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2월 8일, 오늘의 한 장면
언제부터 시작된 것일까.
어떤 꿈을 그리고 있었을지
어떤 마음을 그려내고 있었을지
누구도 짐작할 수 없다.
팔레트만이
어떤 이의 마음을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흰색 물감을 뭉개어 여러 색을 섞어보기도
남색 물감에 붓을 잠시 둔 채 왼쪽으로 쭉 끌어 보기도
흰색 물감을 콕콕 찍어 파란색 물감에 찍어보기도
자세히 보니 어떤 이의 마음이 그려진다.
그러나 여전히 짐작만 할 뿐 알 수 없다.
팔레트의 주인이 돌아올 때까지
먼지만 두텁게 쌓여갈 뿐이다.
어떤 이의 꿈이 색색깔로 놓인 채
그때의 시간에 머물러 있다.
다시 그림을 그릴 그날을 기다리며.
다시 팔레트의 주인이 나타나길 기다리며.
어쩌면 팔레트의 주인도 다시 그릴 날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