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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치훈의 커피 탐험 Jan 09. 2020

마이크로 로스터의 커피 창업

-980만원에서 매월 1000만원까지의 길

prologue

"카페를 왜 하세요?"라는 질문에 돌아오는 "커피가 좋아서요" 라는 식상한 대답.

나 또한 그랬다. 난 누구보다 커피를 좋아한다고 자신했고 그래서 내가 가야 할길은 카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카페를 오픈했고 망했다. 


단순히 커피를 좋아하고 카페가 쉬운길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마케팅도 열심히 했고 인테리어는 수많은 카페를 다녀보며 지금부터 가장 오래 유행을 타지 않을것이라고 생각하는 컨셉, 그리고 사람들의 눈을 끌것이라 생각하는 포인트, 포토존. 노골적이지 않은 간판까지 하나하나 내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는 카페였다. 내가 가고자 했던 커피의 길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았기에 목숨걸고 이 일을 했으나 현실의 벽은 정말 높았다.


장사가 잘됬던 순간들도 있었다. 하지만 실력은 바로 그것의 유지에 있었다. 난 그것에 실패했고 심지어 오랜시간 카페를 지키는 것조차 얼마나 괴로운 일인지 깨달았다. 손님이 없을때는 책을 읽자는 나의 목표는 손님이 없을때 내 인생이 망했구나 라는 생각과 함께, 얼마나 안일한 상상이었는지 되돌아 본다.


해보기전에는 아무도 모른다. 내가 잘하는지 못하는지 그리고 카페라는 것이 내 적성에 맞는지 안 맞는지 말이다. 재밌게도 나라는 사람의 적성은 카페가 아니었다. 커피와 카페를 분리해서 생각하지 못 했었는데 엄연히 커피와 카페는 별개의 장르다. 커피를 잘한다고 카페를 잘하지는 않고 카페를 잘한다고 커피를 잘하는 것은 아니다. 아니 오히려 반대다.


커피를 잘하면 카페를 못할 가능성이 아주 크다. 


그것을 깨닫는데 내가 치룬 비용은 참 컸다. 


권리금은 커녕 시설비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나온 나에게 희망은 그래도 그간 쌓아온 커핑포스트의 이미지 였다. 그리고 비싼 월세를 내기위해 열심히 달려온 교육과 다양한 컨텐츠들이 몇천만원짜리 머신보다 좋은 나의 베이스가 되었다. 

항상 모든일들은 그렇다. 일시적인 방편보다 제대로된 가치를 만들기 위해 도전했던 많은 일들이 나의 미래에 좋은 영향을 끼친다. 


커피를 좋아하는 여러분들에게 내가 꼭 해주고 싶은 조언은 그것이다. 조금 더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라는 것이다. 커피를 좋아해서 카페를 하는것이 아니라 "커피 창업"을 하는것이 맞다. 

이 글을 통해 여러분들에게 작지만 나의 노하우와 나와 비슷한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한 방향을 전달하고자 한다



커피인이 바라보는 한국이라는 나라 

 올해 나는 처음으로 커피 산지를 다녀왔다. 내 기준으로는 가장 스탠다드하다고 생각했던 콜롬비아인데 정말로 다녀오면서 내 머릿속과 마인드를 많이 바꿔놓았다. 요즘 젊은 바리스타들을 만나면 항상 하는 이야기가 커피공부보다 젊을때 "언어"공부를 하라고 한다. 그것은 그들의 가능성을 열어준다. 왜냐하면 커피는 다분히 국제적인 사업이다. 그렇다보니 어느 이상 성장하기 위해 언어는 필수다. 하지만 대부분의 바리스타는 공부를 하지 않는다. 아마도 그것이 한국 바리스타의 이미지와 가치를 떨어트리는 주 원인이 아닌가 싶다. 바리스타들이 공부를 해야한다. 그들은 무대위에 있는 사람이며 그들 뒤에 있는 수많은 산업을 대표한다. 그 무게라는 것은 그리 작지 않다.


