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나는 괜찮아"
다른 이는 괜찮지 않은데 본인은 괜찮다고 말한다.
우리 회사에는 모두가 기피하는 사람이 있다.
처음엔 다들 왜 저 사람을 싫어하는 걸까. 나라도 객관적인 눈으로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던 적이 있다. 참으로 어리석은 생각이었다.
그는 늘 눈치가 없다. 대화하면 이해를 못 하고 딴소리를 해댄다. 눈빛이 흐리고 표정과 말투, 몸짓조차 어색하다. 사회성은 부족하고 일 처리 속도가 느리면서 오류투성이다.
문제는 모든 게 자기 탓이 아닌 것이다. 늘 일을 많이 준 회사를 탓하고, 자신을 도와주지 않는 남을 탓한다.
아니. 왜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를 남들이 도와줘야 하냐고요.
더 큰 문제는 욕심은 또 많다는 거다. 업무 처리가 안 된다면 주요 업무를 놓아야 하지만 승진을 바라는 그는 그러지 못한다. 정 힘들면 업무를 나누자고 말해도, 자신의 몫이라며 꿋꿋이 끌어안는다. 틀리고 또 틀린다.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나머지 단추들이 제 자리를 찾을 수 없다. 뒤늦게 큰 사고가 터지고야 만다.
그. 래. 도.
이해해 보자.
직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차를 타고, 이동해야 하던 어느 날이었다. 운전을 못 하는 그가 갑자기 나에게 찾아왔다. 그 어떤 무리에도 들지 못했는지 함께 차를 타고 가자고 했다. 본인은 운전을 할 수 있지만 무섭다고 했다. 출근할 때는 멀쩡하게 차를 운전해 오니 이상할 따름이다.
나는 가는 길에 장도 보고, 업무처리가 필요해서 따로 가기로 계획된 상태였다. 가는 방향이 반대이고 이동 시간도 달라 어렵다고 말했다.
"괜찮아. 나는 괜찮아. 다 끝내고 나 태워 가면 되지. 나는 정말 괜찮아."
아니요. 제가 안 괜찮다고요.
왜 내 일을 다 끝내고 다시 회사로 돌아와서 당신을 태워 가야 하냐고요. 진심 어린 눈을 반짝이며 자신은 괜찮다는 그를 보며 나의 마음은 또 닫혀 버린다.
'아. 착한 사람 되기 정말 어렵구나.'
착한 사람은 아무나 되는 게 아니다. 무조건 착한 건 성격이 좋은 게 아니라 마음의 병일 뿐이다. 세상에 이해하지 못할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
반면교사(反面敎師).
당신에게 배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