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눈이 엄청나게 예민하다. 사실 눈뿐만이 아니라 오감이 예민해서 생긴 것과는 다르게 눈 코 입 아니 모든 것이 예민하다.
안경을 바꾸면 며칠은 고생한다. 눈이 막 나쁘지는 않은데 모니터를 자주 보다 보니 자주 어지럽고 멍해지고 괴로워서 안경 가게에 찾아갔다. 사회 초년생에게는 부담스럽지만, 안경 경력에 따르면 쓸 수 있는 돈이었다. 안경 렌즈에 테까지 포함하면 50만 원 돈이었다. 이러면 좋아질까 적극적으로 영업에 일조했다.
어엿 6년이 지났다. 늘 똑같은 렌즈 다른 렌즈는 쓸 수 없다. 눈 맛 무시못한다. 너무 비싸서 싼 렌즈를 사봤지만 견딜 수 없었다. 다시 비싼 렌즈로 바꿨다. 하지만, 그마저도 매번 적응하기 위해 하는노력, 눈이 터질만큼 며칠은 어지럽다. 그래도 익숙해지기 위한 나만의 행색이 있다. 일단 걷는다. 그리고 한참을 걷다가 배가 고플 때까지 걷는다. 그러 다 보면 말 도잘 안나 올때까 지 걷는 다. 그리곤 밥을 먹으러 간다. 오늘의 메뉴는?
그러하다. 뼈다구 해장국
너무 어지럽다. 아무리 맞추려 해도 역동적인 시선은 견디기 힘들다. 이상하게도 밥이 노랗게 보인다. 분명 블루라이트 필터라고 했는데. 응? 밥은 강황밥이다. 식당에서는 강황밥을 기본으로 준다고 한다. 하얀 밥을 달라고 하면 하얀 밥도 준다.왜 노랗냐면 큐민을 넣었다고 한다. 큐민은 체내 항산화효소 생성을 자극하고 활성 산소를 제거한다고 한다. 솔직히 흰밥이나 아무런 차이가 없었다.
뭔 소린지 모르겠지만, 일단 숟가락을 뚝배기로 담가보았다.
눈이 어지러우니 음식이 살아 숨 쉬는 듯하다. 아니 뼈에 붙은 고기는 마치 닭고기처럼 느껴졌다. 안경이 바뀌었다고 맛이 달라진 기분이었다. 절대적으로 뼈다귀에 닭고기를 붙일리는 없는데. 그만큼이나 야들야들하니 부드러웠다. 어지러워도 맛있게 잘 먹었다.
눈은 보기 나름이고, 보이는 만큼 생각하고 좋은 시선은 마음을 안정시킨다. 보이는 만큼 생각한다 라는 말은 언제나 옳다.
(그리고 나는 맛집 블로거는 할 수 없는 것 같다.)
그만큼 보이는 만큼 생각을 할 수 있는 것 같다. 오늘은 작정하고 식당에 대한 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나에게는 너무나 어려운 것 같다.
하지만 맛있게 먹기 위해선 일단 봐야 한다. 그만큼이나 눈은 시각은 우리에게 아주 중요한 존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