산지를 다녀오며 내가 느낀점은 한국의 가능성이었다. 그리고 우리가 왜 미국과 일본에 비해서 커피 산업이 약한지, 어떻게 하면 한국의 커피인들이 더 좋은 대우를 받고 성장할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현실과 스스로를 잘 파악하는 것에서 부터 모든 성장과 성공은 시작된다. 내가 바라본 한국의 커피는 다음과 같았다. 첫번째, 마이크로 로스터가 정말 많다. 이것은 일본도 마찮가지겠지만 호주나 미국들에 비하면 1kg급 이하의 로스터들이 정말 많은 나라이다.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느냐하면 제조업을 하는 로스터들 왜에 자가소비를 하는 매장이 정말 많다는 뜻이다. 제조업으로 납품을 하지 않다보니 한국은 소규모 생두회사들도 참 많다. 1kg이하의 로스터들은 월 1톤이상의 생두를 소비하지 못하기 때문에 다이렉트 트레이딩이나 산지에서 직접 커피를 가져오기에는 큰 무리가 있다. 그러다보니 수많은 생두업체에 기대어 생두를 가져올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것은 최근 모든 마이크로 로스터들의 라인업이 비슷해지는 것을 보면 지금의 한국 커피가 가진 한계성을 보여준다. 몇몇 매니아들은 "이것 어디서 먹어봤는데"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그만큼 좋은 커피가 오는 루트는 한정되어있는데 그것을 써야할 사람들이 나눠져있다보니 구매력을 행사하지 못한다.


두번째 한국은 전세계의 커피를 소비하는 나라이다 산지에서 느낀점인데 대부분의 산지에서는 자기 나라의 커피만 소비한다. 멕시코는 멕시코, 콜롬비아는 콜롬비아커피를 소비하는 것이다. 전세계 모든 나라의 커피를 테이스팅하고 소비하는 나라는 그리 많지는 않다. 이것은 몇가지 가능성을 제시하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만큼 다채로운 나라들의 커피를 테이스팅해가고 있다는 것이다. 몇십년후 탄탄한 내수시장의 가능성과 스페셜티 테이스팅 시장으로서의 가능성도 있다. 


세번째 솔직히 한국의 커피 시장이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내가 바라본 시장은 일단 해외 프렌차이즈들의 힘이 너무 강력하다. 그나마 적은 스페셜티 커피 소비량이 해외로 들어가는 것이다. 단순한 예상일 뿐이지만 "모 프렌차이즈" 중 모 업체 한군대의 소비량만 국내 로스터들에게 나눠줘도 아마 모든 로스터들이 먹고 살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스페셜티, 혹은 탑스페셜티의 수준은 굉장히 높아졌지만 층이 넓지 않다. 깊이는 있지만 아주 얕다. "그들만의 리그"라는 말이 괜히 있는것이 아닌게 스페셜티의 대중화는 아직도 어렵고 대중들은 과연 그것이 필요한가? 라는 생각을 한다. 그들에게 한국기업의 가능성과 국내 로스팅 커피가 더 좋다는 것은 인식시키는게 우선이 아닐까 싶고, 그런 작업을 협회나 어떤 기관들에서부터 하는것이 한국 커피 시장을 더욱 크게 만들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CUPO의 성장 테크트리

솔직히 우리는 아직 성장을 했나 싶을정도로 이룬게 없는데 주변에서 급성장을 했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월간 커피 지면을 빌려 우리가 성장했던 노하우를 간략히 설명하고자 한다. 사실 별것 없다...


첫번째는 비전에 대한 부분이다. 아직도 그렇지만 비전을 가진 카페나 커피회사는 별로 없다. 물론 이 비전이라고 하는것이 절대로 쉽지는 않다. 그리고 그것에 투자하고 중요성을 가지는게 정말 웃겨보인다. 왜 이 이야기를 하냐하면 처음에 내 주변에 있던 친구들조차 그냥 내가 억지로 하니까 따라왔을 뿐이지 그 중요성을 별로 인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것은 위기의 순간에 나타난다. 비전을 위해 일을 하는것과 단순히 편해서, 아니면 돈을 벌기위해서 일하는 사람은 다를 수 밖에 없다. 돈이라는 것은 결국 중요하다. 하지만 내가 이 일을 하는 이유가 돈이 되어서는 안되었기에 더욱 더 점검하고 가치를 찾았다. 

