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성원 Oct 14. 2023

혼자 있는 시간의 힘 /독후감267

자기력

 글을 읽기 위해선 기본적으로 혼자만의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

회사일도 집안일도 제쳐 두고 책만 읽는다면 집에서 쫓겨난다. ‘독서 한 시간을 위해선 집안일도 한 시간을 해야 한다.’고 말했던 진담 반 농담 반 우스갯소리도 기억난다. 그런데 이렇게 만든 책 읽는 시간이 나에겐 편안한 시간일까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일까?

 작가는 ‘혼자만의 시간을 편안하게 보내자’ ‘자신을 치유하자’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 혹은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키우는 시간을 좀 더 갖자고 말하는 것이다. 뇌를 뜨겁게 달아오르게 하는 지적인 생활이야말로 누구나 경험해야만 하는 ‘혼자 있는 시간’의 본질이다. 혼자 방구석에 처박혀 고독을 씹으라는 의미는 아니다.




 나 자신을 경계하기 위해 이 문장을 적는다.

그냥저냥 편안한 마음으로 글밥 읽는 행위를 한다고 나 자신과 진정으로 마주하고 있다고 착각하면 안 된다. 작가가 강조하는 혼자 있는 시간의 힘을 내 마음대로 편하게 해석하면 안 된다.


 작가는 대입에 실패한 열여덟 살부터 메이지대학에 직장을 얻은 서른두 살까지 10여 년간 고독의 늪에 있었다고 한다. 사이토 씨는 그 시기를 암흑의 10년이라고 부른다.

 “젊은 혈기였다고 변명할 수도 있겠지만 그때의 고독은 지금의 나라면 틀림없이 경멸했을, 시답잖은 자존심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그때는 그런 식으로 나를 지킬 수밖에 없었다. 언제 터질지 모를 시한폭탄 같은 고독 속을 살아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 나는 모든 것에 한을 품었다. 되는 일이 없었기 때문에 사람에게도 상황에도 적개심을 품었다.” 왜 그랬을까? 어떻게 이랬을까?


 그가 그렇게 일부러 ‘고립’되었던 이유는 단 하나!

타인에게 바라는 것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사실은 이해받고 싶고, 소통하고 싶고, 인정받고 싶다는 기대와 어리광이 잔뜩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것이 만족되지 않으니 스스로 외로움을 격화시키는 악순환 속에서 우울한 날들을 보냈던 것이다.

 상대에게 어리광을 부리고 기분 나빠하는 (뾰로통해서 속을 알 수 없게 삐져있는) 것과 스스로의 고독을 보고도 못 본 척하는 행동에는 관계가 있다.

 혼자 있는 시간의 힘을 잘못 이해하여 고독을 씹으며 시간을 보내라고 잘못 이해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다른 사람과의 소통을 완전히 차단하지 말고, 소통 가운데서 고독의 의미를 깨달아야 한다. 그것이 자신과 마주하는 첫걸음이다.




 이제 [혼자 있는 시간의 힘]에서 언급한 몇 가지 디테일들을 남겨본다.

 모두와 잘 지내기 위해 노력할 필요는 없다.

적당히 어우러져 있는 집단은 말하자면 ‘이 정도의 나에게 만족한다’는 안도감이 생겨 서로에게 ‘좋아’ ‘괜찮아’라고 하는 일종의 담합 상태다.


 남의 인정이 독이 될 수도 있다.

세상이 나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세상에서 바라보는 나는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지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특히 30대 이후를 살아가려면 젊은 시절에 에너지를 기술로 전환해 둘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기본적으로 혼자만의 시간을, 스스로를 단련하는 시간이나 에너지를 기술로 전환하는 시간으로 파악해야 하지 않을까. 실제로 고독한 시기에 자신을 단련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필요하면 언제든 그 상태로 돌아갈 수 있다.


 끝까지 나를 믿어줄 사람은 나뿐이다.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는 온전한 내가 될 수 없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을 의식하게 되어 자신의 개성과 성격을 전부 드러내지 못하고 자연스럽게 상대방에 맞추기 때문이다.


 중요한 순간에는 관계도 끊어라.

물론 평생을 철저한 고독 속에서 살 순 없다. 혼자 살 수도 없다. 하지만 중요한 시험이나 일의 마감처럼 특별히 집중을 필요로 하는 기간에는 이 방법이 효과적이다.


 능력보다 중요한 자기 기대감

젊은 시절, 어느 정도의 오만함은 가져도 되지 않을까. 자기 존재에 대한 강한 자신과 그로 인한 오만함에 의해 스스로에 대한 강한 믿음이 생겨날 수도 있으니. 젊은 시절 가눌 길 없는 고독을 버티게 해 줄 힘은 자신에 대한 기대밖에 없다.


 풍부해진 감정을 이용하라

사랑과 고독은 잘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감성이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사람은 사랑할 때 가장 외롭고 고독하다. 특히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이 멀어질 때 느끼는 감정은 혼자 있을 때 느끼는 감정보다 더 강렬하다. 친구가 돌아서거나 배신당했을 때는 일을 하는 것도 좋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돌아섰을 때에는 감정의 세계에 푹 빠져도 보자. 그때 우리는 성장할 수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모세처럼 기도하고 여호수아처럼 실행하라 /독후감266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