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꿈꾸는 맹샘 Oct 30. 2022

학교일을 기본으로 지키는 사회인

학교일이 가장 기본이야.

  가끔 내가 외부활동을 하는 걸 보면서 어떻게 하면 그렇게 활동을 할 수 있냐고 물어보는 선생님들이 많아. 그 선생님들한테 하는 말은 "학교일이 가장 기본이죠."라는 말이야. 마치 공부 수석이 말하는 거 같지?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 교과서만 가지고 공부했어요." 그런데 사실 그 안에는 엄청나게 많은 말이 축약되어 있단다. 교과서만 가지고 공부한 사람은 교과서를 중심으로 공부한 거야. 학교일이 기본이라는 것은 학교일을 중심으로 둔다는 거야.


  출판사가 많이 생기고, 교과서가 검정으로 바뀌면서 각 출판사들과 교육업체들은 능력 있는 교사들을 데리고 가려고 혈안이 되어있어. 능력은 어디에서나 가장 우선이니까. 그럼 그 능력은 어떻게 키워질까? 내가 아는 대부분의 능력 있는 선생님은 학교일을 가장 기본으로 잘하신다. 그게 제일 기본이니까. 아이들을 잘 가르치려고 교과 관련 책도 많이 읽고, 아이들과 같이 잘 지내려고 학급경영 연수도 듣고. 그런 거지. 그러니까 학교일이 가장 기본이야. 선생님도 외부활동을 많이 하지만 그 모든 것은 학교일을 기본으로 두었을 때 생긴단다. 선생님이 학교 밖을 나가면 난 그냥 평범한 사람이야. 학교에 있기에 전문성을 가질 수 있는 거지.


  선생님에 대한 자조 섞인 말들이 나오면서 공무원 월급이 적어 얼른 떠나야겠다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어. 선생님도 교사가 하는 일에 비해 월급이 적다는 데 동의해. 사실 한 달에 13만 원 안 받고 담임 안 하고 싶은 사람이 더 많아. 근데 진짜 그렇긴 해. 13만 원의 대가는 엄청나단다. 매일 아이들의 건강을 챙겨야 하고, 학교 밖 일까지 신경 써야 하고. 심지어 선생님 친구는 크리스마스실을 1000원에 판다는 무고한 신고를 받기도 했어. 그런 걸 감수하면서 까지 담임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을까?


  여러 해 사회생활을 해보니 내가 하는 모든 것을 누군가는 항상 보고 있어. 아무도 보고 있지 않을 것 같은 것들도 항상 보고 있어. 선생님이 열심히 하는 걸 너도 봤잖아. 그거랑 똑같은 거야.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는 사람은 주변 사람들이 말하지 않아도 모두 알고 있단다. 그게 사회야. 너도 교사 일을 하면서 느끼지? 그 사람의 이미지나 분위기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야. 그걸 온몸으로 느낄 수 있지.


  학교일을 기본으로 생각하고 계속 공부해야 해. 공부하지 않으면 과거에 머무르는 교사가 된단다. 아이들은 미래를 향해 자꾸자꾸 나아가는 데 선생님은 앉아서 과거의 것만 말하면 아이들이 듣겠어? 당연히 안되지. 교사는 그런 거야. 다른 사람보다 항상 앞서가야 하는 거지. 그래야 아이들 앞에서 등불이 되어 줄 수 있어. 교육감들이 정책을 들고 나오고, 새로운 정책이 나오면 일단 공부해 봐야 해. 그게 옳든 옳지 않든이 중요한 게 아니야. 일단 알아야 내가 적용할지 적용하지 않을지를 아니까. 그래서 학교 일이 기본이야.


  매일 아침 문서 등록대장을 열고 처음부터 끝까지 학교에 온 모든 공문을 주욱 읽어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볼 수 있어. 내 교실에만 있는 교사는 아이들을 크게 키우기 어려워. 내 눈이 학교밖에 있고, 사회밖에 있을 때 아이들도 그 세상으로 보낼 수 있단다. 아이들의 내면을 단단히 키워 사회에 내보내는 게 교사의 가장 큰 역할이 아닐까? 그러니 학교 일을 가장 기본으로 둬야 해. 그래야 너도 클 수 있어.


 


작가의 이전글 나는 극성맞은 작가입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