CUPO(커핑포스트를 손님들이 커포라고 줄여씁니다)의 비전은 단순하다.

"커피의 다양성을 알린다" 이것이 때로는 탑스페셜티, 제철커피, 컨템포러리 커피등의 컨셉으로 쓰여지지만 가장 큰 맥락은 이것이다. 우리는 한 가지커피로 완벽한 맛을 추구하거나 최고의 로스팅 프로파일 하나를 만들기 위해 10번의 배치를 버리거나 하지 않는다. 조금 더 다양하고 트렌디한 커피를 찾고 손님들에게 알려드리며 그로인한 커피의 방향성들을 제시한다. 커피를 좋아하는 매니아나 납품 업체들에게 "지금은 이런커피가 제철이고 유행입니다"라고 이야기하기까지 3년이 걸렸다. 왜냐하면 그것을 알려면 매년 돌아가는 싸이클을 알아야 하는데 그게 참 어려웠다. 이 비전이 바탕이되면 추출이나 로스팅에 있어서 우리는 시간을 많이 할애하기보다 커피를 찾는것에 시간 비중을 둔다. 

다시한번 말씀드리지만 당신의 올바른 비전을 세우는 것은 건물을 세우는것보다 더 큰 가치가 있을지도 모른다


두번째는 가치의 공유다. 일단 나는 돈을 쉽게 벌려고하지 않았다. 지금도 그렇지만 내 인생에서 최대한 배제하는 것들이 있다. "주식, 부동산, 투자"같은 것들이다. 물론 그 분야에 인생의 모든 부분을 집중해서 살아가는 사람들도 존재할것이며 그것들이 존재해서 현대사회의 많은 부분이 돌아가지만 내게 앞으로 돈이 있고 그 돈을 써서 바로 돈을 2배 불릴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 길은 가지 않는다. 그렇게 버는 돈 들은 반대로 내가 하는 모든 일들에 대한 모욕이 될것임을 나는 알고 있다. 지금도 이 글을 쓰고 유튜브에 커피 추출에 대한 동영상을 업로드하며 내가 하는 일이 누군가에게 새로운 가치가 되기를 바란다. 스페셜티 커피를 판매하거나, 바리스타로 누군가에게 큰 돈을 주고 돈을 배워야 하는 사람들이 조금 더 쉽게 맛있는 커피를 만들 수 있도록 나는 전문 지식의 보편화를 위한 어떤 가치를 만드는 것이다. 솔직히 그 "가치"가 나에게 어떤 "부"를 가져다 줄지는 잘 모르겠다. 물론 큰 그림을 그려본다. 유튜브 구독자가 3천명쯤밖에 안되지만 그렇게 공유하는 컨텐츠를 통해 교육, 납품, 쇼핑몰 매출들이 올라갈것이라는 예상을 하며 시간을 투자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것은 항상 이 영상을 보는 사람들에게 가치가 있을까? 이다. 

나는 커피를 하면서 항상 그런 부분을 찾았다. 부족한 나의 능력으로 그나마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을 주거나 가치를 더할 수 있을까?

눈앞의 돈을 위해 일을하면 그 이익은 눈앞에서 멈춘다. 하지만 사회 전체적인 가치를 위해 일을하면 사회 전체적인 이익이 나에게 돌아온다. 내일에 투자하면 내일을 살게 되지만 3년후를 위해 투자를 하면 그것이 어떤식으로든 빛을 발한다. 내가 마이크로 로스터로 성장을 하게 된 가장 큰 계기는 내가 만든 가치의 공유다. 

블로그, 인스타그램, 유튜브를 통해서 많이 알렸다. 앞으로 아마 산지에가고 더 많은 것들을 배우는것에 집중을할것인데 그 지식들을 가감없이 나누고자 한다. 나를 알리는것도 중요하지만 항상 어떤 가치가 먼저다


세번째는 지속성이다. 아마도 가장 어려운 부분중에 하나가 아닐까 싶다. 어떤 사소한것이라도 지속할 수 있다면 위대해진다. 우리가 3년간 집요하게 했던것은 커핑모임이었는데 솔직히 그것은 우리에게 그 어떤 수익도 만들어 주지는 않았다. 하지만 해야하고 정체성이기에 계속 해왔다. 몸이 아팠고 누군가와 트러블이 있었고, 내가 큰 잘못을 했었고 사람들이 오지 않았을때도 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때도 했다. 

