사(反面敎師).

당신에게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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