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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와 Apr 12. 2024

우리 함께 필사할까?

10살 아이와 엄마가 함께 동시집 필사하기

10살이 된 아이와 함께 필사를 시작했습니다.

도전 : 한국대표 동시 100편 필사하기

아직은 엄마 말을 잘 따르는 시기였어요. 지금은 사춘기가 되어서 같이 할 수 있는 것들이 거의 없지만...

요청하기 전까지는 그냥 지켜봐주는 게 사춘기 아이들을 대하는 예의인거 같아요.

고사리 손으로 시를 써가며 그림까지 그린 10살 아이를 생각해봅니다.

나도 아이도 많이 변했지만 이런 것들이 우리가 가족이라는 걸 확인시켜 주네요.

어릴 때 이렇게 기쁨을 줬는데 지금까지 그렇게 해달라는 건 욕심이겠죠?

지금 보니까 이쁜 노트에 쓰지 않은 게 좀 아쉽네요. 

글씨가 잘 구분이 안되실까봐 설명드리자면 왼쪽이 엄마, 오른쪽이 딸이 쓴거랍니다.

(별로 구분이 안되나요?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서 쓴거라^^... 사실은 원래 글씨 맞습니다.)

옆에 그린 그림을 보다보면 아이의 순수한 마음이 느껴져요. 

시에 대해 더 풍부하게 표현해서 좋네요.






<이름을 불러 주세요> 허명희

이름을 불러 주세요

꽃에게 이름을 불러 주세요

민들레야 원추리야 명아주야

거 봐요,

눈망울이 훨씬 빛나잖아요.

나무에게도 이름을 불러 주세요

소나무야 자귀나무야 상수리 나무야

보세요,

키가 훨씬 더 커 보이잖아요

이름을 불러 주세요.

선영아, 하고


그 소리 들으면

마음 빈자리에서

파랑새 한 마리 

지저귈 거에요.




<지구도 대답해 주는구나>박행신

강가 고운 모래밭에서

발가락 옴지락거려

두더지처럼 파고들었다.


지구가 간지러운지

굼질굼질 움직였다.


아, 내 작은 신호에도 지구는 대답해 주는구나

그 큰 몸짓에

이 조그마한 발짓

그래도 지구는 대답해 주는구나



<지금은 공사중> 박선미


어제는 정말 미안해

별것 아닌 일로

너한테 화를 내고

심술 부렸지?


조금만 기다려 줘

지금은 공사 중이야


툭하면 물이 새는

수도관도 고치고

얼룩얼룩 칠이 벗겨진 벽에

페인트칠도 다시 하고

예쁜 꽃나무도 심고 있거든.


공사가 끝날 때까지

조금만 참고 

기다려 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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