그렇게까지 해야하는가 싶은 때도 많았고 아마 내스스로에게 내가 가장 많이 물어봤을것이다. 이게 맞나

이 길이 맞나?

지금도 하고 있다. 매주 목요일 정기커핑은 무료로 진행된다. 비전에 합당한 어떤 가치를 위해 우리는 매주 커핑을 무료로 하고 있다.  장담하건데 커핑은 너무 지루하고 손이 많이 가며 돈도 많이 든다. 아마도 여러분들이 하게될 일들에도 해야할 이유보다 하지 말아야할 이유가 10가지는 더 많을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3년, 10년, 20년이 되면 그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당신만의 색깔과 가치가 된다. 

무엇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비교적 많은 사람들이 당신이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알수 있도록 그리고 그 가치가 시대와 환경에 따라 조금씩 변해도 좋다. 어쨋든 지속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야 한다. 



마이크로 로스터의 어려움 

이것은 단순히 내 생각이지만 앞으로 마이크로 로스터들이 혹은 커피 창업을 위해 한국인들이 해야할 일들에 대해 글을 이어가보고자 한다. 요즘은 시대의 변화가 참으로 빠르다. 오죽하면 계획보다 변화에 올바른 대응을 하기만해도 성장하는 현상들이 생긴다. 그 환경 속에서 내가 마이크로 로스터로서의 성장을하며 느낀점과 지금 준비하고 있는 것들에 대한것들을 공개하고자 한다. 


마이크로 로스터는 하면할수록 경쟁력이 없다고 느껴지실것이다. 그이유는 첫번째로 마진이 좋지않다. 모든 제조업들이 그렇지만 지금 이 글을 보고 있는 대부분의 커피인들의 마음속에 우리도 언젠가 로스팅을 해야지 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가? 그게 한국이라는 나라이며 한국인의 본성이다. 이 글의 제목부터가 아이러니하게도 마이크로 로스터는 미래가 없습니다. 라고 이야기하는것만 같다. 한국이라는 나라는 참 독특한것이 모든 사람들이 모든 과정을 직접하는 것을 원하고 그래야만 한다고 믿는다. 참 신기했던게 돌아보면 나조차 그랬다는 것이다. 납품 업체 입장에서 작은 업체들은 들이는 노력에 비해 마진이 정말 적다. 한사람이 감당하기에는 참으로 많은 요구사항이 생기는데 그것에 비해 벌어들이는 수익이 적은것이다. 그리고 두번째로 큰업체는 앞에서 말씀드렷듯이 모두 로스팅을 언젠가 준비하고있다. 그말은 미래의 경쟁자가 되면서 내가 먹고 사는 미래에 큰 타격을 준다는 것이다.

그래서 경쟁자는 S로스팅회사다. 옆에 있는 다른 로스팅업체가 아니라 자동로스팅을 보급하고 홍보하는 로스팅회사들이 마이크로로스터들에게는 너무 큰 절망감을 준다. 분명히 말씀드린다. 로스터로서 제조업을 시작하시는 많은 분들은 이런 마인드로 들어가야한다. 

세번째로 한국은 배송서비스와 매체가 워낙 발전해서 여러분이 로스팅을 시작하는 순간 납품업체와 소비자들은 여러분의 커피를 국내 최고의 회사들과 비교할것이다. 그럴 각오가 되어있는가? 그들과 싸우기 싫고 동네에서 소소하게 작게 커피를 하고 싶어도 로스팅을 시작하는 순간 그 무대위에 서는 것이다. 내 의사와는 상관없이.


카페는 서비스업이기에 그 지역에서 비교를 당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경쟁력을 갖추면 되지만 제조업이 되는 순간 세계모든 업체가 경쟁사가 된다. 그래서 그만큼의 퀄리티를 갖춰야하는것이다. 


현실을 잘 직시해야만한다. 


