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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지가지 Oct 04. 2018

문화기획STUDY 1.
욕망과 문화콘텐츠

문화기획공부. 이론이지만 때로 쓸만한.

욕망의 탄생


고등학생 때 누구나 한번쯤 있을 법한 경험을 떠올려보자.


수업이 한창인 교실, 당신은 문득 화장실에 가고싶다.

'아.. 화장실 가고싶은데 ...' 

그러다 결국 조심스레 손을 들어 묻는다. 

'저, 화장실 좀 다녀와도 될까요?'

그러면 어떤 선생님은 흔쾌히 다녀오라 할 것이고,

또 어떤 선생님은 쉬는 시간에 뭐 했냐. 안된다. 할지도 모른다.


욕구와 요구의 끝에 욕망이 생겨난다. 

우리는 이 간단한 경험에서 욕구와 요구와 욕망을 구분지을 수 있다.


아.. 화장실 가고 싶은데 ... 하는 것은 1차, 욕구의 발현이다.

저.. 화장실 좀 다녀와도 될까요? 하는 것은 2차, 욕구를 해소하기 위한 요구의 단계이다.

화장실에 다녀왔다면 당신의 욕구는 무사히 해결이 되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화장실에 가고싶다고 끊임없이 생각이 든다. 욕망이 생겨난다.


 



문화콘텐츠, 문화 아이콘적인 측면에서 볼 때도 다르지 않다.

대중의 욕구는 사회적 욕망으로 확대되고, 

대중은 문화 산업을 통해 욕구의 해소를 갈망한다.



고쳐 말하자면, 대중의 욕구는 다양한 방식으로 사회에 요구되고, 이는 또 다른 차원에서 사회적 욕구를 만들어낸다. 문화산업분야에서의 사회적 욕구라 함은 '다수의 대중이 소원(욕구)하지만 아직 해소되지 못한 것을 콘텐츠를 통해서 해소하고자 하는 것' 정도로 볼 수도 있다. 



문화콘텐츠 속, 우리의 욕망들

이렇게 생겨난 셀 수 없는 욕망들이 사회에 넘쳐난다. 

'문화'의 특성상 모두 그렇다고 단정지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아주 많은 문화콘텐츠는 대중의 욕망을 달래주기 위해 탄생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문화콘텐츠로는 꽤 오랫동안이나 그 형식이 변하지 않고 있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들 수 있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경쟁사회에 지친 대중의 휴식에 대한 욕구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발전과, 그 중에서도 특히 예능프로그램의 활성화를 이끌었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시청자 투표와 같은 장치는 평가받는자가 아닌 평가하는자에 대한 욕망을 실현시켜준다. 매일같이 면접을 보러 다니는 사람에게(혹은 시험이 일상이 된 사람에게) 우승자를 뽑을 수 있는 결정권, 시험을 평가할 수 있는 결정권을 쥐어주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대중)는 내가 결정한 출연자가 우승을 했을 때 보다 더 큰 희열을 느낀다.


하지만 모든 콘텐츠가 대중의 욕망만을 우선하여 기획/제작되는 것은 아니다.

대중의 욕망과 사회적 욕구, 그리고 문화산업 기획자의 욕망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며 이뤄진다.

어떤 콘텐츠는 전적으로 문화 기획자의 욕망에 의해서 탄생했지만 대중의 사랑을 받는 경우도 있다.


멍때리기 대회, 환경을 주제로 한 페스티벌, 밤새도록 놀 수 있는 DJ페스티벌, '썸'을 주제로 한 다양한 TV프로그램 등에서 모두 대중의 욕망을 엿볼 수 있다.




Aaron Bohrod - 자화상




무언가를 기획한다고 해서

사회적 욕망을 촘촘히 읽어내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사회적 욕망에 민감해질 때 더 뜨거운 콘텐츠를 기획할 수 있다는 것에는 어느 정도 신뢰가 간다.

당장 사회적 욕망을 읽어내기가 어렵다면

턱을 괴고는 나의 욕망부터 읽어나가는 것을 어떨까.

내가 늘 욕망해오는 것이 사실 다른 사람의 욕망과 아주 동떨어져 있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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