마지막으로 목돈이 들어가며 위험하다. 여러분들이 카페를 한다면 매월 사용하는 커피가 불확실하게 강제적으로 바뀌는것을 감당할 수 있는가? 우리가 안정적으로 좋은 커피를 쓰기위해서라면 목돈을 들여서 좋은 커피를 미리 몇개월치 확보해야한다. 이것은 6개월의 재료비를 항상 미리 준비해야한다는 것이며, 혹시 잘못될경우 6개월의 재료비를 위험부담으로 떠앉아야 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로스팅 회사들은 큰 생두회사에서 들여오는 공통된 랏들을 많이 사용한다. 가격도 싸고 양도 많지만 사실 마이크로 로스터들이 그런 똑같은 커피를 쓴다면 대량으로 아주 싸게 납품하는 회사들에 비해 경쟁력이 없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그들보다 좋은 재료를 반드시 구해야 한다.


월 1톤이면 주기적으로 몇천만원의 톤이 필요할 것이다. 

소상공인에게 그럴 돈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 


정리를 하자면

마진이 적다는 것, 납품업체는 매순간 여러분을 대체할 로스터를 찾는다는 것, 목돈이 들어가고 위험부담이 크다는것. 



마이크로 로스터의 미래


우리의 밝은 미래를 위해 내가 생각한 해결책들이 몇가지 있는데 이 지면을 통해 공개하고자 한다. 하면서 정말 위험하고 괴로운 순간이 너무 많았다. 솔직히 커피가 좋아서 그리고 그것이 나에게 의미가 있었기에 유지할 수 있었다. 여러분들이 그닥 스페셜티를 좋아하거나 자주 마시는것이 아니라면 커피를 업으로 삼지 않는게 좋다. 차라리 카페를 하는게 좋을지도 모른다. 


로스팅컴퍼니라고 부를수 있을만한 규모가 내 생각에는 월 1ton의 원두를 납품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규모가 되면 이제부터 산지에서 직접 생두를 구매하는것부터 조금더 유동적인 해결책들이 생기게 된다. 

자, 여기서 또 하나 이야기하자면 한국인의 성향이 나온다. 로스팅을 하니까 이제 직접 산지에서 생두를 가져오고 싶다. 그래서 한국의 많은 로스터들이 다이렉트 트레이딩을 시도하는데 솔직히 이것도 말이 안된다. 


산지에 가보면 절대로 개인이 무언가를 안정적으로 좋은 퀄리티의 커피를 가져올수가 없다. 그리고 그렇게 개인이 가져오면 더 비싸다. 한국에서 커핑하고 꽤 핸들링을 잘하는 업체에서 생두를 구매하는것보다 모든면에서 불리하다. 단하나 "우리는 다이렉트 트레이딩을 해요"라고 이야기하는 마케팅적 요소뿐.


결국은 산지에서 커피를 구매해오지만 결과는 생두를 핸들링하는 업체를 통해서 구매를 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로스터들에게도 더 좋다. 생두라는 것과 커피는 정말 퀄리티를 체크하는게 너무 어렵다. 눈에 보이는게 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뢰가 참 중요하다.


한국의 마이크로 로스터가 조금더 미래가 밝기위해서 해야할것이 아시아 시장을 개발해야하는 것이라고 본다. 스페셜티커피가 될수록 소비층을 국내로만 가져가면 메리트가 감소한다. 쉽게 말하면 정말 우리끼리 서로 도와주는 형식이다. 하지만 해외 마이크로 로스터들은 원두를 구매하는 층의 많은 부분이 해외다. 한국의 수많은 매니아들은 국내 로스터들에게서 원두를 잘 구매하지 않는다. 해외 여행을 다니며 수많은 유명 업체들의 화려한 커피를 구매해온다. 반대로 국내 로스터들의 커피를 해외에서 구매하는가 보면 거의 본적이 없다. 


우리는 해외 직구로 북유럽로스터나 호주의 로스터들의 커피를 많이 구매하지만 반대의 경우는 본적이 없다. 


물론 아주 어렵다는 것은 알지만 우리도 그런 시장을 만들고 개척해야하는데 그 시작점이 아시아 커피라고 생각한다. 미국과 북유럽이 지금의 커피 선진국이 된것에는 지리, 환경적 요소를 절대 무시할수 없다. 북유럽 많은 국가의 식민지가 아프리카였기에 그들이 선점한것들이 존재하고 미국만 봐도 바로 아래로 조금만 내려가도 중남미 유명한 산지가 수두룩하다. 그들이 일주일, 이주일만에 받을수 있는 커피를 아시아를 거쳐서 다시 구매한다는 것은 사실 우리가 인삼을 미국에서 수입하는것과 비슷한것 같다. 


참 슬프게도 아시아 산지들의 커피는 한국인들에게도 외면받는다. 

하지만 가공과 품종의 발달로 이제 어느정도 아시아시장도 가능성이 생겼고 우리가 그것을 선점하고 발전시켜야 우리 커피를 해외에서도 구매할 가능성이 생길것 같다. 참 다행스럽게도 한국에서 바리스타 챔피언님이 탄생해주셨기에 조금 더 미래가 밝다. 우리가 아시아 시장을 개척하면 산지에 오고가는 3일을 몇시간으로 단축할수있고 그것은 농부들과의 더욱 큰 신뢰를 만들어 준다. 그리고 생두가 수확되어 오는 시간도 확연히 다르다. 운송비도 다를것이다. 2개월이 2주가 되는 것. 탑스페셜티커피일수록 양도 적도 판매되는 기간도 빠르다.


2개월이 2주가 되면 우리에게는 더욱 긴 시간이 확보가 된다. 배가 태평양을 건너오며 생두가 점점 퀄리티가 안좋아지는 그 상황을 어느정도 배제할 수가 있다.


두번째로 마이크로 로스터들이 해야할것은 좋은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은 아주 심플하고 단순한 목적성을 가지면 좋은데 지금 커포에서도 하는 일이다. 생두를 투명하게 공동구매하고 나눌수 있는 매체가 필요하다. 마이크로 로스터들의 가장 큰 약점은 구매력이 약하다는 것인데 그것은 반대로 그들의 특색조차 흐리게 한다. 그 이유는 독점할수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공동구매의 장이 열린다면 특색있는 더욱 다양한 커피가 국내로 들어올것이며 전체적인 스페셜티 커피 문화의 확산도 가능해지리라 본다. 

생두관련 지식과 공동구매를 추진하는 플랫폼을 만들고 있는데 필요하다면 언제든 함께할 마이크로 로스터를 환영한다. 네이버 카페 "cupo커뮤니티"에 오시면 함께 좋은 문화를 만들어 가는 시작점을 만들 수 있다.


세번째로 스페셜티 커피 문화를 함께 알려야 한다. 그들만의 리그가 되고 대형 체인점들에 모든 커피 시장을 빼앗기는 형태가 아니라 우리가 좋은 커피를 먼저 알리는 혁명을 일으켜야 한다. 

스페셜티커피 협회나 단체가 만들어진다면 이런 문화의 확산을 위한 방향을 많이 찾아야 할것 같다. 

지방에 살다가보면 느끼는 점이 한가지 체인점의 매출만 가져와도 국내 많은 로스터와 매장들이 살겠다는 생각을 한다. 



커피를 합니다

세상에 그 어떤 직업도 안정적인 직업은 없지만 내가 커피를하며 느낀 가장큰 두려움은 내가 내일 당장이라도 망할수 있다는 불안감이다. 이 자리까지 오시고 커피 업계를 지키고 있는 많은 분들께 존경을 표한다. 


나는 커피를 하며 최대한 다양한 분야를 건드리고 시도를 한다. 그 이유는 불안감을 해소하기위해서도 있지만 "커피를 합니다"라고 했을때 사람들이 "바리스타"만 떠올리는것이 참 안타깝기 때문이다. 

커피가 바탕이 되는 더욱 많은 직업들이 만들어지고 그 사람들이 잘 살아가는 모습을 내가 돕고 싶다.

아마도 유튜브를 하는 가장 큰 이유중 하나일것이다. 커피로 여러가지 직업이 생길 수 있다.

바리스타는 이렇게 멋진 직업이다.

커피를 한다는 것은 이런것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이 행복과 즐거움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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